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logHide Resteemsopening (53)in kr • 7 years ago반추反芻 (완결)반추反芻 (완결) - 비의 추억 “태식아! 태식아!” 희미해진 시야로 어머니와 형 태근의 모습이 보였다. 태식은 침대의 시트를 움켜쥐고 일어나려 했다. 그러나 자신의 왼쪽 다리에는 허벅까지 깁스가 되어 있었고 가시덤불 위에 있는 것처럼 온 몸에 통증이 밀려 왔다. “문희는… 문희는요.” 태식의 어머니는 얼굴을 돌렸다. “중환자실에…opening (53)in kr • 7 years ago반추反芻 (23)반추反芻 (23) - 운희의 죽음 태식이 눈을 떴을 땐 유리창을 두드리며 비가 오고 있었다. 장마가 시작될 모양이었다. 이미 뉴스에서 장마가 시작될 것이라는 일기예보가 있었지만 이렇게 빨리 찾아 올 줄은 몰랐었다. 태식은 문희를 바라보았다. 그녀는 태식이 누웠던 자리 쪽으로 웅크린 채 잠들어 있었다. 그녀의 하얀 젖가슴이 얇은 천에 반쯤 덮여진…opening (53)in kr • 7 years ago반추反芻 (22)반추反芻 (22) - 꺼지지 않는 불꽃 저녁 무렵, 태식과 문희는 근처 향토식당에서 산채비빔밥으로 식사를 한 후 상가들이 즐비하게 들어 선 곳을 산책 하였다. 백열등이 새알처럼 매달린 상가 앞엔 불빛에 유난히 멋들어지게 보이는 토산품들이 즐비하게 놓여 있었다. 대나무 껍질로 만든 모자와 광주리, 갖가지 나무로 깎아 만든 인형들 위엔 반질하게…opening (53)in kr • 7 years ago반추反芻 (21)반추反芻 (21) - 여행 태식은 며칠 동안 출근도 하지 않은 채 자신의 방에서 나오지 않았다. 그러나 태식의 어머니 아버지는 굳이 설득하지 않았다. 알게 된 이상 혼자 힘으로 이겨낼 방법 외엔 아무것도 없었다. 이미 이틀을 식음을 전폐해가며 드러누워 있었지만 태식은 배가 고프지도 않았다. 다만 문희의 얼굴이 아른거리며 눈물만 소리 없이 베개를…opening (53)in kr • 7 years ago반추反芻 (20)반추反芻 (20) - 진실을 알다 “여보! 속 시원히 이야기 해 봐요. 나도 답답한데 저 녀석은 오죽 하겠어.” 태식의 어머니는 아무 말이 없었다. “방문 좀 닫아 줘요.” 태식의 아버지는 조용히 방문을 닫았다. 그리고 어려운 말을 해야 하는 아내를 위해 혹시 몰라 방해해서는 안 된다는 생각에 의식적으로 잠금 버튼을 눌렀다. “자, 어서…opening (53)in kr • 7 years ago반추反芻 (19)반추反芻 (19) - 갈등 “문희야! 우리 이사 가자!” 이틀을 앓아누웠던 문희의 어머니는 퇴근하는 문희를 보자마자 이사 가자는 말부터 하였다. “엄마 무슨 말이에요? 태식씨는 아무 말이 없었는데.” “문희야! 그냥 이사 가자. 응? 엄마의 마지막 소원이라고 생각하고…” “엄마! 아무리 그래도 이유가 있어야 할 것 아녜요?” 문희의…opening (53)in kr • 7 years ago반추反芻 (18)반추反芻 (18) - 결혼을 반대하다 며칠이 지나도록 태식의 어머니는 누워만 있었다. 모든 식구들이 어머니의 돌연한 행동을 궁금해 했지만 태식의 어머니는 간혹 한숨만 내쉴 뿐 아버지의 물음과 설득에도 불구하고 식사를 거른 채 아무 말도 하지 않으려 했다. 문희 또한 태식을 만날 때마다 어머니의 일을 궁금해 했지만 태식으로서는 아무런 대답도 해주지…opening (53)in kr • 7 years ago반추反芻 (17)반추反芻 (17) - 어둠의 그림자 “어머니…” 옆자리에 앉았던 태식이 어머니의 팔을 잡으며 문석의 이야기를 더 이상 꺼내지 말라는 눈짓을 했다. “안녕하셨어요? 어머니. 자주 찾아뵙지 못해서 죄송해요.” 문희는 태식의 어머니를 보며 다시 가볍게 웃으며 목례하였다. “여러 가지 집안의 일이 겹쳐서 못 왔던 걸 내 뭐라 할까.” 태식의…opening (53)in kr • 7 years ago반추反芻 (16)반추反芻 (16) - 대북산에서의 약속 그날, 태식은 문희의 손에 작은 반지를 끼워 주었다. 반지위에 내려앉은 가로등 불빛에 반지는 유난히 반짝 거렸고 문희는 토끼처럼 뛰며 태식을 몇 번이나 안았다. 마치 신부가 된 것처럼 수선화 다발을 들고 태식 앞에서 다소곳이 서 있던 문희의 눈빛이 어두운 밤, 별보다 더 예쁘게 반짝이고 있었다. 태식은…opening (53)in kr • 7 years ago반추反芻 (15)반추反芻 (15) - 결혼승낙 완연한 봄이었다. 이사를 한 후 문희는 차츰 안정되어 갔고 문희 어머니도 건강이 호전되어 가까운 거리는 산책할 수 있을 정도가 되었다. 