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logHide Resteemslemonyouth (35)in cat • 7 years ago어느날 고양이가 문을 두드렸다 The cat knocked on the door.3년 전 겨울이었다. 아파트 뒤뜰에서 밤마다 고양이 울음소리가 들렸다. 집이 2층이라서 고양이의 애처로운 소리는 확성기를 튼 것처럼 선명하게 들렸다. 덜 자란 고양이의 울음소리는 고양이 울음보다는 인간의 아기 울음소리처럼 들렸다. 소리 때문에 깊이 잠들지 못했다. 소리는 한 귀로 들어가 한 귀로 곧장 나오지 않고, 그대로 깊숙이 박혀 가슴을 후벼 팠다.…lemonyouth (35)in captain • 7 years ago나의 대장나는 군 복무를 하던 10월의 어느 날을 기억한다. 전투복에 방탄모를 착용한 채로 후임과 함께 후문 초소로 가는 길이다. 시간은 새벽 2시, 시곗바늘도 힘없이 늘어지는 시간. 어둠 속에서 힘찬 발소리가 규칙적으로 들린다. 고독한 그림자가 4박자에 맞춰 타박타박 뛰어온다. 소리는 점점 커진다. 가을밤 침묵이 차가운 여단본부 아스팔트 위로 무너진다. 그…lemonyouth (35)in child • 7 years ago엄마는 왜 규칙을 마음대로 정하는 거야?초등학교 다니는 조카가 집에 놀러 오면 어머니(조카에게는 할머니)는 조카에게 용돈을 주시곤 한다. 만원이 될 때도 있고, 10만 원이 될 때도 있다. 10살 되는 조카에게는 만원도 적지 않은 돈이었다. 조카가 제일 좋아하는 500원짜리 장난감 뽑기를 무려 20번이나 할 수 있는 돈이었다. 그럼에도 조카는 “고맙습니다.”라고 말하며 두 손으로 공손히…lemonyouth (35)in spring • 7 years ago나의 치킨 이력벚꽃이 4월 바람에 휘날리고 있었다. 94년 이후에 쭉 살고 있는 아파트 상가엔 그날도 초등학생, 중학생 아이들이 병아리 떼처럼 몰려 있었다. 바로 닭 강정집 앞이다. 휴대폰 게임을 하는 중학교 교복을 입은 남자 머슴아, 옆집 미용실 대문에서 졸린 얼굴로 가르랑 대는 하얀 페르시아 고양이를 어루만지는 어린 소녀들의 난장 속에서, 나는 사장 아가씨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