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 여자 / 전순옥]
여름내 초록 옷 만 입던 그 여자가
나타났습니다
머리는 풀어 갈대처럼 날리고
창백해진 얼굴은 감빛으로 볼터치를 했습니다
입술은 빨간 고추색으로 농염하게 바르고
선선한 바람에 초록이 지겨운지
화려한 옷으로 점점 바뀌고 있습니다
하루는 알록달록한 원피스로
하늘 거리며 팔락이고
하루는 노란 국화 정장을
그윽하게 입고
목엔 메밀꽃 스카프를 두른
한껏 멋 부린 저 여인
실룩이는 풍성한 엉덩이에
벼이삭은 차마 부끄러 고개를 숙이고
저만치 허수아비 아저씨는
손짓을 하며 유혹을 합니다
맘씨 넉넉한 그녀는 파란 미소만
창공에 날릴 뿐.
앞자락 가득 안고 가는 저 여인
아마도 가을을 잉태한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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