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logHide Resteemskmlee (66)in kr-diary • 16 days ago병원의 풍경귀에서 소리가 났다. 평소라면 절대 병원에 가지 않았겠지만, 최근 불편한 곳이 있으면 곧바로 병원을 찾겠다고 주변 사람들과 약속했기 때문에 이비인후과에 갔다. 52명이나 대기 중이었고 사방에 콧물을 흘리고 기침을 하는 사람들이 있었다. 내 옆에 앉은 사람은 콜록거리다가 상체 전체를 흔들며 시원하게 재채기를 했다. 그는 마스크를 쓰지 않았다. 그 다음에…kmlee (66)in hive-102798 • 16 days ago[Movie100]이벨린의 비범한 인생마츠는 남들이 할 수 있는 걸 할 수 없는 운명으로 태어났다. 운명의 이름은 뒤셴. 휠체어 위에서 20대에 마칠 일생을 보낼 운명이었다. 10대에 이미 손가락을 까딱거리는 것 외에는 할 수 있는 게 없었다. 그렇게 남들이 할 수 있는 걸 하지 못하고 삶을 마쳤지만, 남겨진 가족에게 자신이 사랑 받으며 살았다는 사실을 알릴 수는 있었다. 세계 각지에서…kmlee (66)in kr-diary • last month콜드브루 원액을 바꾸지 않았다한 5년째 같은 콜드브루 원액을 먹고 있어서 다른 걸 한번 먹었다. 기존에 먹던 것보다 좋았지만 라벨 전체에 점착제가 발린 후진적인 포장이라서, 다시 기존의 라벨이 잘 뜯기는 제품으로 돌아가기로 했다. 의무감을 갖고 있는 것도 아닌데 자연스럽게 그렇게 움직이고 있다는 게 재밌었다.kmlee (66)in kr-diary • 3 months ago고집쟁이들자신이 너무 고집이 센 것 같다는 친구에게 나도 고집이 정말 세지 않냐고 했다. 그러고 생각해보니 내 주변에는 고집쟁이 밖에 없다. 사람은 닮은 사람과 어울린다는 말도 있고 상보성을 띄는 사람과 어울린다는 말도 있지만, 내 주변에는 나와 닮은 고집쟁이 뿐이다. 세상에 고집쟁이가 많은 건지, 아니면 내가 고집쟁이들만 다 모아놓은 건지는 잘 모르겠다.…kmlee (66)in kr-diary • 4 months ago반성의 기회피 섞인 모래를 하루에도 몇 번씩 치우며 내가 처음과 다르게 얼마나 게을렀는지를 상기한다. 분명 그 게으름이 현재의 상황에 미친 영향이 있을 것이다. 자책은 도움이 되지 않으니 자책은 하지 않는다. 대신 반성을 한다. 별로 오래 가지 않을 수도 있다. 또 지난 후에 반성하게 될 수 있다. 그래도 일단은 바란다. 내일은 오늘보다 낫기를, 모레는 내일보다…kmlee (66)in kr-diary • 4 months ago무더운 날, 나는 병원에일기를 또 오래 안 썼다. 하루종일 백지를 보고 있는데 밤에 또 백지나 보고 있을 수 없다는 마음이 반, 안구의 지나친 피로가 반이었다. 모니터를 쳐다보는 시간이 깨어있는 시간의 80%는 되는 삶을 보내고 있으니 눈의 피로는 당연한 것이라 생각했지만 그것도 정도가 있지, 흐릿한 상을 억지로 초점을 맞추며 제대로 보이지도 않는 백지를 보며 타이핑을 하는…kmlee (66)in kr-diary • 5 months ago최상의 상태신기루처럼 느껴졌던 경지에 도달했다. 요즘 나는 자고 싶으면 자고, 깨지 않고 푹 자고, 깨더라도 자고 싶으면 곧바로 다시 잘 수 있다. 