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logHide Resteemsstimcity-lits (60)in stimcity • 3 years ago소년의 말 28영화 카사블랑카에서 험프리 보가트는 나치 점령 직전의 파리를 급히 탈출한다. 파리에서 만나 사랑을 나눈 잉그리드 버그만과 함께 떠나고자 했지만 웬일인지 그녀는 약속했던 기차역에 끝내 나타나지 않는다. 결국 험프리 보가트는 속절없이 비 내리는 역을 빠져나가는 열차에 절망적으로 몸을 싣는다. 나는 마치 영화 속의 한 장면에 들어와 있는 듯한 기분이…stimcity-lits (60)in stimcity • 3 years ago소년의 말 27내가 ‘보기 드문’이라는 표현을 쓴 건 부모 자식간이 아니면 순수한 호의의 실천이 한국 사회에서 사실상 사라져 버렸다고 믿었기 때문이다. 그런데 이곳 유럽에서 마치 그 원형질의 인간형을 만나게 된 것이다. 순례길에서 만난 스페인 친구 안드레스에 이어 최승희 씨와의 인연도 재회를 통해 이어나가고 싶었던 것이다. 말했듯, 그의 도전적 일상을 다큐멘터리라는…stimcity-lits (60)in stimcity • 3 years ago소년의 말 26사실 그동안 나는 너무 규격에 맞춰 살아왔다. 한국 사회의 기대에 맞추려고 애를 썼다. 그렇게 해서 남은 것? 나의 실종이다. 내가 없어졌다. 내가 진짜로 원하는 것들이 손아귀에서 빠져나갔고 가장 치명적이게도 내가 진짜 원하는 게 무엇인지도 알 수 없게 되었으며 세상은 규격 바깥으로 나가보려는 내 작은 야심조차 모욕 주고 배신하는 걸 일삼았다. 나는…stimcity-lits (60)in stimcity • 3 years ago소년의 말 25삶이 힘들어 낮술에 취할 수 있다. 그러나 노동의 고단함을 막걸리 한 잔으로 삭이는 것과 더 높은 곳으로 오르지 못한 원한을 품고 타인에게 상처를 입히는 취기는 질적으로 다르다. 전자는 이해 영역 안에 있고 후자는 무뢰한인 것이다. _ [20세기소년 추방史] #34 무뢰한 中 / @twentycenturyboystimcity-lits (60)in stimcity • 3 years ago소년의 말 24내 목적지는, 사람이다. _ [20세기소년 추방史] #33 목적지 中 / @twentycenturyboystimcity-lits (60)in stimcity • 3 years ago소년의 말 23내가 길에 나선 건 사람을 만나고 이야기를 듣기 위함이었다. 이야기가 없는 고독한 보행은 내게 의미를 상실했던 것이다. 나는 이제부터 나를 기다리는 사람들을 찾아 또 다른 순례 여행을 떠날 것이다. _ [20세기소년 추방史] #32 동기 中 / @twentycenturyboystimcity-lits (60)in stimcity • 3 years ago소년의 말 22그렇게 한바탕 눈물을 쏟으니 마음이 한결 편했다. 고양이는 불현듯 벤치에서 내려가더니 먼곳으로 터벅터벅 걸어 사라졌다. _ [20세기소년 추방史] #30 오르막 中 / @twentycenturyboystimcity-lits (60)in stimcity • 3 years ago소년의 말 21그 황홀한 하늘을 올려다보며 불쑥 의아해졌다. 내가 이걸 보려고 여기에 왔던가. 내가 여기에 왜 왔던 거지? 무슨 이유로? _ [20세기소년 추방史] #29 이유 中 / @twentycenturyboystimcity-lits (60)in stimcity • 3 years ago소년의 말 20자유의 개념이 무엇인지 다시 고찰해야 할 시기인 것 같다. 나는 “자유 대한민국”에 있을 때 하나도 자유롭지 못했다. 자본이, 자본과 결탁한 정치 권력이, 안전을 빙자한 수많은 cctv가 늘 나를 감시하고 있기 때문이었다. _ [20세기소년 추방史] #28 감시 中 / @twentycenturyboystimcity-lits (60)in stimcity • 3 years ago소년의 말 19길에 나서지 않으면 사람을 만날 수 없고 사람을 만나야 이야기도 만들어진다. 가장 안전한 건 집에 틀어박히는 것인데 안전하긴 해도 이야기를 만들 수 없고 더욱이 행운도 기대할 수 없다. 예측 가능성과 확실성은 안전을 보장하되 변화에 취약하다. 불확실성은 위험하되 고비를 넘는 흥분을 안긴다. 