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logHide Resteemsbrainfficial (25)in kr • 6 years ago기다림"죽기는 왜 죽냐아아." 할머니가 울부짖던 소리였다. 그 때의 할머니는 7살이었던 나보다도 더 어린아이가 되어서는 땅바닥에 풀썩 주저앉아 얼굴을 박은 채 울고 있었다. 자살이라는 것이 무슨 뜻인지, 영정사진이 무엇을 의미하는 것인지 그 때의 나는 알지 못했다. 단지 할머니가 울고 있으니 나도 눈물이 났을 뿐이었다. 그 인간은 나에게 열흘 밤만…brainfficial (25)in kr • 6 years ago그 순간들기대감. 남편과 처음으로 가정을 꾸리게 되었을 때에도, 남편이 투병끝에 일어나 다시 새로운 발돋움을 시작할 수 있게 되었을 때에도, 나는 이와 같은 감정을 느꼈다. 그리고 비로소, 나의 뱃속에 아기가 생기고, 지금의 집으로 이사 오는 때에는 그런 단어로는 표현하기 부족한 어떠한 감정이 나를 가득 채웠다. 나날이 불러오는 배를 보면서 숨막히는…brainfficial (25)in kr • 6 years ago[소설] 남은사람들 - 창녀촌의 꼬마 아이밖으로 나와보니, 해는 이제 저물었는데 거리에는 온갖 유흥업소들의 불빛이 고개를 떠내밀고 있었다. 그리고 이 익숙한 장면에 부조화를 이루고 있는 것이 나에게 의문을 품게 만들었다. 빨간색 책가방을 메고있는 저 여자아이 말이다. 저 어린아이가 술을 마시러 온 것도 아닐테고, 창녀일리도 없을텐데. 추위에 떨고 있는 모양새를 보니 누군가를…brainfficial (25)in kr • 6 years ago새로운 벽지오랜만에 걷는 밝은 대낮의 거리는 한산했다. 그리고, 점심시간의 음식냄새가 손님들을 유혹하기 위해 사방에서 분주하게 손아귀를 펼쳐대고 있었다. 그 모든 냄새들이 한데 뒤섞여 내 후각을 건드렸을 때, 나는 음식물이 뒤섞인 액체를 마신 것 마냥 구역질이 일었다. 그 때문에 나는 벽지를 살만한 곳을 얼른 둘러보고, 재빨리 그곳으로 대피했다. 가구…brainfficial (25)in kr • 6 years ago공사장병원측에서는 남편에게 심장수술을 받아야 한다고 강력히 권유했다. 남편의 왼쪽 심장에서 출혈이 발생한다는 것이다. 그런데 남편은 그 수술을 완고하게 거부했고, 그 사실을 나에게는 알리지 않고 있었다. 내가 남편의 병실로 향하던 도중 한 간호사가 나에게 그 사실을 말해주지 않았더라면 남편이 어떻게 됬을지는 안봐도 뻔했다. 나는 남편에게 울며불며 악을…brainfficial (25)in kr • 6 years ago[소설] 남은사람들 - 병원비이제 그 기침소리는 더 이상 들리지 않지만, 남편이 침대에 누워있는 그 익숙한 모습이 내 눈 앞을 가로막았다. 지금 생각해보면 남편은 나와 연애를 하기 시작했을 때에도, 몸이 허약했었다. 데이트를 하기로 되어있던 날에는 뜬금없이 병상에 누워있어서 병원에서 이야기를 나누는 것으로 데이트를 대신해야 하는 경우도 있었고, 어떤 날에는 하루 종일 연락이…brainfficial (25)in kr • 6 years ago[소설] 남은사람들 - 죄책감"아줌마,아줌마!" 먼저 일어난 아이가 어느 새 잠들어버린 나를 흔들어 깨우고 있었다. "아줌마, 이제 나 학교가는데, 여기서 더 잘거에요?" 나는 대답하지 않고 곧바로 자리에서 일어나 아이에게 전날 사온 빵과 우유를 건네주었다. 아이의 눈이 휘둥그레졌다. 표정을 보니 아이가 오랜만에 받아보는 아침식사인 듯 했다. 아니 처음 받아보는 아침식사일…brainfficial (25)in kr • 6 years ago[소설] 남은사람들 - 내 아가야...