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logHide Resteemshansangyou (76)in steemzzang • 18 hours ago그리움---유 치 환--- 파도야 어쩌란 말이냐 파도야 어쩌란 말이냐 임은 물같이 까딱 않는데 파도야 어쩌란 말이냐 날 어쩌란 말이냐hansangyou (76)in steemzzang • 2 days ago지팡이---김 성 배--- 재활운동 할 때는 한발짜리 집에서는 네발짜리를 짚는다 너무 오랫동안 같이 있다 보니 나도 모르게 정이 들었다 그런 정을 떼고 홀로서기를 시작한다 아내가 보는 가운데 한 걸음, 한 걸음 걷는다 너무 놀라서 박수와 고함을 지르고 엄지 척을 한다 등에 업혀 있던 손녀도 덩달아 손을 흔들고 만세를 한다…hansangyou (76)in steemzzang • 3 days ago걷는다---정 끝 별--- 이급 시각장애 아버지 이은협(48)씨가 일급 정신지체장애 아들 이기독(20)군의 허리를 끈으로 동여매고 걷는다 넘어질 때면 무거운 머리부터 넘어지곤하는 아들을 너펄너펄 걷게 하는 건 등뒤에서 아버지가 붙잡고 걷는 끈이다 새벽 우유배달하는 아버지는 새벽이라서 어둡고 지하방에 누워있는 아들을 씻기고 먹이는 아버지는…hansangyou (76)in steemzzang • 4 days ago참회---한 상 유--- 늦추 오는 눈은 쌓일 겨를 없이 녹아내려 어둠을 흐리며, 시린 3월의 목덜미를 타고 흐르는, 그냥 가도 될 길 뚝- 뚝- 흠지는 지난날을 서성인다고 끝날 것 같지 않은 참회의 끝에서 그리움만 남을 때까지 그 거리, 모퉁이에 외등 하나 기대어 옴팍, 젖는다hansangyou (76)in steemzzang • 5 days ago그 섬에 그 달---고 정 국--- 섬이 섬을 낳고 바다가 섬을 받아 아침 젖을 물린다는 보길도 예송리에 딱 하나 혼기 놓쳐 버린 달이 있다 곤히 잠든 섬과 섬 사이를 잠옷인 채 빠져나와 민박집 창 앞에 뽀얗게 눈길 흘리던 여인 생각이 끝에 닿으면 바위섬 꼭대기에 등 하나를 켜 단다는, 그녀는 취중에도 깜빡깜빡 말을 아꼈다 다도해 율법을…hansangyou (76)in steemzzang • 6 days ago세월---이 해 인--- 물이 흐르는 동안 시간이 흐르고 시간이 흐르는 동안 물이 흐르고 하늘엔 구름 땅에는 꽃과 나무 날마다 새롭게 피었다 지는 동안 나도 날마다 새롭게 피었다 지네 모든 것 다 내어주고도 마음 한 켠이 얼마쯤은 늘 비어 있는 쓸쓸한 사랑이여 사라지면서 차오르는 나의 시간이여hansangyou (76)in steemzzang • 7 days ago겨울비---정 든 역--- 기다리지 않아도 기다림마저 잊었을 때도 나를 흔들어 깨운다 아스팔트 위로 도리깨질하듯 겨울비가 쏟아지고 있다 만물이 새롭게 태어나도 언덕 너머 겨울의 칼바람도 머뭇거린다 뽀얗게 눈뜬 버들강아지 한껏 뽐내고 하늘거리고 있다hansangyou (76)in steemzzang • 8 days ago자신에게 소중한 것들---방 귀 희--- 톨스토이는 사람에게 필요한 질문 세 가지가 있다고 했죠. 하나는 나에게 가장 중요한 사람은 누구인가를 묻는 것인데요, 그 대답은 바로 내 앞에 있는 사람입니다. 두 번째 질문은 가장 중요한 일은 무엇일까인데 그것은 바로 자기가 하고 있는 일이라고 해요. 그리고 가장 중요한 시간이 언제인가를 생각해 본다면 그것 역시…hansangyou (76)in steemzzang • 9 days ago봄이다---강 원 석--- 화내지 마라 욕하지 마라 나쁜 마음 먹지 마라 꽃처럼 살아도 아까운 봄이다hansangyou (76)in steemzzang • 10 days ago그대 앞에 봄이 있다---김 종 해--- 우리 살아가는 일 속에 파도치는 날, 바람 부는 날이 어디 한두 번이랴. 그런 날은 조용히 닻을 내리고 오늘 일을 잠시라도 낮은 곳에 묻어두어야 한다. 우리 사랑하는 일 또한 그 같아서 파도치는 날, 바람 부는 날은 높은 파도를 타지 않고 낮게 낮게 밀물져야 한다. 