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logHide Resteemshansangyou (76)in steemzzang • 17 hours ago푸른 하늘을---김 수 영--- 푸른 하늘을 제압하는 노고지리가 자유로웠다고 부러워하던 어느 시인의 말은 수정되어야 한다. 자유를 위해서 비상하여본 일이 있는 사람이면 알지 노고지리가 무엇을 보고 노래하는가를 어째서 자유에는 피의 냄새가 섞여있는가를 혁명은 왜 고독한 것인가를 혁명은 왜 고독해야 하는 것인가를hansangyou (76)in steemzzang • 2 days ago봄 구경---지안 선사--- 지팡이 끌고 이슥한 길을 따라 홀로 배회하며 봄을 즐긴다 돌아올 때 꽃향기 옷깃에 스며 나비가 너울너울 사람을 따라온다hansangyou (76)in steemzzang • 3 days ago봄---오 세 영--- 봄은 성숙해 가는 소녀의 눈빛 속으로 온다 흩날리는 목련꽃 그늘 아래서 봄은 피곤에 지친 춘향이 낮잠을 든 사이에 온다 눈 뜬 저 우수의 이마와 그 아래 부서지는 푸른 해안선 봄은 봄이라고 발음하는 사람의 가장 낮은 목소리로 온다 그 황홀한 붕괴, 설레는 침몰 황혼의 깊은 뜨락에 지는 낙화hansangyou (76)in steemzzang • 4 days ago봄비---이 수 복--- 이 비 그치면 내 마음 강나루 긴 언덕에 서러운 풀빛이 짙어 오것다. 푸르른 보리밭길 맑은 하늘에 종달새만 무어라고 지껄이것다 이 비 그치면 시새워 벙글어질 고운 꽃밭 속 처녀애들 짝하여 새로이 서고 임 앞에 타오르는 향연과 같이 땅에선 또 아지랑이 타오르것다.hansangyou (76)in steemzzang • 5 days ago종달새---윤 동 주--- 종달새는 이른 봄날 질디진 거리의 뒷골목이 싫더라. 명랑한 봄하늘, 가벼운 두 나래를 펴서 요염한 봄노래가 좋더라, 그러나, 오늘도 구멍 뚫린 구두를 끌고, 훌렁훌렁 뒷거리 길로 고기새끼 같은 나는 헤매나니, 나래와 노래가 없음인가 가슴이 답답하구나hansangyou (76)in steemzzang • 6 days ago산 너머 남촌에는---김 동 환--- 산 너머 남촌에는 누가 살길래 해마다 봄바람이 남으로 오네 꽃 피는 사월이면 진달래 향기 밀 익는 오월이면 보리 내음새 어느 것 한 가진들 실어 안 오리 남촌서 남풍 불 제 나는 좋데나 산 넘어 남촌에는 누가 살길래 저 하늘 저 빛깔이 그리 고울까 금잔디 넓은 벌엔 호랑나비 떼 버들밭 실개천엔 종달새 노래…hansangyou (76)in steemzzang • 7 days ago종달새---정 지 용--- 삼동내- 얼었다 나온 나를 종달새 지리 지리 지리리... 왜 저리 놀려 대누. 어머니 없이 자란 나를 종달새 지리 지리 지리리... 왜 저리 놀려 대누. 해바른 봄날 한종일 두고 모래톱에서 나 홀로 놀자.hansangyou (76)in steemzzang • 8 days ago청노루---박 목 월--- 머언 산 청운사 낡은 기와집 산은 자하산 봄눈 녹으면 느릅나무 속잎 피어 가는 열두 굽이를 청노루 맑은 눈에 도는 구름hansangyou (76)in steemzzang • 9 days ago봄---오 규 원--- 저기 저 담벽, 저기 저 라일락, 저기 저 별, 그리고 저기 저 우리집 개의 똥 하나, 그래 모두 이리와 내 언어 속에 서라. 담벽은 내 언어의 담벽이 되고, 라일락은 내 언어의 꽃이 되고, 별은 반짝이고, 개똥은 내 언어의 뜰에서 굴러라. 내가 내 언어에게 자유를 주었으니 너희들도 자유롭게 서고, 앉고, 반짝이고…hansangyou (76)in steemzzang • 10 days ago봄비 소리---이 은 봉--- 삼월 초사흘 아침 창가에서 듣는 봄비 소리 방울방울, 자그마하다 찌지골찌지골 달뜬 참새들의 저 노랫소리 잘 보인다 잘 들린다 '푸른 길' 공원 여기저기 튀어 오르는 봄비 소리 눈 감아도 동글동글하다hansangyou (76)in steemzzang • 11 days ago무릇, 봄날이 간다---한 상 유--- 송골송골 멍울 선 앵두나무의 밤 그늘 밑, 카악- 가래 올려 뱉고, 한 개비 피워 문 동그란 입술로 를 흥얼거리는 아랫집 그니... 