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트루먼쇼 (The Truman Show, 1998)

만일 태어날 때부터 24시간 내내 일생을 관찰 당하는 삶을 산다고 한다면, 어떤 기분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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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송국 놈들의 선택을 받은(?) 트루먼은 24시간 리얼리티쇼를 통해 태어났을 때부터의 모든 순간을 전세계 사람들과 공유하게 된다. 그의 주변을 둘러싼 모든 해프닝들은 이미 짜여진 쇼! 교육부터 직업, 심지어 사랑까지 우연을 가장한 필연 속에서 살아가는 트루먼의 삶은 한 편의 시나리오이다. 걱정도 고민도 할 필요없이 그저 주어진 운명을 따라가기만 하면 되는 그에게 역경이라는 단어는 존재하지 않는다. 하지만 예상치 못 한 변수가 발생하게 되는데, 이는 미처 통제하지 못 한 트루먼의 모험심이라 할 수 있다. 자꾸만 바다 너머의 세상을 꿈꾸는 트루먼과 그가 인공 스튜디오의 존재를 알아차리지 못 하게 하기 위한 제작진의 끊임없는 신경전! 과연 이 쇼의 결말은?

영화 <트루먼쇼>는 트루먼을 제외하고 모두가 한 편이 되어 리얼리티를 빙자한 고도의 몰래카메라 쇼라고 할 수 있다. 태어났을 때부터 인공 스튜디오 안에서 자기 자신만을 제외한 모든 것들이 꾸며진 삶을 살아가는 트루먼. 하지만 점차 나이가 들어가며 늘 똑같이 흘러가는 자신의 삶에 지루함을 느끼게 된다. 이를 지켜보는 사람들은 억지스러울 정도의 사건들을 발생시키며 트루먼을 막아서고 그럴수록 더 자신의 세상이 이상하다는 것을 느끼게 되는 트루먼. 심지어 사랑하는 사람까지 정해진 방향으로 흘러가야 하는 상황에 이르자 그는 더욱 더 바다의 끝을 동경하게 된다.

개인적으로 특히 이 부분에서 나는 큰 인상을 받았다. 일반적인 드라마, 영화 등의 경우 주인공이 사랑에 빠져야만 하는 대상은 이미 설정되어 있다. 주변에 아무리 많은 사람들이 존재한다 하더라도 그들은 이미 서로를 사랑해야만 한다는 공식 속에 잘 짜여진 수식과도 같은 것이다. 하지만 현실적으로 사랑이라는 감정은 이미 정해진 누군가에게로 향하는 것이 아니다. 따라서 이러한 점에서 드라마같은 삶 혹은 영화같은 삶은 절대로 실현 불가능한 이상이다. 우리는 우연히 사랑에 빠지는 경우가 대다수이기 때문이다.

따라서 트루먼의 삶을 사실상 지속되기 어려운 구조라고 할 수 있다. 현실을 지배하는 우연성이 하나도 없기 때문이다. 본인의 자유의지을 존중받을 수 없는 고립된 삶을 묵묵히 수용할 수 있는 사람이 있을까? 하지만 한편으로는 그런 삶도 나쁘지 않을 것이라는 생각이 든다는 점이 씁쓸하다. 자유의지라는 이름 뒤에 감춰진 불안정성은 인생을 더욱 즐겁고 흥미로운 방향으로 이끌어주기도 하지만 너무 오래 지속될 경우, 불안함으로 변모하게 된다. 그리고 현 사회는 이 불안함마저 너무나도 오래 지속되고 있는 상황으로 되려 자유의지를 포기하게 만드는 결과를 만들게 된 것은 아닐까 생각한다. 트루먼쇼를 바라보는 시선 속에 그 사회의 사회상이 담길 수 있다는 생각이 든다. 영화 <트루먼쇼>가 처음 개봉되었을 당시에는 트루먼을 향한 연민, 제작진을 향한 분노가 주를 이루었다면, 현재의 시선은 어떤 감정을 느끼고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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벌써 20년도 넘은 영화임에도 세련되었다 말하고 싶다. 예리한 통찰이 머리를 멍해지게 만들었다. 영화 <트루먼쇼>의 이름이 지금도 종종 회자되는 이유, 아니 회자될 수 밖에 없는 이유를 알 것 같다. 더불어 감히 앞으로도 이 이름을 계속해서 듣게 될 것이라 확신한다.

Movie URL : https://www.themoviedb.org/movie/37165-the-truman-show?language=en-US
Critic: AAA