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시성 전투를 다룬 영화 <안시성>을 봤다. 영화에 대한 사전 정보가 없이 영화를 봤다. 양만춘 장군 역할을 조인성이 했다는 것에 놀라며 영화를 보기 시작했다. 장수 역할에 어울릴만한 배우가 아니라는 편견을 가지고 있었기 때문이다. 결론적으로 나는 영화 <안시성>에서 양만춘 장군 역할에 조인성이 캐스팅되었다는 게 매우 잘됐다는 생각을 갖게 됐다.
안시성 전투와 양만춘
안시성 전투는 645년 안시성까지 진격해온 당군을 오랫동안 막아낸 전투이다. 당시 안시성주인 양만춘은 쿠데타로 정권을 잡은 연계소문에게 복종하지 않아 반역자 취급을 받기도 했다. 하지만 당태종이 이끌고 온 대군의 공격을 버텨냈고 결국 안시성을 지켜냈다. 그렇기 한국에서는 고구려 구국의 영웅으로 추앙을 받아왔다.
안시성주 양만춘의 행적은 알려진 바가 많지 않다. 안시성 전투에 대한 기록은 남아있지만 성주 양만춘에 대한 기록은 거의 없다고 한다. 영화의 마지막 장면에 묘사된 것처럼 양만춘이 쏜 화살이 당 태종의 눈에 명중했다는 기록이 14세기 고려의 시에 등장하기는 하지만 어떤 사서에도 그런 기록은 없다고 한다. 결국 안시성주 양만춘에 대해서 우리가 알고 있는 사실이 많이 않다고 말할 수 있다.
미지의 인물 양만춘, 그리고 배우 조인성
영화 <안시성>에서 배우 조인성을 통해서 묘사된 양만춘은 내가 예상하지 못했던 리더의 모습이었다. 조인성이 연기한 양만춘의 모습은 내가 사극이나 역사극에서 자주 봤던 장군의 모습이 아니었다. 영화 <안시성>에 등장한 양만춘의 모습은 한 마디로 솔선수범하는 지도자, 그리고 믿을 수 있는 지도자였다.
위계질서를 중요하게 여기는, 명령과 복종이 절대적 선이라고 여기는 그런 지도자가 아니었다. 조인성의 차분한 목소리로 말하는 안시성주 양만춘. 그의 음성은 장수라기보다는 형, 오빠에 가깝다. 격식 없이 사람들을 대하는 성주의 모습, 그리고 그 성주를 온몸으로 신뢰하는 성민들의 모습은 요즘에는 상상도 할 수 없는 모습이었다.
현재 한국사회에서 지도자를 온몸으로 신뢰할 수 있는 국민이 한 사람이라도 있을까? 하지만 영화 <안시성>에서는 그 모습이 눈 앞에 펼쳐진다. 기록이 많지 않아서 우리에게 잘 알려지지 않은 양만춘의 모습을 이렇게까지 아름답게 묘사한 것이 엄청난 역사의 왜곡이라고 볼 수도 있겠지만 영화를 통해서 참된 지도자의 모습과 그 지도자를 전적으로 신뢰하는 추종자들의 모습은 어쩌면 현재 우리 사회에 조금 필요한 양념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그런 점에서 나는 영화 <안시성>을 재미있게, 또한 감동적으로 감상했다.
Original post here: https://vistadelmundo.tistory.com/456
영화 URL: https://www.themoviedb.org/movie/535389?language=en-US
평점: AAA
평이 많이 갈리던데... 이 리뷰를 보고 꼭 보고 싶어졌습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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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는 재미있게 봤습니다. 저도 처음에는 기대를 하지 않았는데, 괜찮더라고요.
물론 연개소문 역의 유호성이 조금 어색하긴 했습니다. 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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