BlogHide Resteemsactivewhale (41)in kr • 7 years ago제 136 계단나의 목적은 앎을 회복하여 앎이 세상에서 자신을 표현하게 하는 것이다. 이것이 당신 목적에 대한 물음에 답이다. 이 목적을 따름으로써 삶에서 당신이 맡도록 요청받게 될 특정 역할인 부름이 자연스럽게 차차 드러날 것이다. 그 부름은 당신이 정할 필요가 없으며, 그냥 드러날 것이다. 한 계단씩 오를 때마다 당신은 그 부름을 더 깊이 그리고 더 완벽하게…activewhale (41)in kr-writing • 7 years ago우리나라 경어법은 참 말도 많고 탈도 많다존대를 왜 안 하느냐, 왜 반말을 하느냐 따위로 잦은 오해와 다툼이 일어난다. 영어를 쓰는 미국처럼 존대 자체가 없는 사회가 좀더 수평적이고 평등한 문화가 발달할 여지가 높다는 데에 동의한다. 말은 소통의 수단일 뿐만 아니라 상대나 사회로부터 자신의 존재가치를 증명받기도 하는 증표로 받아들여지기 때문이다. 존대와 하대에 따라 우리의 감정에 기복이 생기는…activewhale (41)in kr-writing • 7 years ago어조‘어조’라는 것이 있습니다. 쉽게 풀면 말의 감정이라는 의미일 텐데 말의 감정을 잘 살리는 일이 곧 시 쓰는 일이겠습니다. 어떤 면에서 시 쓰는 일은 춤추는 일과 많은 유사점을 지닌 것 같습니다. 언어 하나가 곧 동작 하나겠지요. “나는 숲속을 걷는다”라는 문장을 기본으로 하는 여럿 변형된 어조들입니다. 나는 숲속을 걷는다 - 무척 건조한…activewhale (41)in kr-writing • 7 years ago가끔 나는 누군가의 슬픔에 의도치 않아도기쁨이 지나간 자리는 거의 잊혀지지만 슬픔은 잘 잊혀지지가 않아요. 허지만 흩어진 시간속에 깊은 상처는 흐린 기억속에 묻혀 있음을 ㆍㆍ 어떤 슬픔이나 고통은 나누려는 그 의도에 의해 곧잘 재앙으로 변하곤 한다. 혼자 누리고 혼자 통과해야만 하는 슬픔이 있다. 나도 누군가의 슬픔과 고통에 말없이 다녀간 적이 있을 것이다. 어떤 영혼이 우리를…activewhale (41)in kr-writing • 7 years ago시는 언어에서 시작해 언어로 끝나는 장르입니다시는 언어에서 시작해 언어로 끝나는 장르입니다. 이 말을 조금 구체적으로 풀면 시의 언어 자체가 ‘물질성’을 가져야 한다는 말이겠습니다. 예를 들어 보지요. “나는 횡단보도를 건너는 고양이를 바라보았다”라는 문장이 있습니다. 이 문장은 얼핏 평범한 문장처럼 보이지만 시의 입장에서 보면 그리 좋은 문장은 아닌 것 같습니다. 첫 번째, 일단 이 말은…activewhale (41)in kr • 7 years ago아버지는 목관악기피리를 불었습니다, 아버지는 목관악기 소리는 소리의 방에 푸른 공원을 짓고 오늘 저녁 초록은 아버지 계신 데로 흐릅니다 푸른 피리가 빛나는 오후 소리는 빛나지도 않고 그늘에 흐릅니다 소리의 족보를 짓습니다 아버지는 목관악기 텅 빈 공중으로 꽃들이 피고 텅 빈 지상으로 꽃들이 지고 피리로 봄을 불었습니다 아버지 마음속에서…activewhale (41)in kr-writing • 7 years ago회사 소개 - 사랑에 관하여지금은 잘 쓰지 않는 말이지만 몌별(袂別)이란 말을 어느 글에선가 본 적이 있다. 