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 한창 덴마크 아포칼립스 드라마가 넷플릭스에서 인기를 누리고 있을때, 나는 넷플릭스의 세계화를 실감했다. 스페인어나 프랑스어까진 그렇다 쳐도, 덴마크어 드라마를 볼 수 있을 줄이야! 인기는 시즌2까지 이어졌고, 평소 즐겨 찾던 알 수 없는 바이러스로 인한 인구 종말, 그로 인해 살아남은 생존자들의 심리를 다루는 물이라 거부할 이유가 없었다. ‘좀비’나 ‘질병’으로 사람들은 알 수 없는 죽음을 맞이하는데, 다름아닌 원인은 ‘비’라는데 있어 다른 SF물과는 차별화 된 점이 있다는 것이 흥미로웠달까.
이 드라마를 이끄는 건 다름아닌 한 시블링 ‘Sibling’ (남매라고 지칭할 수도 있지만, 이 또한 ‘남-여’인, 남자가 먼저 여자가 두번째인 성차별 의식이 담긴 단어라 시블링이라는 단어로 대체한다) 이다. 연구원인 아빠가 알 수없는 공포의 바이러스가 퍼지기 시작하며 비를 맞은 사람들은 모두 죽음을 맞이하게 되는 사태를 미리 파악하고 가족을 지하 벙커로 대피시킨다.
곧 돌아오겠다는 말을 남기고 떠난 아빠, 영문도 모르고 갇히게 된 가족. 문을 절대 열지 말라는 경고에도 불구하고 문을 열었다가 엄마가 아이들을 살리기 위해 희생한다. 아이들은 엄마를 죽였다는 죄책감과 고립감에 괴로워하지만, 곧 벙커에서의 삶을 적응해나가고, 그렇게 지난 것이 무려 6년. 아빠가 누나에게 남긴 의미심장한 말, “무슨 일이 있어도 동생을 지켜줘야해. 저 아이가 이 모든 일의 열쇠야” 을 품고 사명감으로 동생을 지키려 노력하는 누나.
시즌 1까지 시청하고 나니 덴마크어도 꽤나 다정하게 들리기 시작했다. 남매를 발견한 새로운 또래 무리와 함께 생존을 타협하고 점점 동지애를 발전시켜나가는 진행도 흥미로운데다, 도중 느낄 수 있는 넘치는 인간미들 또한 재미있는 요소다. 주목할 점으로는, 각 에피소드마다 테마가 존재한다는 것이다. 생존자 7명 그룹의 한명 한명의 사건이 터지기 전/후의 삶-즉 어떻게 살아왔는지, 왜 지금 여기에 남아있는지를 알려준다. 이 과정을 통해 캐릭터들에게 애정을 품게 될 것이다.
무슨 일이 있어도 동생은 잃지 않겠다는 각오와 생존하려는 나머지, 그리고 이미 폐허가 된 세상. 하여튼 아포칼립스물은 어떤 전개든지 상상하는 그 이상이다. 물론 생존을 위협하는 다양한 (좀비, 자연재해, 공기중 질병 등) 바이러스의 등장 또한 흥미롭지만 그 사이에서 살아남으려는 사람들 속 존재하는 굵고 탄탄한 심리전이야 말로 드라마를 가장 돋보이게 해주는 요소가 아닐까.
결국, 6년이란 시간을 벙커에 갇혀 지낸 시블링 (시모네, 라스무스) 은 바깥세상에서 생존해 닳고 닳은 사람들과는 대조적으로 순수한 면이 도드라지는데 그들의 변천사 (특히 남동생의 눈부신 성장) 또한 눈여겨 볼 만 하다. 이 시리즈로 스타덤에 오른 주연들의 후 활약으로 보자면 주인공인 시모네(누나) Alba August 는 스웨덴 출신 작가 Astrid Lindgren 의 기 ‘Becoming Astrid’영화의 주연을 맡았다. 덤덤하지만 반짝이는 눈망울을 가진 그녀의 연기가 돋보이는 작품이다.
한 영화나 드라마 시리즈에서 유독 눈에 띄는 배우를 발견하고 그들의 필모그래피를 따라가고 응원하는 여정 또한 참 특별하다. 그들의 성장 과정을 함께 할 수 있다는 것, 새로운 드라마 세계관에 관심을 가지게 된 것, 그리고 무엇보다 다음 에피소드를 누구보다 기다리고 있다는 것. 이것만으로도 충분히 큰 수확을 안겨준 드라마, ‘The Rai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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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AA
URL: https://www.themoviedb.org/tv/76719-the-rain?language=en-US
비가 바이러스의 원인이라니, 피하기 매우 어려운 상대네요.
덴마크어라... 그것도 특이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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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특하지만, 살펴보면 또 같은 사람사는 냄새 나더라고요. ㅎㅎ 포스터에도 나와있듯이 stay dry 젖지 말라고 하는데, 비를 피해 생존하는게 정말 어려울것 같긴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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