나는 그 아이가 매일 눕고 잤던 그 이불더미를 세탁기에 넣고나서, 장롱의 새 이불을 꺼냈다. 그리고 그 이불을 깔고, 아이를 씻긴 뒤, 그 위에 잠재웠다. 내 아이도 태어났다면 내가 이렇게 해주었을텐데.. 하고 갑자기 울컥했다. 아이가 깰까봐, 마음을 가다듬었다. 그리고나서 오랜만에 정상적인 삶을 살기 시작했다. 청소와 빨래를 하고, 집 안의…brainfficial (25)in krnovel • 6 years ago[소설]남은 사람들- 창녀 촌의 꼬마 아이밖으로 나와보니, 해는 이제 저물었는데 거리에는 온갖 유흥업소들의 불빛이 고개를 떠내밀고 있었다. 그리고 이 익숙한 장면에 부조화를 이루고 있는 것이 나에게 의문을 품게 만들었다. 빨간색 책가방을 메고있는 저 여자아이 말이다. 저 어린아이가 술을 마시러 온 것도 아닐테고, 창녀일리도 없을텐데. 추위에 떨고 있는 모양새를 보니 누군가를…brainfficial (25)in krnovel • 6 years ago[소설]남은사람들 - 더러운 남자내가 오늘 맡은 손님은 30대 중반의 남자였다. 지금의 남편을 만날 때에도 그의 외모를 그다지 신경쓰는 편은 아니었지만, 오늘 이 남자는 너무하다 싶을정도로 추했다. 씻지도 않았는지 몸에서 냄새까지 난다. 보통의 사람들이 그렇듯이 나도 못생긴 사람보다는 예쁘고 잘생긴 사람이 낫다고 생각했고, 뚱뚱하거나 빼빼마른 사람보다는 보기 좋은 몸매를 가지고…brainfficial (25)in krnovel • 6 years ago[소설]남은 사람들 - 도망간 베테랑 창녀나는 오늘도 현관문을 나서서, 그 직장에 출근했다. 알고보니 이 곳은 돈 많은 술 집 주인이 건물 한를 통째로 사놓고선, 성매매 업소와 술집을 함께 운영하는 곳이었다. 이 곳에는 나 말고도 이 건물을 직장으로 삼고 사는 여자들이 꽤 있었는데, 그들은 파릇파릇한 처녀이기도 했고, 나처럼 누군가의 부인이기도 했다. 누군가의 어미이기도 했고, 누군가의…brainfficial (25)in the • 6 years ago[소설] 남은사람들 - 직장눈을 뜨고나서 몇 분이 지나서야 나는 정상적인 사고를 할 수가 있었다. 방안의 침대에는 나 혼자 누워있었고, 차츰차츰 기억을 되짚어보니 전날받아 마신 술과 술집주인이 차례로 생각나기 시작했다. 그러자, 그 인간을 찾으라고 머릿속의 무언가가 아우성쳤다. 강간 당한 것에 대한 분노때문은 아니었다. 그 술이 무엇이었냐고 한시바삐 캐묻고 싶을 뿐이었다.…brainfficial (25)in the • 6 years ago[소설]남은 사람들 - 공허함지이잉. 지이잉. 휴대폰의 진동이 울리기 시작한다. 그 진동소리가 어딘가로 새지 않게, 공기의 미세한 떨림도 용납하지 못하도록 휴대폰을 재빨리 움켜쥔다. 그리고는 나 혼자 독차지해버린 안방으로 들어온다. 이것이 남편에 대한 나름대로의 배려다. 마약을 받아내기 위해 순결을 이리저리 흩뿌리고 다니는 여자. 그런 부인을 둔 남자는 상상하는…brainfficial (25)in novel • 6 years ago[소설]남은 사람들 - 프롤로그이것은 현실이다. 욕실의 한 쪽 천장에 달라붙어 있는 거울과 그 안에 비친 욕조와 물. 그리고 하얀 고깃덩어리. 벌써 몇 시간이 지난 것일까. 입술은 붉은 빛을 잃었고, 몸뚱이는 퉁퉁불어 처음 본 사람은 그것이 두부인지 피부인지 만져보지 않고선 분간하기 힘들지경이다. 일단은 시간부터 확인해봐야 하지 않을까하는 생각에 물밖으로 기어나오려고 시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