그렇게 숙면을 취하니 쉽게 지치지도 않는다. 그래서 이제는 도망갈 곳이 없다.kmlee (66)in hive-102798 • 6 months ago[Movie100]에릭베네딕트 컴버배치가 또 맛이 간 인물을 연기했다는 것 말고는 남길 말이 별로 없다. 다양한 걸 보여주기 위해서 어느 하나에도 제대로 집중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일방적으로 에릭은 사람의 명암을 모두 상징한다고 선언한 후 노골적으로 인물들의 명암을 조명하는 건 지나치게 폭력적인 방식이 아니었을까.kmlee (66)in kr-diary • 6 months ago갑작스런 증상 기록전철에서 서있다가 현기증과 호흡곤란을 느끼며 주저앉았다. 호흡곤란의 정도는 아주 약했고 주저앉는 즉시 호흡은 회복되었다. 어지러움은 있었지만 두통은 없었다. 속이 답답했지만 구역질을 하지는 않았고 2분 이상 지속되지 않았다. 손발의 저림, 눈꺼풀의 경련도 없었다. 한 사람이 내가 쓰러졌다고 알리며 일단 자리에 앉으라며 자리를 양보했다. 몇 가지…kmlee (66)in kr-diary • 7 months ago오랜만에 스테이크를 먹는 건 재밌다한 3개월 가까이 동물성 단백질을 극단적으로 제거한 식사를 하고 있었다. 육류, 유제품, 계란까지도 철저히 배제한 식단이었는다. 그다지 특별한 이유는 없었다. 건강 상에 문제가 있는 것도 아니고 특별한 신념이 있는 것도 아니다. 그냥 그러기로 했다. 그래서 멈추는 것에도 그다지 특별한 이유는 필요 없었다. 고기가 그러워서는 아니었다. 정말 별 다른 이유…kmlee (66)in kr-diary • 7 months ago자유를 얻은 수감자의 말죄를 짓게 되는 삶의 흐름, 죄를 지은 사람들이 형을 지내는 동안 받는 대접, 교화와 사회복귀 그 이후까지 폭 넓게 관심을 갖고 있다. 사람을 몰고 가는 흐름에서 개인의 '책임'이라는 게 허상이라 생각하기 때문에 더욱 관심이 갔던 것 같다. 나의 관점에서 죄는 개인의 책임이 아니다. 거대한 흐름 속에서 허우적거린 결과일 뿐이다. 그렇다고 형벌에 반대하는…kmlee (66)in kr-diary • 7 months ago통신단자함과의 승부문제가 생겨서 통신단자함을 열었다. 정말 귀찮았지만, 그렇다고 사람을 부르는 건 더 귀찮다. 그게 내 특이한 점 중 하나다. 문제를 해결하는 게 귀찮지만, 그렇다고 남을 시키는 건 더 귀찮아서 직접 해야한다. 나는 유전이라 생각한다. 아니, 확신한다. 분명 유전이야. 아무튼 내가 하겠다고 마음 먹었으니 일단 엉망인 배선을 제거했다. 마킹도 해놓지 않고…kmlee (66)in kr-diary • 7 months ago계절따라 확실히 변하는 분위기파워포즈가 자신감을 준다는 연구는 재현에 실패하며 지금은 유사과학 취급 받고 있지만 잔뜩 웅크리고 걸어가던 겨울의 사람들과 어제 본 사람들은 분명 달랐다. 추울 때도 다가와서 말을 걸어오는 사람이 없던 것은 아니지만 그 빈도에서 지나치게 큰 차이가 있다. 어제는 정말로, 마주치는 모든 사람이 나에게 말을 걸거나 혹은 일행과 내 고양이에 대해…kmlee (66)in kr-diary • 8 months ago3주년고양이가 집에 온 지 3년이 지났다. 기념으로 선물을 잔뜩 사줬다. 