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logHide Resteemsroundyround (62)in hive-102798 • 7 days ago[MUSIC 100] OUTRO. 신곡(神曲) (Divina Commedia)2호선 지하철, 앞에 앉은 여자의 무릎 위에 놓인 털실로 짠 핑크색 토트백 안에 식빵이 담겨 있었다. 꼭 일본 만화 속 오븐에서 갓 구워져 나온 식빵처럼 보였다. 정확하게 세 구간으로 나뉜 식빵의 윗부분은 컴퍼스로 그려낸 듯 일정한 곡률을 그리며 부풀어 있었고, 그 표면은 마치 밤껍질 같았다. 어찌나 매끈한지 몇 개의 선 혹은 면으로 이루어진 가상의…resteemedbestella (74)in kr • 2 months ago돌핀 호텔 룸 넘버 406 방문기서촌 호전다실에 홀연히 나타난 돌핀 호텔에 체크인했다. 하반기를 기점으로 꿈으로만 간직하던 저마다의 소중한 가치가 부지런히 현실로 옮겨지고 있음을 자주 목도한다. 언제나 믿을 수 있는 한결같은 춘자팀답게 멋지고 유니크한 전시였다. 라다크 돌핀 호텔을 서촌 한구석에 신비스럽고 재기발랄하게 또 고독의 가치에 충실하게 그려냈다.…resteemedmmerlin (65)in hive-102798 • 2 months ago[City 100] 호랑이가 너를 잡아먹을 거야어떤 유튜버가 업業의 본질에 대해 논하며, 예전에는 포장마차와 술집들 사이에 새벽까지 여는 빵집이 꼭 하나씩 있었는데, 이 때에 이 빵집이 추구하는 업의 본질은 '죄책감'이라고 하더라. 고단한 사회생활을 술로 푼 아버지들이, 잠들어 있을 자식들에게 미안한 마음과 안쓰러운 마음을 담아 한 봉지 사 들고 들어가게 만드는 '죄책감'. 업業의…roundyround (62)in hive-102798 • 2 months ago[CITY 100] 춤photo by 브릭스매거진 나는 기쁜 마음으로 행복한 춤을 추는 중이다. 누구는 저주에 걸렸다고 하고, 누구는 축복이 깃들었다고 한다. 사실 둘은 같은 말이다. 한해의 마지막과 새해의 시작이 똑같은 어제이고 오늘일 뿐인 것처럼. 5년 전 12월에 쓴 글이다. 내가 여전히 춤을 추고 있어서 기뻤다. 혼자 추는 춤이 아니라서 더…roundyround (62)in hive-102798 • 2 months ago[BOOK 100] Searching for snowleopard텀블벅 후원자를 위한 리워드였던 책 .처음엔 가벼운 마음으로 시작했는데 다섯 명의 공과 시간이 모이는 과정에서 그 의미가 점점 무거워졌다. 이 빛나는 걸 스무 명만 나눠 보기에는 너무 아까워서 전자책으로 정식 출간했다. 온라인 서점 , 도서출판 춘자 스마트스토어 에 올라와 있고, 직구(?)를 위한 구글폼 도 열어 두었다. 다섯이…roundyround (62)in hive-102798 • 2 months ago[CITY 100] dolphin hotel room number 4062024년 여름, 눈표범의 땅, 라다크의 울레 마을에 자리잡은 돌핀 호텔 406호에서 만난 다섯 명이 서로의 혼자됨을, 혼자되는 공간과 시간을 존중하며, 그 위에 조심스럽게 쌓아올린 소통과 연대의 시간. 는 그 시간의 결과물로 탄생한 다섯 명의 창작 모음집이다. 전자책 출간과 함께 전시까지 해보기로 했다. 전시 타이틀은 . 알고 정한 날짜가…roundyround (62)in hive-102798 • 3 months ago[CITY 100] 인도 인간 군상 2우리는 그가 출몰하는 지역을 수맥존이라고 불렀다. 그의 이름 '맥스'를 뒤집고 그 뒤에 '존Zone'을 붙여 만든 말이다. 