사람이 살아간다는 것은 불확실성의 숲을 통과하는 과정이다.…stimcity-lits (60)in stimcity • 3 years ago소년의 말 18“그 우연들이 운명처럼 느껴지는 것은 내가 전혀 기대하지도 않았고 노력하지도 않았는데 찾아왔기 때문이에요. 마치 신의 선물처럼 말이죠. 그래서 우리는 인연을 각별하게 여겨야 합니다.” _ [20세기소년 추방史] #24 우연의 산물 中 / @twentycenturyboystimcity-lits (60)in stimcity • 3 years ago소년의 말 17몸이 신기한 또 한 가지는 목적지에 도착하기 2킬로미터 전 지점부터 등에 멘 배낭이 갑자기 무겁게 느껴지고 발의 통증이 심해진다는 것이다. 잘 참아왔던 소변도 집이 가까워지면 갑자기 참기 힘들어지는 것과 같은 이치다. 이것은 몸이 정서와 연결되어 있기 때문이다. 다 왔다는 안도감이 몸의 긴장을 풀어주면서, 걷는 사이 뇌가 의도적으로 잊게 만든 통증…stimcity-lits (60)in stimcity • 3 years ago소년의 말 16“모이고 안 모이고의 문제가 아니에요. 우리는 태어나서 학교에 들어가자마자 적이라는 개념을 먼저 배우죠. 제가 어렸을 때는 북한이 아주 흉측한 적이었어요. 조금 자라니까 옆의 친구가 내가 눌러야 할 경쟁자이자 적이 됐죠. 그렇게 우리는 일상적으로 나의 적들과 함께 살아가기 때문에 심리적으로 어느 정도 거리감을 두는 게 이상한 일이 되지 않죠. 손님이…stimcity-lits (60)in stimcity • 3 years ago소년의 말 15어쩌면 타인에 대한 순수한 호의야말로 경쟁을 당연시하는 자본주의 문명이 인간에게서 빼앗아간 미덕인지도 모른다. 인간은 원래 자신의 생존을 위해 타인을 돕도록 진화해 왔다. 그래서 타인에게 조건 없는 호의를 베풀 때 스스로도 행복감을 느끼는 것이다. _ [20세기소년 추방史] #20 호의 中 / @twentycenturyboystimcity-lits (60)in stimcity • 3 years ago소년의 말 14"맞아요. 그래서 잠시 멈춤의 시간을 억지로라도 가져야 하죠. 그런데 그게 잘 안 된다는 게 문제에요. 오늘 아침에 나는 한국에 있는 은행 계좌로 접속해서 들어와 있어야 할 돈이 들어왔는지 확인했어요. 그러지 않으면 은행 대출 이자를 갚을 수 없거든요. 현실은 단절하고자 하는 저의 욕망을 끝내 방해하죠." _ [20세기소년 추방史] #19 단절…stimcity-lits (60)in stimcity • 3 years ago소년의 말 13내일 일은 알 수 없다. 세상이든, 나든, 아니면 둘 다든, 가만히 멈춰서 있는 건 없기 때문이다. 그러니 내일의 일은 내일 걱정하면 된다. 우리가 걱정할 건 사랑하는 타인이거나, 걱정하고 있는 자기 자신이다. _ [20세기소년 추방史] #18 내일 일 中 / @twentycenturyboystimcity-lits (60)in stimcity • 3 years ago소년의 말 12길에서 만나면 호의를 주고받던 사이도 집에서 만나면 싸운다. _ [20세기소년 추방史] #17 길동무 中 / @twentycenturyboystimcity-lits (60)in stimcity • 3 years ago소년의 말 11나는 여기 해병대 극기 훈련하러 온 게 아니다. 경험하러 온 것이다. 이야기를 만들기 위해 왔다. _ [20세기소년 추방史] #15 극기 中 / @twentycenturyboystimcity-lits (60)in stimcity • 3 years ago소년의 말 10그러나 이 길의 초입에서 내가 터득할 이치는 섣부르다. 아직은 아무것도 확신할 수 없고 그 무엇도 자신할 수 없는, 그저 머릿속에 맴도는 관념적 메타포일 뿐이다. _ [20세기소년 추방史] #13 메타포 中 / @twentycenturyboystimcity-lits (60)in stimcity • 3 years ago소년의 말 09어떤 인연은 배낭이 아닌 몸에 지녀야 한다. 잃어버리면 내가, 내 정체성이 순식간에 사라질 수 있는 인연. _ [20세기소년 추방史] #12 인연 中 / @twentycenturybo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