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aa 영화리뷰]중국 선전의 권태기 커플을 그린 <습한 계절>

in aaa •  4 years ago  (edited)

<습한 계절>
Damp Seas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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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독 가오 밍/중국/107분/2020년

중국 남부 경제도시, 선전. 동과 주안은 권태기에 접어든 커플이다. 배우가 꿈인 동은 오래된 테마파크에서 경비원으로 일한다. 주안은 꽃가게에서 꽃꽂이와 배달을 한다. 어느 날 동은 테마파크에서 해고되고, 주안을 도와 꽃배달을 나선다. 그런데 두 사람에게 새로운 관계가 생긴다. 동은 매일 호수를 찾아오는 여성 유안과 가까워지고, 주안은 매일 자신에게 꽃을 배달하는 중년 남성 롱에게 이끌린다. 제목에서 짐작할 수 있듯이 동과 주안의 관계는 무더운 선전 날씨만큼이나 찌뿌듯하고 모호하다. 영화는 대화가 거의 이루어지지 않고 마지못해 유지하는 관계를 답답하게 그려내면서도, 한편으로는 새로운 관계에 관심을 내비치는 동과 유안의 욕망을 세심하게 포착해낸다. 스포일러 때문에 자세한 설명은 어렵지만, 손오공 분장을 한 채 골목을 날아가는 동의 모습은 거대한 어항 속 물고기 같은데, 그 풍경이 판타지 같으면서도 답답하다. <습한 계절>은 전작 다큐멘터리 <파이 구>를 연출한 가오 밍 감독의 신작으로, 얼마 전 막을 내린 전주국제영화제 국제경쟁 부문 대상을 수상했다.
김성훈

*<습한 계절> : https://www.themoviedb.org/movie/662343-damp-season?language=en-US
*평점 : AA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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