소매(袂)를 잡고 작별한다(別)는 뜻인데 섭섭하게 또한 아쉽게 헤어지는 상황을 소매에 기대어 말하고 있다. 종일 에어컨을 켜두었다가, 환기를 좀 시키려고 문을 열어두었는데 한쌍의 젊은 연인이 삼십 분 넘게, 몌별 중이시다. 읽던 글을 멈추고, 희미하게 들리는 소리와 그들의…activewhale (41)in kr • 7 years ago여러분은 데이트비용을 어떻게 내시나요?더치페이를 하시는 분들이라면 이 글을 읽지 않아도 좋습니다. 그렇지 않은 여성분들, 특히 페미니즘을 외치는 페미니스트 분들께 묻습니다. 남녀평등 성차별반대를 그렇게 외치면서 왜 데이트비용은 평등하게 내지 않으시나요? 음식점에서 식사를 하는 커플들을 보면 90%이상의 커플이 식사를 마친 후 커플 중 남성이 계산대로 먼저 가서 계산을 하고, 여성은 느릿하게…activewhale (41)in kr • 7 years ago수행이 부족한 학생이 서점 한쪽 구석 에서 도(道)에 관한 책을 보고 있었는데 , 한복을 입은 중년남자가 다가 오드니 학생 에게 말을 걸었다. ´´학생!! 도(道)를 아십니까? ´´아니! ´´보아하니 나이도 어린것 같은데 어른 한테 그렇게 반말을 하면 되나? ´´내마음이지!! ´´허, 참!! 그래도 그런것이 아니지? ´´남이야 반말을 하든 말든…activewhale (41)in kr • 7 years ago서른, 잔치는 끝났다최영미를 처음 읽은 건 스무 살이다. , 나는 그 시집이 그렇게 유명한 시집인 줄 모르고 읽었다. 한 학기 겨우 마치고 휴학하고 대전 내려와 동네 도서관에나 들락날락하던 스무 살 청년에게 최영미의 시는 충격인 데가 있었다. 문학은, 특히 시는 얌전해야 한다고 배운, 엄숙해야 한다고 배운, 그래서 ‘규범적이고 도덕적’이어야 한다고 배운 스무 살 청년에게…activewhale (41)in kr • 7 years ago아버지는 목관악기피리를 불었습니다, 아버지는 목관악기 소리는 소리의 방에 푸른 공원을 짓고 오늘 저녁 초록은 아버지 계신 데로 흐릅니다 푸른 피리가 빛나는 오후 소리는 빛나지도 않고 그늘에 흐릅니다 소리의 족보를 짓습니다 아버지는 목관악기 텅 빈 공중으로 꽃들이 피고 텅 빈 지상으로 꽃들이 지고 피리로 봄을 불었습니다 아버지 마음속에서…activewhale (41)in kr • 7 years ago인상적인 이야기나는 어렸을적 매우 이기적이고 욕심많은 아이 였습니다 시간이 지날수록 친구들이 하나둘 곁을 떠나고 외톨이가 되있는데도 나는 그때 그게 나의 잘못이 아니고 다른 사람들이 틀렸다고 생각했습니다 어느날 아버지가 국수 두그릇을 삶아오셨습니다 한그릇은 계란이 하나 얹어져 있고 다른 그릇에는 계란이 없었습니다( 계란이 매우 귀했던 시절 ) 아버지가…activewhale (41)in kr-writing • 7 years ago몸이라도 아프지 말고요자고 일어나니 오래 연락이 안 되던 분에게서 이런 문자가 와 있었다. “몸이라도 아프지 말고요.” 핑, 눈물이 났다. 가장 힘이 센 언어는 어쩌면 앞뒤 맥락 없는, 설명이 없는, 언어가 아니라 온전히 마음인 어떤 글자들 같다.activewhale (41)in kr-poetry • 7 years ago비밀A. 나는 오늘 터미널을 걸었다. 