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logHide Resteemstiamo1 (66)in steemzzang • 21 hours ago아름다운 뒷모습을 위하여...발사이 내린 눈이 백양나무에 소복이 쌓였다. 여린 잎이 파랗게 질려 떨고 있다. 낮이 되면서 햇볕이 어루만지면서 서서히 눈이 녹기 시작한다. 작은 이파리들이 마지막 겨울을 견디고 있다.tiamo1 (66)in steemzzang • 2 days ago봄비봄비가 촉촉하게 내린다 유리창에 빗물이 가득하다 땀바울처럼 맺힌 빗방울을 와이퍼로 밀어낸다 겨울의 묵은 먼지도 함께 밀려난다 유리창처럼 시야도 맑이진다tiamo1 (66)in steemzzang • 3 days ago유비무환몇 해전부터 자주 깜빡거린다 웬만한 일은 잊어버리고 잊은 줄도 모른다 계산을 하고 물건을 두고 오거나 ATM에서 이체를 하고 통장이나 카드를 두고온다 이제 방법은 하나 눈앞에 두어야 한다.tiamo1 (66)in steemzzang • 4 days ago빈손누구나 빈손으로 세상에 왔다 사는동안 담고 싶은 것도 많았고 잠시도 갖고싶지 않은 것을 맡고 있어야했던 날도 있었다 지금 이 빈손은 무엇을 채우기 위함일까 아니면 비로소 비워냈다는 의미일까tiamo1 (66)in steemzzang • 5 days ago난리라도 나려나?지인이 손녀 돌에 가야하는데 금값이 너무 올라 걱정이라고 한다. 부잣집에서 무슨 돌반지 걱정이냐고 하니 아기 돌반지가 그렇게 비싼줄 몰랐다고 웬만한 집에서는 할머니가 금반지도 못해주겠다고 하며 하는 말이 난리가 나려면 금값이 오른다고 하는데 정말 난리라도 나려나 한다. 시국이 워낙 뒤숭숭하다보니 그런 생각도 하게 되는 것도 무리가…tiamo1 (66)in steemzzang • 6 days ago화해늦추위에 두꺼운 얼음을 지붕처럼 덮고 세상을 둥지고 있던 냇물이 빗장을 풀었다 가슴속 응어리도 다 풀렸는지 물빛이 맑다tiamo1 (66)in steemzzang • 7 days ago어디까지 왔니?바람이 심한 날 들에 나가보았다 흐린 하늘에 미세 먼지가 가득하다 봄이 오다 길을 잃을 것만 같은데 나뭇가지는 발그레하다 내가 묻기도 전에 봄이 먼저 인사를 건넨다tiamo1 (66)in steemzzang • 8 days ago씀바귀 나물날씨도 춥고 땅도 아직 품을 열지 않았는데 장터에 앉으신 할머니 깨끗하게 다듬은 씀바귀 뿌리를 가지고 나오셨다. 보름전에 씀바귀 나물 먹으면 일년내내 더위도 먹지 않고 학질도 걸리지 않는다고 써서 못 먹는다는 걸 억지로 먹이셨다. 엄마 생각나서 한 주먹 들고 왔다. 먹을 사람 있을지 모르면서...tiamo1 (66)in steemzzang • 9 days ago늦은 저녁식구들이 청국장을 좋아해서 겨울에는 자주 끓여 먹는다. 오늘도 청국장 끓인다고 하다 중간에 자꾸 다른 일이 생긴다. 또 막판에 두부가 없어 두부 사러갔다오니 시간이 훌렁 지나갔다. 