사랑하는 이여 상처 받지…hansangyou (76)in steemzzang • 11 days ago기적---강 은 교--- 그건 참 기적이야 산에게 기슭이 있다는 건 기슭에 오솔길이 있다는 건 전쟁통에도 나의 집이 무너지지 않았다는 건 중병에도 나의 피는 결코 마르지 않았으며, 햇빛은 나의 창을 끝내 떠나지 않았다는 건 내가 사랑하니 당신의 입술이 봄날처럼 열린다는 건hansangyou (76)in steemzzang • 12 days ago그대가 내게 보내는 것---박 재 삼--- 논물은 찰랑찰랑 넘칠 듯 하면서도 넘치지 않고 햇빛에 무늬를 주다가 별빛 보석도 만들어 낸다 사랑하는 사람아, 어쩌면 좋아! 네 눈에 눈물 괴어 흐를 듯하면서 흐르지 않고 혼백만 남은 미루나무 잎사귀를 어지러운 바람을, 못 견디게 내게 보내고 있는데!hansangyou (76)in steemzzang • 13 days ago봄---이 성 부--- 기다리지 않아도 오고 기다림마저 잃었을 때에도 너는 온다 어디 뻘밭 구석이거나 썪은 물웅덩이 같은 데를 기웃거리다가 한눈 좀 팔고, 싸움도 한판 하고 지쳐 나자빠져 있다가 다급한 사연 듣고 다녀간 바람이 흔들어 깨우면 눈 비비며 너는 더디게 온다 더디게 더디게 마침내 올 것이 온다 너를 보면…hansangyou (76)in steemzzang • 14 days ago꼭두새벽---반 기 룡--- 조용히 창을 열었습니다 개밥바라기 아직 멀쩡합니다 지나던 바람이 쏴아 몰려옵니다 그대의 영혼도 몰려오는 듯 합니다 청 턱 밑에서 산허리를 휘감은 듯 안개가 가물거리며 달려옵니다 그대가 호호 불며 이쪽으로 보낸 사랑의 입김인 듯합니다hansangyou (76)in steemzzang • 15 days ago구름과 목화---권 태 응--- 몽실몽실 피어나는 구름을 보고 할머니는 "저것이 모두 다 목화였으면" 포실포실 일어나는 구름을 보고 아기는 "저것이 모두 다 솜사탕이었으면" 할머니와 아기가 양지에 앉아 구름 보고 서로 각각 생각합니다hansangyou (76)in steemzzang • 16 days ago멀쩡히 사는 것 같지만---친구가 보내준 토막글 1 다 멀쩡히 잘 사는 것 같지만 사실 그렇지 않다 다들 괜찮은 척 하는 거다 혼자 너무 힘들어하지 말자 2 걱정은 5분 이상 하지마라 5분 넘으면 해봤자 소용없는 거다 3 인생은 원래 불공평하고 억울하다 중요한 건 그걸 뛰어넘는 사람과 계속 불평하는 사람만 있을 뿐이다 4 대부분의 사람들은…hansangyou (76)in steemzzang • 17 days ago꿈같은 이야기---김 시 종--- 내가 뭔가 말하면 모두가 바로 웃으며 달려들어 "꿈같은 이야기는 하지 마" 해서 나조차도 그런가 싶어진다 그래도 나는 포기할 수 없어서 그 꿈같은 이야기를 진심으로 꿈꾸려 한다 그런 터라 이제 친구들은 놀리지도 않는다 "또 그 이야기야!" 하는 투다 그런데도 꿈을 버리지 못해서 나 홀로 쩔쩔매고 있다hansangyou (76)in steemzzang • 18 days ago우리가 눈발이라면---안 도 현--- 우리가 눈발이라면 허공에 쭈빗쭈빗 흩날리는 진눈깨비는 되지 말자 세상이 바람 불고 춥고 어둡다 해도 사람이 사는 마을 가장 낮은 곳으로 따뜻한 함박눈이 되어 내리자 우리가 눈발이라면 잠 못 든 이의 창문 가에서는 편지가 되고 그이의 깊고 붉은 상처 위에 돋는 새살이 되자hansangyou (76)in steemzzang • 19 days ago이런 나라를 아시나요---서 정 주--- 밤 삼경보다도 산 속 중의 참선보다도 조용한 꿈보다도 더 쓸쓸하고 고요한 사람만이 사는 나라를 아시나요? 말은 오히려 접어서 놓아 둔 머언 나들이옷으로 옷걸이 속 횃대에 걸어만 놓고 지내는 그런 사람만이 사는 나라를 아시나요? 육체가 세계에서 제일로 싼 나라. 한 달라면 양귀비 두엇을 사고도 남는 나라.…hansangyou (76)in steemzzang • 20 days ago새벽 바람---강 은 교--- 이제 일어설까, 일어서 떠나볼까 새벽 바람이 도착하니 어둠은 슬며시 물러가는구나 모든 잠의 옷섶에서 삐져나온 꿈들은 벚나무 흐린 그림자를 핥으며 뒤숲으로 빨리 사라진다 이제 일어설까, 일어서 떠나볼까 나의 허약한 아버지가 나를 부르고 있으니 가장 작은 지상의 것들이 나를 부르고 있으니 지상에서 가장 작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