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화를 보는듯한 아름다운 영상미, 르누아르 [Renoir]

르누아르 (2012)

Renoir
드라마
프랑스
2014.02.13 개봉
111분, 청소년관람불가
(감독) 질레 보르도
(주연) 미셸 부케, 뱅상 로띠에르, 크리스타 테레

아름답고 평화로운 프랑스 남부, 뼈가 굳어져가는 병에 걸린 인상파 화가 오귀스트 르누아르는 꿈에 그리던 여인 뮤즈 데데를 만나 다시 예술혼을 불태운다. 르누아르의 누드 모델이 된 배우 지망생 데데는 치명적인 매력으로 전쟁에서 돌아온 르누아르의 아들 장의 마음을 차지하게 된다. 하지만 둘의 사랑이 깊어질수록 오귀스트의 병은 악화되고 장의 부대 복귀 날짜는 다가오는데...

source

남프랑스의 아름다운 마을 카뉴쉬르메르(Cagnes-sur-mer)에 정착한 빛의 화가 르누아르의 말년의 삶과 미술에 대한 그의 철학을 엿볼 수 있는 영화이다. 뼈가 굳어져 가는 병에 걸려 제대로 걷지도 못하고 병이 점점 악화되는데도 마지막까지 그림을 그려야 한다는 그림에 대한 집념이 인상적이었다.

source

이 영화의 가장 매력적인 부분은 장면 하나하나가 모두 따뜻한 빛으로 넘쳐나는 르누아르의 그림을 보듯 아름답다는 점이다. 부엌에서 하녀들이 손질하고 있는 채소나 생선 내장 까기도 정물화의 소품처럼 배치되어있고 의상이나 헤어스타일도 마치 르누아르의 그림속에서 걸어나온 인물들을 보는 듯 하다.

칸 영화제의 심사위원들로부터 르누아르의 그림을 영화로 재현했다는 극찬을 받기도 했는데, 따뜻한 빛이 가득한 그림같은 장면을 위해서 매직아워에 영화 대부분을 촬영했다고 한다.

매직아워(magic hour)
일출 또는 일몰 후 수십분 정도 빛의 색상이 부드럽고 따뜻한 금색으로 빛나는 상태가 되는 시간.

source

모델 데데와 사랑에 빠진 르누아르의 아들 장은 바로 영화 사상 가장 위대한 감독 중 한 명으로 평가받고 있는 장 르누아르 감독이다. 영화가 어디까지 사실인지 모르겠지만 미래에 대한 특별한 계획이나 꿈이 없이 무기력하게 지내던 장이 배우 지망생이었던 데데의 영향으로 영화감독의 꿈을 키워가는 모습을 볼 수 있는데, 그런점에서 데데는 아버지 르누아르와 아들 르누아르 모두에게 예술적 영감을 준 뮤즈였던것 같다.

하지만 뛰어난 영상미가 아깝다는 생각이 들 정도로 영화 자체는 다소 실망스럽다. 아버지에 대한 얘기인지 아들에 대한 얘기인지도 명확하지 않고 작은 갈등들이 전체 흐름속에서 서로 연결되지 않고 각자 따로 노는 느낌이랄까. 이해가 잘 안되는 장면들도 있었는데 감독의 예술성인지 단순히 연출력 문제인지는 나로선 판단하기 어려웠다.
아버지 르누아르 혹은 부자 르누아르의 미술과 영화에 대한 철학이나 그런 철학을 갖게 된 배경 등에 대해 좀 더 집중했으면 좋았겠다는 생각이다.

영화가 청소년 관람불가인 이유는 누드모델 때문인데 이 조차도 야하다는 생각보다는 명화를 보는 느낌이다

-아버지 르누아르의 그림에 관심 있으신 분
-아들 르누아르 감독의 청년시절에 관심 있으신 분
-영화에서의 영상미를 중요하게 생각하시는 분
-남부 프랑스의 아름다운 자연을 감상하시고 싶은 분들께 추천드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