애초부터 수맥을 의도하고 만든 말은 아닌데 공교롭게 적절한 별명이 탄생했다. 집에서 시내로 나가려면 지나야 하는 길목에 수맥존이 흘렀다. 부정적 에너지를 감지하는 우리의 엘로드는 수맥존을 통과하기 100미터 전부터 좌우로 요동치며…roundyround (62)in hive-102798 • 4 months ago[CITY 100] 달의 연꽃라다크에서 곤경에 처할 때마다 기꺼운 마음으로 도움을 주곤 했던 카쉬미리 친구 이쉬팍을 12년 만에 스리나가르에서 만났다. 놀래켜 주려고 연락도 안 하고 친구네 가게로 찾아갔는데 라다크에서 장사하는 이쉬팍 동생이 그새를 못 참고 우리의 방문 계획을 누설하는 바람에 김이 새버렸다. 구글맵 상의 위치에 가게가 보이지 않아 살짝 헤매는 중에 우연히 길에서…roundyround (62)in hive-102798 • 4 months ago[CITY 100] 인도 인간 군상 1최근에 진짜 웃기는 미국 할아버지 만남. 핑크색 티셔츠에 핑크색 프레임 안경 낀 할아버지가 길에서 다짜고짜 어느 나라 사람이냐고 묻길래 한국에서 왔다고 하니 라다크 다음 행선지가 베트남이어서 베트남 사람을 찾고 있다고 함. 베트남 식당에 가면 베트남 사람 있을 거라고 했는데 떠날 생각을 않고 묻지도 않은 자기 인생 이야기를 풀어놓기 시작. 요트를 타고…roundyround (62)in hive-102798 • 5 months ago[MOVIE 100] 원더랜드재미 여부를 떠나서 최근 몇 년 본 영화 중 압도적으로 구린 영화. 흠. 영화 자체에는 잘못이 없다. 감독에게도, 배우에게도 잘못은 없다. 세상에는 훌륭한 영화도 있고, 엉망인 영화도 있으니까. 감독 필모에는 흑역사가 될 영화인 것 같지만, 뭐 잘하다가 못하기도 하고 그런 거 아니겠어. 그러나! 영화 홍보를 위한 두 배우의 행보, 트레일러 그리고…roundyround (62)in hive-102798 • 5 months ago[MUSIC 100] Feelings Come Undone울레에는 간밤에 비가 내렸다. 초모가 보내준 라마유루 홍수 동영상을 보고 난 이후여서 빗소리를 듣고는 잠결에도 걱정스러웠다. 새벽 다섯 시쯤 복도에서 물 떨어지는 소리가 들렸다. 화들짝 놀라서 뛰쳐나가보니 이미 바닥이 흥건했다. 우리가 지내고 있는 방에는 비가 새지 않아 다행이었다. 물이 떨어지는 곳에 양동이를 몇 개 더 받쳐 놓고 침대로 돌아와…roundyround (62)in choonza • 5 months ago원하는 때에, 원하는 곳에서#1 _ 원하는 때에, 원하는 곳에서 춘자 인사이드는 원하는 때에, 원하는 곳에서 살고 싶다는 생각에서 출발했습니다. 그러려면 ‘숙소’가 아닌 ‘집’이 필요합니다. 언제든 머물 수 있는 우리의 집이 세계 곳곳에 있으면 됩니다. 3월의 보금자리, 5월의 작업실, 7월의 별장, 9월의 쉼터, 12월의 산장이 내가 원하는 그때에, 내가 원하는 그곳에…roundyround (62)in hive-102798 • 5 months ago[MUSIC 100] 우린 다르기엔 너무 같아요어젠 옆집 친구 엄마랑 친구 엄마 친구네 놀러 갔다. 그 집은 계곡 너머에 있는데 차 마시러 놀러 오라는 몇 번의 초대에도 가는 길이 까마득히 멀게만 느껴져서 나중으로 미루고 있다가 마침내 엉덩이를 움직였다. 계곡 아래까지 질러 내려갔다 올라오는 지름길을 친구가 가르쳐줬지만, 친구 엄마에겐 위험한 길이라 계곡을 거슬러 올라가 한참을 돌아가는 길을…roundyround (62)in hive-102798 • 5 months ago[MUSIC 100] Holy Affirming, Holy Denying, Holy Reconciling돌핀 호텔의 텍스트는 구르지예프. 