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O FILM NO LIFE] 가버나움 / 나딘 라바키

in aaa •  5 years ago  (edi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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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추천은 신중히.

어렸을 적엔 내가 재밌게 본 영화를 주변 사람들에게 많이 추천했다. 좋은 건 물건이든, 음식이든 나누고 싶은 마음이 절로 생기기 때문이다. 누구라도 그러할 것이다. 하지만, 나이가 들수록 내가 재밌게 본 영화가 다른 사람에게도 좋을지, 그 사람의 취향에 맞을지 잘 몰라 쉽게 추천하지 않게 되었다.

주변 친구들도 마찬가지. 그들이 내게 권하는 영화는 내가 정말 좋아할 거 같은 느낌이 드는 작품이다. 어느 순간, 서서히 우린 서로의 취향을 간파하게 된 것일 테다.

가버나움. 친구 고은이 추천해준 영화다. 추천해준 순간 이미 내가 그 영화를 볼 거라는 확신이 있지 않았을까. 그래서 난 봤다 결국.

비디오테이프로, DVD로 영화를 빌려보던 시절을 지나, 요즘은 TV나 PC보다는 핸드폰이나 아이패드로 영화를 보면서 좋은 장면은 꼭 캡처한다. 사진 찍듯이 신중하면서도, 베스트를 건지기 위해 여러 장을 찍는다.

캡처한 사진이 많을 수록 그 영화는 분명 내게 좋은 영화다. 사진을 찍는 사람의 표정은 언제나 좋지 아니한가. 좋아서 마구마구 찍고싶은 것이다. 감상에 방해가 되니, 쭉 보다가 나중에 저 장면으로 돌아가 캡처를 해야지 하면서 본다.

마지막 장면이 특히 기억에 남는 영화가 있다. 최근에 본 [조커]도 그렇고, [플로리다 프로젝트], [트레인스포팅], [중경삼림] 등등 셀 수 없이 많다. 이 영화도 그러하다. 감당하기 어려운 삶의 무게에 내내 그늘져있던 어른의 얼굴을 한 소년이었는데, 끝내 진짜 소년 같은 미소를 보여준 것이다.

끝이 좋으면 다 좋다. 처음이 안좋았더라도 끝이 좋으면 용서가 된다. 그래서 추천한다. 가버나움, 처음부터 끝까지 캡처하고 싶은 순간이 많았던 영화이다.

나를 태어나게 한 부모를 고소한, 나이가 12살인지도 확실하지 않은 소년의 이야기.

• Movie URL : https://www.themoviedb.org/movie/517814-cafarnaum?language=ko-KR
• Critic : AA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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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까이서 볼 때 비극인 삶이 희극으로 비쳐지는 날이
올까요? 가버나움 배우의 말간 눈이 가끔 너무 슬퍼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