나는 나무 옆을 지나가며 환한 음료수를 마셨다. 하늘에서 새가 떨어지고 나의 손이 뚝뚝, 새를 붙잡고 있었다. 나는 오랫동안 하늘을 바라보았다. 나의 머리, 나의 팔, 나의 다리가 버스를 타고 있었다. 나는 천천히 이 도시를 떠났다. B. 너는 오늘 터미널을 걸었다. 너는 나무 옆을 지나가며 환한 음료수를 마셨다.…activewhale (41)in kr-writing • 7 years ago논문을 읽다가 눈에 띄는 구절"사람은 짐승과 uebermensch(초인) 사이를 잇는 밧줄, 심연 위에 걸쳐있는 하나의 밧줄이다. 의지와 무관하게 짐승은 망각하지만 신은 모든 것을 기억한다. 그러나 인간은 불완전한 기억과 불충분한 망각의 경계에 놓여있다. 그래서 짐승이 될 수도 없고 신이 될 수도 없다" (고독에 관한 니체의 성찰,김재철 구보상)activewhale (41)in kr-writing • 7 years ago행복하다 말하니 행복이 찾아오네요당신 스스로 행복하다고 말해보셔요. 그러면 더 큰 행복이 당신을 찾아올 거예요. 당신이 좋은 일만 생각한다면. 당신의 인생은 보다 멋진 인생이 될 거예요. 당신이 자신을 소중히 여기고 자기 자신에게 좋은 친구가 되어 준다면, 다른 사람들도 모두 당신을 소중히 여기게 될 겁니다. 모두가 당신의 좋은 친구가 될 거예요. 당신이 당신…activewhale (41)in kr-writing • 7 years ago옛날에 대하여사랑에 빠질 때마다 우리의 과거는 바뀐다. 소설을 쓰거나 읽을 때마다 우리의 과거는 바뀐다. 과거란 그런 것이다. 파스칼 키냐르, 『옛날에 대하여』중. 이상한 말이다. 과거가 바뀐다고? 파스칼 키냐르의 말에 따르면 과거는 바뀔 수 있는 성질의 것이다. 그러니까 어떠한 원인이 있고 그에 따른 결과가 있는 것이 아니라 원인은…activewhale (41)in kr-writing • 7 years ago무작위적인 생각기본형의 문장이 사실 가장 무서운 문장이라는 생각. 이를테면 "나는 잔인한 너를 죽도록 미워한다"보다 "나는 너를 미워한다"가 더 힘이 세다는 생각. 이걸 자주 잊고 문장을 쓰고 시를 쓰니까 문장도 시도 망가진다는 생각. "따뜻한 봄볕"이라는 문장에서 "따뜻한"이라는 형용은 이미 죽은 말이다. "봄볕"이라고만 쓰면 따뜻한 봄볕도 되고 찬란한 봄볕도…activewhale (41)in kr • 7 years ago웃음과 고통가슴은 두 개의 침실이 붙어 있는 방이지요. 한쪽 방에는 고통이 살고 있고, 다른 쪽 방에는 기쁨이 살아요. 그러니 너무 크게 웃으면 안 돼요. 그러면 옆방에 있는 고통의 잠을 깨우게 되니까요. (카프카)activewhale (41)in kr-writing • 7 years ago시대의 비천함1991년 소비에트 연방이 해체되고, 동구권의 여러 나라가 그 지배에서 풀려나고 있을 때, 프랑스의 가톨릭 교단이 운영하는 어느 우파 잡지에 가톨릭 신부이기도 한 어느 우파 논객이 이와 관련된 글을 발표했다. 헝가리, 폴란드 등지로 여행했던 추억을 이야기하며, 공산주의 독재 체제가 무너지는 것은 환영해야 할 일이나, 경건하고 건강한 삶의 마지막 모델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