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logHide Resteemsmiah24 (42)in kr • 7 years ago수필 <단오 풍정>단오 풍정 봄꽃이 지고 푸르른 새 잎이 눈부시게 싱그러운 음력 5월 5일은 농경시대로부터 즐겨온 단오절이다. 세시풍속으로 1년 24절기로 구분하여 설날, 추석절과 더불어 큰 명절로 지내 왔다. 음양철학 상 기수(홀수)가 겹쳐서 양기가 왕성한 날이 되어 다가올 여름의 질병과 재앙을 방지하고 인생에 생기와 활력을 줄 때라고 여겼다. 이 날 만큼은 농사…miah24 (42)in kr • 7 years ago수필 <한옥은 나의 고향>한옥은 나의 고향 추석이 지나고 썰렁한 가을바람이 옷깃에 스며들 때면 어머님은 나에게 낙엽 진 단풍잎과 은행잎을 주워오라 하셨다. 1930년대 지금은 허물어진 중앙청 가로수는 은행나무였고 세종로 거리는 어른 손바닥만큼 넓적한 푸르른 플라타너스가 심어져 있었다. 방과 후 가회동에 사는 친구와 삼청공원으로 가서 단풍잎을 주워오곤 했다. 며칠 동안…miah24 (42)in kr • 7 years ago수필 <잊을 수 없는 일본인 스승>살아오면서 고비고비에 훌륭한 스승님들을 만났지만 잊혀지지 않는 분이 계신다. 여학교 때 헤어지고는 다시 만나지 못한 한국을 사랑한 양심적인 일본인 스승이다. 1936년에 나는 지금의 서울 종로구청 자리에 있었던 수송초등학교에 입학하였다. 교장은 일본인이었지만 우리나라 선생님도 절반이 넘었다.졸업하고 바로 옆의 숙명여학교에 진학하니 역사와 전통이…miah24 (42)in kr • 7 years ago수필 <한 세기 전의 서울은>1929년 9월 초가을에 나는 옛 동대문부인병원(현 이대부속병원) 산실에서 태어났다. 어스름 새벽의 고요를 깨고 힘차게 울어대서 어머님은 분명 남아일 것이라고 생각하셨단다. 아버님은 신문사 일로 바쁘다고 사흘 후에 병원에 들르셨다고 한다. 나는 자라면서 늘 섭섭한 마음이 있었던지 그것을 보상이라도 받으려는 듯 어리광을 부렸다. 위로 오빠가 있었건만 워낙…miah24 (42)in kr • 7 years ago수필 <시간의 저편>새벽은 흐린 하늘을 여느라 잔뜩 가라앉은 채 가을을 재촉하는 비를 뿌리고 있다. 촉촉한 아침 공기를 음미하며 나는 빛 바랜 사진을 보고 있다. 전날 다녀간 초등학교 동창인 육촌 여동생이 놓고 간 것이다. 칠십이 년 전의 사진을 내밀 때 처음엔 전혀 기억이 나지 않아 당황했다. 초등학교 일 학년 이른 봄 창경원 소풍에서 육촌 여동생의 어머님, 나에겐…miah24 (42)in kr • 7 years ago수필 <꿈은 늙지 않는다>1930년대 어린 시절 우리 집은 새벽에 ‘쾡,쾡’ 장작 패는 소리가 어둠을 밀어내고 아침이 열렸다. 나는 “아버지다.”하며 일어나 옆에 어머니의 빈 자리를 보며 뒤뜰로 달려 나가곤 했다. 아버지는 늘 집을 떠나 시골에 가셨다고 하여 어린 나는 아버지를 찾아 칭얼거리다 어머니께 꾸중을 들으며 잠이 들었다. 부지런한 집안 분위기는 습관이 되어 지금 이…miah24 (42)in kr • 7 years ago수필 <얼굴>1940년대 일제 감정기 태평양전쟁 막바지 와중에 오빠가 결혼을 했다. 결혼식 날 아침 어머님이 '남정네 얼굴이 왜 이리 혈색이 없나' 하시고 신랑 얼굴에 연지(호호배니) 를 발라주셔 동생들은 '남자가 연지 곤지 발랐네' 하고 오빠를 놀려주던 생각이 났다. 식장에서 하객들이 '신랑이 색시보다 잘생겼네' 하니 어머님 말씀이 '색시가 하관이 두툼해…miah24 (42)in kr • 7 years ago수필 <자, 입을 벌려 봐라.>자, 입을 벌려 봐라. 어린 세차매가 햇살이 따사로운 문턱에 나란히 앉아 있다. 등을 약간 꾸부린 자세로 엄마가 주는 것 받아먹는 어린 동생을 바라보는 두 언니가 인형을 껴안은 체 자기 차례를 기다리고 있다. 젊었을 때는 무심히 지나쳤던 이 그림이 요즘 마음을 끄는 것은 어쩌면 한 세기 전 지구 저편 프랑스 화가 밀레가 자신의 가족을 모델로 한…miah24 (42)in kr • 7 years ago수필 <호압사>어린 나에게 어른들은 늘 '말 안 들으면 호랑이가 온다.' 하셨다. 그런 말을 들을 때면 나는 호랑이가 당장이라도 입을 벌려 '아흥' 하고 달려들까 무서워 아버지 손을 꼭 잡곤 했다. 75년 전 소녀시절 때 아버지는 휴일이면 감수성 깊은 나와 다섯 살 아래인 남동생을 데리고 서울 근교 산을 다니셨다. 일제하에 북한산이라 이름 지은 삼각산(三角山)인…miah24 (42)in kr • 7 years ago수필집예전에 "꿈은 늙지 않는다" 라는 책을 집필하여 발간하였습니다. 다른 이야기들도 이 곳에 써보려하니, 한가로이 읽어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