이제 먹어보려나 하니 또 누가 찾아와 잠시 나갔다오고 결국 아홉시도 넘어 겨우 저녁 한 술 먹는다.tiamo1 (66)in steemzzang • 10 days ago맑음하늘이 맑다 더덕꽃 지고 씨앗을 쏟아낸 빈 자리 해가 든다 떨어진 씨앗들도 볕을 보면 꼬물꼬물tiamo1 (66)in steemzzang • 11 days ago내리사랑지인으로부터 전화가 왔다 잠깐 자기 집으로 오라고 마침 바쁜 시간도 지나고 멀지도 않은 곳이라 찾아갔다 벌써 낯익은 얼굴들이 웃음 소리가 가득하다 커다란 접시에 치킨이 수북하다 무슨 일인가 하니 친정오빠가 눈썹이 휘날리게 다녀갔다고 한다 시장통닭 생각난다는 막내동생 한 마디에tiamo1 (66)in steemzzang • 12 days ago연기가 끊어진 세상어느 마을에서 연기가 나면 괜히 반갑고 설레기도 한다. 연기가 무럭무럭 피어 올라가면 옛날 잔칫집이 생각난다. 요즘은 누구네 집에서 밥을 하는지 떡을 하는지 모르고 산다. 이웃에 아기가 태어나는지 결혼을 하는지 한 세상 소풍길 마치고 귀천을 하는지 모르는 세상 연기가 나면 무조건 반갑다.tiamo1 (66)in steemzzang • 13 days ago소비생활의 완성집앞 길건너편에 오피스텔이 있다. 대개 1인가구다. 1인가구는 쓰레기 배출량도 많다. 그중 음식포장용기가 가장 많고 그 외 생활용품 쓰레기와 택배박스다. 바람부는 날은 스티로플박스와 컵라면 용기 그리고 테이크아웃 커피 용기가 거리를 누빈다. 아들이 어린 아기였을 때에도 종이 기저귀를 사용하지 않았던 나도 지금은 위생문제로 종이컵을…tiamo1 (66)in steemzzang • 14 days ago달아, 천천히 가자오늘은 이 세상에 나를 있게 하신 분의 기일이다. 내 평생에 잊을 수 없는 얼굴 그러나 다시 만날 수 없는 얼굴 돌아보면 잘 한 건 없고 애를 끓이고 마음 조리게 했던 일만 떠오른다. 긴 밤이 될 것 같다.tiamo1 (66)in steemzzang • 15 days ago세대차이얼마전 집 근처를 지나다 주짓수라고 쓰인 간판을 보게 되었다. 무슨 뜻인지 모르는 나는 혹시 숫자를 배우는 곳인가 하고 곧 잊어버렸다. 어느 날 젊은 사람들의 대화에 주짓수라는 말이 오고갔다. 그게 운동이고 그곳이 도장이라는 것을 알게 되었다. 원래 운동에 문외한이기도 하지만 심한 세대차이를 느끼게 되었다.tiamo1 (66)in steemzzang • 16 days ago약속무궁화꽃이 지고 잎도 떨어진 자리 약속을 남겼다 잊지말고 꼭 다시 만나자고...tiamo1 (66)in steemzzang • 18 days ago달과 나무보름이 지났다고 그새 핼쑥해진 얼굴로 찾아온 달 달은 언제나 어둠과 함께 있다 어둠을 밀어내기보다 가장 깊은 어둠으로 찾아가 서로 어울린다 새 잎을 내기 위해 떨켜가 부푼 나뭇가지가 달빛에 젖어 빛을 내고 있다tiamo1 (66)in steemzzang • 19 days ago봄길에서군데 군데 눈이 쌓여 겨울의 흔적이 남아 있긴해도 하늘을 보면 봄이 멀지 않은 것 같다 나무 꼭대기에 지은 까치집도 하루 빨리 봄이 오기를 기다린다. 봄이 오면 까치가 알을 품고 아기 까치가 자라날테니tiamo1 (66)in steemzzang • 20 days ago컬링스포츠에 문외한인 나는 처음 컬링 장면을 보면서 경기라는 것도 몰랐다 빙판을 청소하는 것으로 생각하고 참 열심히 한다고 선수들과 옷도 똑같다고 어처구니 없는 소리를 버젓이 했다 역시 무식하면 용감하다tiamo1 (66)in steemzzang • 21 days ago물결세월이 가는 것을 본 사람이 있을까 바람의 발자국을 본 사람이 있을까 물결이 바람이 밟고 간 길을 보여준다 등이 휜 모래톱이 세월이 가고 있다고 알려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