단어 하나 샛길로 흐르지 않게 쪽쪽 빨아먹는 중이다. 큰 배움을 얻고 있다. 나는 준비되어 있었으니 당연한 일이다. 내게 주어지는 어떠한 불편한 상황도 나의 존재를 헤칠 수 없다는 걸, 그 상황은 오히려 기계적 반응 대신 나의 의식과 의지를 확인할 수 있는 선물이라는 걸, 긍정과 부정의 마찰을 통해 존재력을 획득할…roundyround (62)in hive-102798 • 6 months ago[BOOK 100] 진리의 희미한 모습P. D. 우스펜스키, 중 종일 만나는 사람은 젠젠과 옆집에 사는 친구네 엄마뿐이고, 밥 먹을 때 빼고는 대화도 거의 하지 않는다. 이런 곳에서 얼마나 버틸 수 있을까 싶었는데, 나는 워낙 혼자 가만히 있는 걸 좋아하고 또 잘하기 때문에 이제는 이렇게 몇 달도 살 수 있으리라 생각한다. 사실 이런 상태에 몹시 목말라 있기도 했다. 적절한 때에…roundyround (62)in hive-102798 • 6 months ago[MUSIC 100] The Last Day계획했던 일정이 흐트러져 급하게 하루 일찍 돌핀 호텔로 돌아오게 되었다. 울레에 함께 가기로 한 친구 오짤에게 지금 당장, 30분 뒤 출발하자는 연락을 받은 것이다. 그에게도 사정이 있었으니 그를 탓할 수는 없었다. 오짤과 함께 가지 않으면 택시를 타고 가야 하고, 택시비는 5만 원이 넘는다. 어떻게든 빨리 채비하고 그를 따라가는 것이 맞았으나, 가기…roundyround (62)in hive-102798 • 6 months ago[CITY 100] 짓고 부수기야만타카 만다라. 몇 날 며칠 만다라 짓는 장면보다 손바닥으로 슥슥 단번에 부수는 장면이 언제나 더 충격적이다. 나는 여전히 '무'라든지 '공'이라든지, 그 비슷한 것도 모르겠고, 다만, 지은 것은 부수어질 것이고, 부수어진 후엔 다시 지어야 한다는 것만 안다. 이런 걸 볼 때마다 가슴 언저리가 찌릿찌릿하고, 눈두덩이가 뜨거워지고, 귓가에서 삐 소리가…roundyround (62)in hive-102798 • 6 months ago[CITY 100] 돌핀 호텔 406호아침에는 소가 울고, 낮에는 바람이 운다. 창가에 파리나 벌이 잠시 들렀가가 사라지고. 가끔 옆집에 사는 친구네 어머니가 와서 부르신다. 야 줄레 아닐레 하고. 잠시 수다 떨고 나면 귀가 먹먹할 정도의 고요만 있다. 노래 듣다가 노래 부르다가. 화가 난 표정을 하고 키보드 두드리고. 여기, 돌핀 호텔에 시간은 없다. 배가 고파지면 밥 해 먹는다.…roundyround (62)in hive-102798 • 7 months ago[BOOK 100] 민들레 나라로paris, 2023 작년 가을 파리, 로리앤이 숨겨진 세상으로 입장했다. 커다란 두 눈을 반짝이며 전시장을 둘러보는 모습이 마치 숲속을 돌아다니다가 좋아하는 열매 나무를 발견한 사슴 같았다. 한국 영화와 드라마를 좋아해서 혼자 한글을 공부하고 있다는 그녀는 우툰의 한글 캘리그라피에도 관심이 많았다. 현금으로만 계산할 수 있다는 말에 현금인출기에…roundyround (62)in choonza • 7 months ago두레 줄레 울레 돌고레 레츠고!노마드 창작자를 위한 집, 라다크 울레의 돌핀호텔로, 1호 입주 창작자 젠젠 작가와 함께 갑니다. 솔직히 말하면 14년 전에 뭣도 없이 에스프레소 머신 덜렁 들고 카페 두레 열겠다고 라다크로 떠날 때보다 더 두렵고 막막한 마음이긴 합니다. 끝날 때까진 끝난 게 아니고, 이게 될 일인지는 일단 가봐야 해봐야 알 수 있지 않겠습니까? 어려운 상황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