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aa 리뷰]헤게모니를 뒤집으려는 몸부림, <설국열차>

in aaa •  5 years ago 

movie_image.jpg

동명의 만화를 원작으로 한 <설국열차>는 봉준호 감독의 본격적인 글로벌 프로젝트다. 프랑스, 이탈리아, 독일, 베네룩스 3국(벨기에, 네덜란드, 룩셈부르크), 영국 등 유럽과 중국, 인도네시아, 홍콩, 타이, 대만, 베트남, 필리핀, 일본, 말레이시아, 호주, 뉴질랜드 등 아시아 그리고 북미(미국, 캐나다) 지역에서 개봉됐다. 영화 속 기차처럼 <설국열차>의 엔진은 전세계를 돌고, 또 돌았다.
기상 이변 때문에 빙하기가 새로 도래한지 17년째. 기차 한대가 유일하게 살아남은 사람들을 태운채 끝없는 순환선 위를 달리고 있다. 좁고 긴 기차 속 세계는 결코 평등하지 않다. 가진 게 없고 연약한 사람들은 꼬리칸에 있고, 머리칸으로 갈수록 가진 자들의 세계가 나타난다. 머리칸 사람들이 기차 속 세계를 지배한다는 점에서 파시즘적 사회이자 자본주의 사회의 축소판이다. 꼬리칸의 커티스(크리스 에반스)는 긴 세월 동안 반란을 준비한다. 그의 목표는 계급 간의 갈등을 조장해 견고한 기차 세계에 균열을 일으켜 열차의 지배자인 윌포드(에드 해리스)로부터 엔진을 되찾는 것이다. 꼬리칸부터 제압해 전진하는 과정에서 커티스를 포함한 혁명 세력은 열차의 보안을 설계한 남궁민수(송강호)와 그의 딸 요나(고아성)의 도움을 받는다.

movie_image-1.jpg

머리칸의 엔진을 빼앗는 것이 커티스의 목표인만큼 서사는 앞만 보고 질주하는 기차와 같다. 이들의 동선은 오로지 기차 안이다. 그들에게 기차 창 밖은 두려움의 영역이다. 빙하기 때문에 바깥 세상이 어떻게 바뀌었는지 아무도 모른다. 생존할 수 없는 환경인지도 확실치 않다. 앞칸으로 전진하는데서 발생하는 동력만큼이나 창밖으로 나갈 수 없는 밀폐감에 대한 공포도 크다. 결국 혁명을 달성하지 못하면 모두가 죽을 수밖에 없는 게임이다.
영화의 액션 또한 기차라는 좁고 긴 폐쇄적 공간을 활용해 설계됐다. 마치 액션 게임처럼 난관을 돌파해야 다음 칸으로 넘어갈 수 있다. 다음 칸에는 어떤 열쇠가 있을지 도무지 알 수 없는데서 서스펜스가 구축된다. “애초부터 자리는 정해져있어. 나는 앞좌석, 당신들은 꼬리칸. 당신들의 위치를 잘 알아야 한다. 당신들 자리나 지켜.” 메이슨(틸다 스윈튼)의 대사대로 <설국열차>의 액션은 단순히 액션영화로서의 쾌감보다는 헤게모니를 뒤엎기위한 몸부림에 더 가깝다.
김성훈

*<설국열차> : https://www.themoviedb.org/movie/110415-snowpiercer?language=en-US
*평점 : AAA

Authors get paid when people like you upvote their post.
If you enjoyed what you read here, create your account today and start earning FREE STEE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