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가 한국에서 대학을 다닐때 친했던 형의 석사논문을 도와준 적이 있었습니다. 과의 특성상 실험이 좀 필요했었는데요. 지금 정확하게 기억은 안나지만 그 형과 같이 석사과정을 밟고 논문을 준비하는 사람이 15-20명정도 안팎이었던 걸로 기억합니다. 그 형은 저와 여러곳을 왔다갔다하면서 실험을 몇번씩하고 결과를 내고 결과에 대한 고찰을 쓰는 작업을 했었습니다. 그런데 그 형이 충격적인 이야기를 했었습니다. 본인 이외에 다른 석사 논문을 쓰는 사람들은 단 한명도 실험을 하지 않는다고 했습니다. 실험을 '하는 척' 하는거죠. 그리고 실험 결과를 본인들이 이미 생각하고 있는 결론과 대충 짜맞춰 논문을 마무리한다는 것이었습니다. 정말로 학위를 위한 논문인거지요.
모든 논문은 정말 믿을만 할까요? 고등학교때 한 의사선생님께서 종합병원에 과장급에 계셨는데 가장 무서운 수련의가 있다고 했습니다. 논문 달랑 하나만 읽고와서 이거대로 해야한다고 강하게 주장하는 사람들이라고 했습니다.
저도 졸업 때 논문을 썼습니다. 정말 밤을 새면서까지 제가 실험에서 얻은 결과와 대조하며 논문들을 찾았습니다. 문제는 제가 한 실험의 반대되는 결과를 얻은 논문도 많고, 비슷한 결과를 얻은 논문도 많다는 겁니다. 그럼 저는 도대체 무엇을 믿어야 할까요?
한 암이 1000명중의 한 명 꼴로 발병한다고 가정합시다. 그 암을 진단하는 혈액검사를 하는데 그 혈액검사의 정확한 진단률이 90%입니다. 즉 위양성(검사는 양성이나 실제로는 음성)으로 나올 확률이 10%, 위음성(검사는 음성이나 실제로는 양성)으로 나올 확률이 10%라고 합시다.
의사 선생님들은 이렇게 말합니다.
"혈액검사를 해보시죠. 진단률이 90%라 정확한 편입니다."
여기 한 마을이 있습니다. 인구가 만명입니다. 여기서 암이 1000명중 한 명 꼴로 발병하니까 10명이 실제로 암이 있습니다. 그럼 건강한 사람은 총 9990명이겠죠?
위양성, 즉 검사는 양성으로 나왔으나 실제로는 건강한 사람일 확률은 10%니까 9990명 중의 10%, 999명입니다. 그리고 실제로 암에 걸린 사람중에서 양성판정을 받을 확률은 90%니까 10명 중의 90%, 9명입니다.
그럼 총 999+9=1008명이 양성판정을 받았습니다.
여러분이 진단률이 90%인 암 혈액검사를 했습니다. 거기서 양성판정이 나왔습니다. 거기서 실제로 여러분이 암에 걸렸을 확률은 9/1008, 즉 0.89퍼센트입니다.
논문으로 다시 돌아와 볼까요? 어떤 약품에 대한 실험을 1000명을 대상으로 했습니다. 아무 조치도 취하지 않은 그룹이 30명정도 자연적으로 개선을 보였습니다. 그리고 약품을 투여한 그룹이 50명정도 개선을 보였습니다. 그럼 논문의 결과는 어떻게 나올까요?
플라세보 그룹의 3%정도는 자연개선을 보였고 약품을 투여한 그룹은 5%정도의 개선을 보였다라고 발표할까요? 아니요 그렇지 않습니다. 30명과 50명을 부각시킬겁니다. 30명이 자연개선할 수 있는걸 50명으로 끌어 올렸으니 20명이나 더 개선효과를 나타낸 것이죠. 약 67%의 상승효과가 있습니다.
제가 논문을 너무 폄하했거나 비약이 심했을 수도 있습니다. 그런데 정말로 생각해봐야한다는 겁니다. 의사들은 일반인들에게 그들이 보고 싶은 결과나 논문들만 볼 것이 아니라 그들이 정말 믿을 수 있을 만한 논문들을 읽었고 그것들을 검증해봤냐는 겁니다.
수많은 연구 논문들이 연구비를 따내기 위해 필사적으로 노력한 결과입니다. 그리고 그들이 필요한 결과들을 내지 못하면 연구비는 끊길 수 밖에 없지요. 제약회사는 어마어마한 돈과 로비를 통해 논문까지 자신들의 약품들을 위한 방어막이나 판매의 촉매제로 사용할 수 있다는 것이지요.
어느 한 프로그램에서 저탄고지에 대한 논쟁을 다시한번 했습니다. 그리고 저탄고지에 반대하는 한 의사분께서 논문 이야기를 하셨습니다. 1500명이상 대상으로 2년동안 저탄고지와 저지방식의 비교를 했답니다. 2년후 비교를 해보니 서로간의 차이가 없답니다. 그런데 저에게는 굉장히 이상했던 언급을 이후에 했습니다. 심지어 저탄고지를 했던 사람들에게 포화지방을 10% 이내로 제한했다는 겁니다. 그것도 2년동안이나요. 제 생각에 실험 국가가 한국일리는 없고 미국이나 유럽권이 아닐까 싶습니다만.... 그러면 더 심각해집니다. 그 쪽은 유제품을 엄청나게 먹는 나라니까요. 포화지방을 아예 제한했다라고 하면 오히려 조금 이해가 갈겁니다. 동물에게서 나오는 유제품도 먹지 않는 채식주의자를 상대로 했다고 생각하면 될거니까요. 그것도 아니고 10%이내로 제한한다면 채식주의자가 아닐 확률이 높습니다. 고기도, 유제품의 모든 것도 극도로 제한한다는 것인데요. 거기다가 저탄수화물이니까 쌀, 밀, 감자, 고구마등 탄수화물이 많은 채소도 먹을 수 없습니다. 그럼 그들에게 정말 무엇을 먹였다는 걸까요?. 그 실험대상들은 정말 2년동안 그렇게 성실히 실험에 임할 수 있었을까요? 제 상식으로는 정말 이해할 수 없는 논문입니다.
SBS 스페셜에서 한번은 몽고인들에 대한 다큐를 만든적이 있었지요. 초원에 사는 전통적인 몽고인들은 자연에서 나는 풀을 먹고 자라는 가축들만 먹고 사는 민족이었습니다. 물론 그 다큐의 포커스는 "자연에서 풀을 먹고 자라는 가축"이었습니다. 그렇지만 어찌됐든 그들의 식생활에서 고기는 90%이상입니다. 여름에는 젖을 짜서 요거트와 치즈와 비슷한 것들을 먹고 살구요, 겨울에는 양과 염소등을 잡아서 먹습니다. 과일도 없고 먹을만한 채소도 전혀 키울 수 없어 정말 말 그대로 유제품과 고기만 먹고 살고 있죠. 그런데 그들은 혈액검사에서 성인병의 지표를 알 수 있는 혈압, 콜레스테롤등 모든 수치가 정상이었습니다. 그들은 어릴때부터 포화지방을 그렇게 먹어왔는데 왜 그들이 말하는 성인병은 전혀 걸리지 않는걸까요? 몽고인들은 현대인과 인종이 다른걸까요? 아니면 그 인종은 "예외"로 따로 분류를 해버리는 걸까요? 한국인도 몽골리안의 피를 가지고 있는데 왜 우리는 그렇게 해서는 안된다고 하는 걸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