문석이 죽은 후로 한동안 자리에서 일어나지 못했던 어머니를 문희는 정성껏 간호를 해 주었고 태식은 일요일이면 문희의 머머니를 차에 모시고 문희와 함께 근교 대북산으로 소풍을 나가기도…opening (53)in kr • 7 years ago반추反芻 (14)반추反芻 (14) - 미연동으로 이사 얼마쯤 지나자 대문소리가 들리더니 문희가 들어왔다. “어, 웬일이에요?” “문희씨…” 태식은 먼저 어떻게 말을 꺼내야 좋을지 몰랐다. 망설이는 동안 문희는 마루에 두부가 담긴 검은 비닐봉투를 핸드백과 함께 내려놓고 방문을 열었다. “엄마… 어?” 문희는 방문을 열자 아무도 없음을 확인하고 태식을…opening (53)in kr • 7 years ago[중편소설] 반추反芻 (13)반추反芻 (13) - 문석의 죽음과 불행의 시작 다행히 병원에 도착하기 전 문희의 어머니는 의식이 돌아왔다. 눈을 뜨며 자신의 얼굴에 붙어있는 알 수 없는 물체를 손으로 만지자 구급요원이 잠깐 호흡기를 떼어 주었다. “어머니 괜찮으세요?” 문희의 어머니는 고개를 끄덕이고 이내 옆 자리에 누워 있는 아들 문석을 바라보았다. 문석은 아직 의식이…opening (53)in kr • 7 years ago[중편소설] 반추反芻 (12)반추反芻 (12) - 문희 어머니와 오빠 문석의 사고 “형! 어떻게 알았어?” 집에 돌아오자마자 태식은 텔레비전을 보고 있는 태근이 형의 팔을 붙들고 자신의 방으로 들어가서 심문하듯 물었다. “뭘?” “뭐긴, 문희 말이야? 어떻게 알게 됐냐구?” “결혼할 생각이냐?” 태근이 형은 태식이의 묻는 말에는 정작 대답을 하지 않고 태식에게…opening (53)in novel • 7 years ago[중편소설] 반추反芻 (11)반추反芻 (11) - 태식이 형 태근이와 문희의 사연 “태식아!” 거실에서 어머니가 부르는 소리가 들렸다. 문희는 옷을 가다듬고 눈물을 닦아 내었다. 태식이 문을 열고 나가자 형 태식이 와 있었다. “형 왔어?” “너, 여자 친구 데려 왔다며?” “응, 그냥. 어머니 아버지께 인사나 시키려고.” 그때, 태식의 방에서 문희가 거실로…opening (53)in kr • 7 years ago[중편소설] 반추反芻 (10)반추反芻 (10) - 태식의 부모님과 문희와의 대면 “이제 저 약국 앞에서 우회전 하면 우리 집이야.” 태식의 집이 가까워 갈수록 문희는 더욱 초조해졌다. 그러나 문희는 애써 내색하지 않았다. 모든 것을 운명에 맡기고 싶었다. 문희는 태식의 부모님 허락이 중요치 않았다. 그 후에 닥칠 시련으로 인해 그동안의 태식과 함께 했던 소중한 시간들을 잃을…opening (53)in kr • 7 years ago[중편소설] 반추反芻 (9)반추反芻 (9) - 태식의 집으로 인사 가던 날 첫눈이 내렸다. 토요일, 거리에는 아침부터 많은 사람들이 날씨가 추웠음에도 첫눈을 반기는 듯 환한 표정으로 출근길에 오르고 있었다. 거리마다 수북이 쌓인 눈으로 교통이 정체되기도 했고 곳곳마다 빙판길이 되었지만 태식도 문희가 부모님께 인사드리는 날 첫눈이 오는 것이 부모님의 환한 얼굴처럼 푸근해…opening (53)in kr • 7 years ago[시] 전어구이 / 안해원전어구이 / 안해원 갯내음 비린내를 연탄불에 올려 대천항 바다를 통째로 굽는다 먹어도먹어도 허기진 가난한 일상위로 무수히 밀려왔다 쓸려가는 바다의 지느러미들 꼬리 하나 붙잡아 한 입 베어 물면 뱃속깊이 스며드는 가을 물빛 위로 지느러미를 흔드는 나뭇가지의 구운 전어들 가을이 꼬숩다. ※꼬숩다 : “고소하다”의 방언(전라도)opening (53)in kr • 7 years ago[시] 날지 못하는 이를 위하여 / 안해원날지 못하는 이를 위하여 / 안해원 아무리 가벼워져도 날 수 없음은 마음의 무게 때문일 테지 아무리 버려도 가벼워지지 않음은 미련을 버리지 못한 이유일 테지 사람아 날 수 없음을 인하여 슬퍼하지 마라 미련이 가져다주는 마음의 무게는 시계추와 같은 것 행복은 가뿐히 펄럭이며 솟아오르는 날개가 없어도 깃털처럼 돋아 오르는 꿈 속에…opening (53)in kr • 7 years ago[시] 도미노 / 안해원도미노 / 안해원 언제부터였을까 우리는 지나간 시간 속에서 수없이 스쳤던 순간들을 무심히 하나 둘 세워가고 있었던 것이다 서로가 멀어져 가고 있다는 생각을 할 겨를도 없이 너는 너대로 나는 나대로 그것이 삶을 세워가는 일이라 믿었다 언제부터인가 서로가 너무 멀리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빼곡히 채워져 버린 일상 속에서 다가설 수 없는…opening (53)in kr • 7 years ago[시] 도로명 주소 / 안해원도로명 주소 / 안해원 지금 네비를 찍었습니다 그대에게 가는 길 "그대도 항시 내게로 5가길" 이사한 주소 문자로 찍었습니다 그대를 기다리는 곳 "그래도 넌지시 수시로 5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