우선 3년을 써서 상태가 좋지 않은 해먹을 새 해먹으로 바꿨는데 어느 부분이 마음에 들지 않는지 올라가더라도 금세 내려온다. 새 해먹에 문제가 있는 게 아니라 너무 교체가 늦어서 상태가 좋지 않은 시기에 생긴 나쁜 경험 때문에 망설이는지도 모른다. 다음으로 터널을 새로 사서 기존에…kmlee (66)in wisdomrace • 8 months ago[movie100]보잭 홀스맨보잭은 매일 밤 술을 마시고 자신을 그 자리에 있게 한 말장난이라는 쇼를 끊임없이 보고 있는 한물간 배우이며 자신을 아껴주는 사람들이 곁에 있고 크고 화려한 집에서 경제적으로 풍요로운 삶을 살고 있지만 해소되지 못하는 결핍을 안고 제자리에서 맴돌며 자신에게, 남에게 상처주는 미성숙한 말이다. 과거가 그리워서 앞으로 나아가지 못하는 건 아니다. 매일 술을…kmlee (66)in kr-diary • 9 months ago환불 과정에 발생한 불필요한 소요나는 식당에서 주문하지 않은 메뉴를 받게 되더라도 언급은 하되, 교환이나 환불을 요구하지는 않는다. 내가 주문하지 않은 메뉴라고 내가 먹을 수 없거나, 정말 먹고 싶지 않은 메뉴가 나오는 것도 아닌데 거기다가 교환이나 환불을 요청하는 건 자원의 낭비이고, 불필요한 감정적 소요까지 생긴다. 내가 겪는 불편은 아주 작거나 받아들이기에 따라 아주 없을 수도…kmlee (66)in kr • 9 months ago내가 사람 목소리를 이렇게 잘 구분하는 사람이 아닌데보잭 홀스맨을 보다가 '이건 캔디스 버겐 목소리인데?'하며 곧바로 찾아보니 맞았다. 단역에 목소리만 나오는 캐릭터인데도 알아차렸다는 게 신기했다. 반갑고, 앞으로는 찾아 듣지 않으면 들을 기회가 많이 남지 않은 목소리라 생각하며 열심히 들었다.kmlee (66)in kr-diary • 10 months ago강한 약에는 부작용이 있었지만꽤 심하게 멍이 들었다. 연고를 바른 부위 근처였다. 보기에는 꽤 심했지만 통증은 크지 않았다. 내 지병과 연고의 상호작용이 원인이라 생각하고 찾아보니 그게 맞는 것 같아서 딱히 병원을 또 찾지는 않을 것 같다. 멍이 오래가면 문제겠지만 연고를 이틀 바르지 않았더니 이제 노랗게 변해서 사라질 준비를 하고 있으니 걱정할 필요도 없다. 비록 부작용을…kmlee (66)in kr-diary • 10 months ago병원 재방문이번에는 다른 의사를 배정 받았다. 지난 주에 진료했던 의사가 휴진인 것도 아닌데 의사가 바뀐 이유를, 알 것 같으면서도 모르겠다. 환부는 그 사이에 조금 더 나쁜 상태가 되었기 때문에 항히스타민제의 종류를 바꾸고 연고까지 받았다. 사실 항히스타민제를 대량으로 처방 받고 싶은 마음이 있었는데 이번에도 딱 일주일치만 받아서 아쉽다. 약을 다시 받아올 필요…kmlee (66)in kr-diary • 11 months ago나는 바보인가, 아닌가...나는 좀처럼 병원을 가지 않는다. 그래서 국가의료보험은 나와 같은 사람(희귀난치성 질환자)을 위한 것인데 나는 조금도 수혜를 받고 있지 않다는 농담을 한다. 작년에도, 재작년에도 병원을 한번도 가지 않았으니 분명 평균보다 한참 아래이긴 할 것이다. 나름대로 명분은 있다. 병원을 가지 않아도 해결될 문제를 굳이 병원을 찾으며 정말 도움이 필요한 사람에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