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logHide Resteemstwentycenturyboy (60)in hive-102798 • 3 years ago[movie] 돈 룩 업지구 멸망은 할리우드 영화가 간혹 다루는 시나리오다. 21세기가 오기 직전 '인디펜던스 데이'와 '아마겟돈'이 동시에 혜성과의 충돌로 인한 지구 멸망의 상상을 선보였던 적이 있다. 당시 그 작품들을 본 나는 개연성 없지만 영화적 상상력으로는 그럴싸한 설정에 푹 빠져들었다. 여하튼 재난 상황에 처했을 때 인간이 어떻게 반응하는지를 보여주는 것은…twentycenturyboy (60)in stimcity • 3 years ago20세기 소년 장충동 시대의 종언다른 일을 보느라 사흘만에 20세기 소년에 왔더니 건물 관리인인지 부동산인지에서 붙여 놓은 임대 문의 플래카드가 통유리 창에 붙어 있다. 이로써 20세기 소년의 장충동 시대가 공식적으로 마감되었음을 알리는 표식 같았다. 우리는 이 공간을 지키기 위해 꽤나 파격적인 조건을 제시하며 건물주 설득에 나섰지만 상상을 초월하는 그들의 임대료 조건에는 부합하지…twentycenturyboy (60)in stimcity • 3 years ago의지와 운"오늘 손님이 올까요?" "오지 않을 것 같은데요?" 나와 택슨님은 동전 던지기를 해서 펍의 문을 일찍 닫을지 말지 결정하기로 했다. 그는 비트코인 모형을 던졌다. 그림이 새겨진 면이 나왔다. 문을 닫지 않기로 한다. 손님을 기다린다. 의지와 운은 상호작용한다. 어쩔 때는 운에 맡기고, 어쩔 때는 의지를 발동해야 한다. 불운도 운이기에…twentycenturyboy (60)in hive-102798 • 3 years ago[Movie] 스파이더맨 노 웨이 홈(2021)스파이더맨의 완결판이자 마블 시네마틱 유니버스의 리셋. 힘(Energy)과 홈(Home)에 대한 고찰적 은유.twentycenturyboy (60)in stimcity • 3 years agoServant의 변화공무원은 영어로 Puiblic Servant라고 번역된다. 직역하면 '공공의 종'이다. 보건소나 주민센터에 계신 분들은 실제로 그런 자세로 일한다. 친절이 도를 넘을 정도다. 그러나 돈 문제의 영역으로 접어들어, 이를테면 여러 서류를 구비해 접수하거나 할 때는 자세가 달라진다. 은행처럼, 시시때때로 문자를 보내 대출 받으라고 요구하고는 막상…resteemedmadoasis (72)in stimcity • 3 years ago후원 투자 요청몇 분의 지인들에게 다음과 같은 후원 투자 요청을 보냈고 답을 기다리는 중이다. 20세기 소년은 지난 6월 말부터 예술가 커뮤니티 그룹 ‘팀 춘자’와의 콜라보 운영을 추진해왔습니다. 이 협력 체계를 통해 이 공간을 문화 예술 커뮤니티 센터로 발전시키겠다는 당초의 계획을 좀더 구체화시킬 수 있었습니다. 이런 활동의 연장선에서 제가 팀 춘자의…twentycenturyboy (60)in stimcity • 3 years ago푸 사장의 푸념20세기 소년의 바로 옆 건물에서 고깃집을 운영하던 푸 사장이 결국 영업을 접기로 결심했다. 코로나 상황으로 인한 매출 타격을 더 이상 견딜 수 없게 됐기 때문이다. 내가 장충동으로 잠시 돌아온 일주일 동안 거의 매일 바에 앉아 푸념과 하소연을 쏟아낸다. "위드코로나가 시작된 11월에는 잘 됐어요. 이대로만 가면 매출 손실을 어느 정도 따라잡을 수…twentycenturyboy (60)in stimcity • 3 years ago다시 의지3개월간의 프랑스 출장을 마치고 20세기 소년으로 돌아온 뒤 일주일 동안 곤혹과 혼란의 나날이었다. 콜라보에 참여했던 팀 춘자 멤버들은 뿔뿔이 흩어졌다. 누군가는 깊은 슬픔을 감내해야 했다. 또 누군가는, 다행히도 여전히 이 공간을 지키고 있었다. 불빛이 흐려지는 느낌이 들었다. 갑자기 늪 속으로 깊이 침잠하는 기분이었다. 단절의 기운에 휩싸였다.…resteemedmadoasis (72)in stimcity • 3 years ago태어나서 처음 만난 자아20세기 소년의 부계정을 만들었다. 이 계정은 잠시 끊어진, 그러나 곧 이어질 프랑스에서의 자아를 반영할 것이다. 마법사 멀린이 20세기 소년의 문에 달아놓은 글귀를 계정명으로 썼다. 지난 여름 '20세기의 여름' 팝업 프로젝트를 수행할 때 나는 '광기 madness'라는 키워드를 뽑았드랬다. 'mad oasis'는 어쩌면 끊임없이…twentycenturyboy (60)in stimcity • 3 years agoAmigo, 친구페이스북이나 인스타그램에 사진을 올리면 그 사진 속의 풍경이나 인물에 집중하기 마련이다. 따로 언급하지 않는 이상, 누가 그 사진을 찍었느냐는 드러나지 않는다. 지난해 가을 산티아고 순례길을 걸을 때 이 사진을 찍었다. 모델은 당연히 나다. 아이폰이 "For You"라며 툭 하고 던진 이 사진. 누가 찍었을까? 나는 한참 생각했다. 