도 그니지만, 대놓고 쓸쓸한 게지 싶게, 노여운 옆집 개나 차오른 달빛 젖어 쌍그레- 하는 점순이... 는 그렇다 치고 부질없이, 그 노래를 곱씹는…hansangyou (76)in steemzzang • 12 days ago봄소식---문 현 미--- 바닥이 환히 드러나 보이는 호수에 물닭 몇 마리 유유히 물길을 내고 있다 날개 밑이 슬그머니 부풀어 올라 물 낯바닥이 자꾸만 간지럽다 참 파릇한 봄날 아침에 물안개 피어오르는 편지 한 통hansangyou (76)in steemzzang • 13 days ago다시 오는 봄---도 종 환--- 햇빛이 너무 맑아 눈물이 납니다 살아 있구나 느끼니 눈물이 납니다 기러기떼 열 지어 북으로 가고 길섶에 풀들도 돌아오는데 당신은 가고 그리움만 남아서가 아닙니다 이렇게 살아 있구나 생각하니 눈물이 납니다hansangyou (76)in steemzzang • 14 days ago개여울---김 소 월--- 당신은 무슨 일로 그리합니까? 홀로이 개여울에 주저앉아서 파릇한 풀포기가 돋아 나오고 잔물은 봄바람에 해적일 때에 가도 아주 가지는 않노라시던 그러한 약속이 있었겠지요 날마다 개여울에 나와 앉아서 하염없이 무엇을 생각합니다 가도 아주 가지는 않노라심은 굳이 잊지 말라는 부탁인지요hansangyou (76)in steemzzang • 15 days ago4월의 노래---박 목 월--- 목련꽃 그늘 아래서 베르테르의 편질 읽노라 구름꽃 피는 언덕에서 피리를 부노라 아, 멀리 떠나와 이름 없는 항구에서 배를 타노라 돌아온 4월은 생명의 등불을 밝혀 든다 빛나는 꿈의 계절아 눈물 어린 무지개 계절아 목련꽃 그늘 아래서 긴 사연의 편질 쓰노라 클로버 피는 언덕에서 휘파람 부노라 아, 멀리 떠나와…hansangyou (76)in steemzzang • 16 days ago합주---정 끝 별--- 혼자서는 느리거나 빠르다 둘이면 조금 빨라지고 셋이면 조금 더 빨라진다 사랑에 빠질 때도 사랑이 빠질 때도 둘의 박동은 심장을 건너뛰고 셋의 박동은 심장을 벗어나기도 한다 희망이 달려갈 때도 희망이 달아날 때도 셋이면 경쟁이 되고 넷이면 전쟁이 된다 여럿이 부르는 신음을 우리는 화음이라 한다hansangyou (76)in steemzzang • 17 days ago는개---한 상 유--- 걸케 풀려 쫄랑쫄랑 돌부리에 채이면서, 둔덕 가랑이나 적실 깜냥껏 흩뿌려진 한나절, 발을 담근 왜가리의 영토는 제법 포실하려니, 아직은 물 댄 논에 쟁기 소리 차갑대도 햇살 간질이면 낼이나 모레쯤 솥단지 걸고 통발 놓자고, 도통 설레는 걸hansangyou (76)in steemzzang • 18 days ago눈먼 편지---문 현 미--- 곡우 내리는 봄날 그 속에 너 있다 파릇파릇 돋아나는 새순의 연둣빛 그 속에 너의 눈망울 있다 봄 향기 자욱한 바람 편지 속에 반가운 소식인 듯 들려오는 너 그 목소리 속에 나 젖어 있다 너 없는 빈 방의 메아리처럼hansangyou (76)in steemzzang • 19 days ago개나리---이 해 인--- 눈웃음 가득히 봄 햇살 담고 봄 이야기 봄 이야기 너무 하고 싶어 잎새도 달지 않고 달려나온 네 잎의 별꽃 개나리꽃 주체할 수 없는 웃음을 길게도 늘어뜨렸구나 내가 가는 봄맞이 길 앞질러 가며 살아 피는 기쁨을 노래로 엮어 내는 샛노란 눈웃음 꽃hansangyou (76)in steemzzang • 20 days ago이 늦은 참회를 너는 아는지---안 도 현--- 내가 술로 엉클어져서 집으로 돌아오는 어둔 길가에 개나리꽃이 너무 예쁘게 피어 있었지요 한 가지 꺾어 들고는 내 딸년 입술 같은 꽃잎마다 쪽, 쪽 뽀뽀를 해댔더랬지요 웬걸 아침에 허겁지겁 나오는데 간밤에 저질러버린 다시는 돌이키지 못할 내 잘못이 길바닥에 노랗게 점점이 피를 뿌려 놓은 것을 그만 보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