누가 이토록…twentycenturyboy (60)in stimcity • 3 years ago선빵 날리는 사회"거기서 담배 피우시면 안돼요." 담배 피우고 있는 내게 이런 말을, 공무원이나 경찰이 아닌 시민이 같은 시민에게 거리낌없이 하는 나라는 내가 가본 나라를 통틀어 한국밖에 없다. 이걸 어떻게 받아들여야 할까. 자랑스러운 내 조국의 시민들은 자신에게도 엄격한만큼 타인에게도 엄격하다고 말해야 할까. 그래서 "거기서 담배 피우시면 연기가 위로…twentycenturyboy (60)in stimcity • 3 years ago집(house) 없는 자의 집(home)내겐 집이 없다. 없는 건 정확히 말해 home이 아니라 house다. 집이 없는 삶을 선택했다. 길게 따져볼 것도 없이, 주거비가 세계 최고 수준인 한국에서 집을 갖는다는 건, 나같이 가족이 없는 이에게는 엄청난 사치다. 이를테면 수도권에 혼자 살만한 아파트 한 채 값이 아무리 싸도 4억 원 안팎이다. 내가 집을 버리기 전의 경기도 고양시의 아파트…twentycenturyboy (60)in stimcity • 3 years ago미적 감수성자가격리 중이니 갇힌 기분이 드는 건 어쩔 수 없다. 문을 열어 환기를 시키고 잠깐 테라스에 앉아 커피 한 잔, 담배 한 개비를 피우는 여유를 부릴 수 있지만 휴대폰에 장착된 자가격리 앱이 내가 외출을 하나 안 하나 감시하고 있다는 사실이 바뀌진 않는다. 이 사실이 줄곧 나를 괴롭히고 있다. 나의 자발적 의지가 아닌 타의, 외부 환경, 시스템에 의해…twentycenturyboy (60)in stimcity • 3 years ago믿음릴에서 파리로 돌아오는 버스 안에서 라라 님이 내게 말했다. "내가 누군가에게 기대고 싶다면, 나 역시 기댈만한 사람이 되고 싶다고 생각했어요." 그 말의 여운은 꽤 오래 갔다. 그리고 계속 질문이 되어 가슴에 꽂혔다. 나는 내가 사랑하는 사람이 기댈만한 사람인가. 믿음직한가. 듬직한가. 질문은 금세 답을 찾았다. 나는 불안하다. 견고하지…twentycenturyboy (60)in stimcity • 3 years ago언어의 일관성계란을 '달걀'이라고 표기하는 곳은 대한민국에서 TV밖에 없다. 모든 세상은 계란인데, TV 자막만 꿋꿋이 달걀이다. 기왕이면 순우리말을 써야 한다는 TV의 원칙론은 존중할만 하다. 그러나 거꾸로 마구 생성되는 신조어를 무분별하게 남발하는 것은 어떤 원칙인가? 원칙이란 일관성을 전제로 한다. 계란은 달걀이고 야채는 채소여야 한다는 원칙은, 왜…twentycenturyboy (60)in stimcity • 3 years ago자존심다같이 식사 메뉴를 고를 때 내가 좀처럼 타협하지 못하는 음식이 있다. 못 먹는, 아니 안 먹는 음식이다. 나는 치즈와 햄버거를 안 먹는다. 약간 젊은 세대에겐 익숙한 음식이지만 나로선 안 먹는 나름의 이유가 있다. 미군부대에서 2년 3개월 간 복무한 나는 약 800일 가량 거의 매일 치즈와 햄버거를 먹어야 했다. 정확히 말해 치즈 들어간 햄버거.…twentycenturyboy (60)in stimcity • 3 years ago관계와 지능백신을 거부하고 있는 친구가 얼마전 백신을 맞은 자신의 친구와 나눈 메시지를 내게 소개하며 어처구니 없어 했다. 그들의 대화를 맥락적으로 재현하면 다음과 같다. "야, 만나자." "좋다. 근데 너 백신 안맞았으니까 코로나 음성 증명서 가지고 와라." "뭐? 왜 그게 필요한데?" "너 백신 안맞았잖아. 혹시라도 코로나 걸려 있으면 안되잖아."…twentycenturyboy (60)in stimcity • 3 years ago두려움의 실체코 쑤시고 파리행 비행기 타고 와서 백신 맞고 다시 코 쑤시고 한극행 비행기 타고 가서 자가격리하고. 이게 뭔 지랄인지 모르겠지만 본질은 백신이 아무 효용 없었다는 것이고 그럼에도 불구하고 두려움은 힘이 세다는 것이고 이 불합리함을 받아들이지 않으면 유사과학자들에게 선동된 이들의 손가락질을 당한다는 것이다. 그러니 바이러스가 야기한 종국의 두려움은…twentycenturyboy (60)in stimcity • 3 years ago계속 진격지금까지 나는 캐스팅을 기다리는 사람이었습니다만, 앞으로는 캐스팅을 하는 사람이 되려고 합니다. 기다리십시오. 그대가 명석하고 창의적이며 인간과 예술을 사랑한다면, 당신을 위한 멍석을 깔겠습니다. 여기 프랑스 파리에. 나는 이를 악물었고 계속 겁없이 진격합니다.twentycenturyboy (60)in stimcity • 3 years ago파리 일기 2021.11.24약 3개월간의 프랑스 일정을 마무리할 채비를 하고 있다. 오늘 한국 입국을 위한 코로나 테스트를 받았다. 헬싱키 경유 항공편으로 토요일 오전 인천공항에 도착한다. 이것은 귀국이 아니다. 한국은 내 집이 아니라 단지 국적지일 뿐이므로 그냥 경유지에 불과하다. 노마드에겐 고향이 없다. 오로지 사람만이 고향이다. 게다가 아직 프랑스에서 할일이 많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