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기업의 앱 플랫폼 사업 전략

in app •  7 years ago  (edited)

전에 윈도우 앱스토어 출시 준비 과정에 참여하면서 글로벌 기업이 어떻게 플랫폼 사업을 운영하는지 배울 수 있는 기회가 있었다. 국내에서도 플랫폼 사업을 하려고 하거나, 할 수 있는 여건이 되는 기업들이 있는데 아직은 그에 비해서 플랫폼 사업에 대한 이해나 투자가 많이 부족한 것 같다. 그래서 안타까운 마음에 그 때 경험한 것에 대해서 공유를 좀 해야 겠다고 생각했다. 오지랖인지도 모르겠지만, 플랫폼을 만들고 싶은 회사의 담당자라면 참고해 보면 좋겠다.

플랫폼의 본질은 참여하는 파트너가 가치를 얻을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고 기회를 나누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과거 윈도우가 앱스토어를 출시하면서 파트너들의 참여를 이끌어내는데 가장 중요한 키 메시지는 윈도우 사용자가 수억명에 이르니 이 사용자들에게 스토어를 제공하고 거기에서 앱 다운로드를 통해 발생하는 비즈니스 기회를 나누자는 것이었다.

실제로 파트너와 가치를 나누는 구조를 만드는 것은 매우 어려운 일이다. 플랫폼 자체가 성공한 프로덕트가 되어서 풍부한 사용자 층을 확보해야만 하고, 참여자가 원하는 가치(수익, 유입, 평판, 또는 참여자가 달성해야 하는 비즈니스 성과)가 실제 발생할 수 있도록 활성화된 서비스를 만들어 줘야 한다.

이 때 사용자가 많고 참여율이 높은 충성도 높은 제품을 이미 가지고 있다면 플랫폼 사업을 하기에 매우 좋은 기회를 가지고 있다고 할 수 있다. 국내에서는 카카오나 네이버라던가, 라인과 같은 회사들이다.

국내에도 이렇게 플랫폼 사업을 해볼만한 서비스들이 있고 아직 더 큰 기회가 있다. 모바일게임, 웹툰, 이모티콘, 음악 서비스 등이 어느 정도 플랫폼 사업의 형태를 띄고 있지만 여기서 좀 더 나아가서 앱 플랫폼으로서 성공 사례가 나타나면 좋겠다는 생각이 든다.

그렇다면 글로벌 기업들은 플랫폼 사업을 어떻게 할까? 앱스토어의 경우 IT 분야에서는 꽤 오래되고 성공한 플랫폼이라고 할 수 있고 그 이전에도 IT 초창기부터 응용프로그램 생태계라는 게 있었다.

앞서 말한 것처럼 플랫폼을 만들려면 참여자가 가치를 얻을 수 있는 플로우가 먼저 만들어 져야 한다. 앱스토어의 경우에는 유저가 앱을 다운로드 하거나 유료로 결제하는 기능이 가장 중요한 핵심 기능이라고 할 수 있다. 그리고 원하면 참여자 누구라도 이 기능에 접근할 수 있도록 참여를 신청할 수 있는 서비스와 이를 허용하는 시스템이 갖춰져야 한다.

특히 누구나 계정을 등록하여 앱을 제출하고 검수 승인하는 시스템은 앱스토어에서 가장 많은 투자를 하는 영역인데, 보다 많은 참여자들을 불러모으고 이를 효과적으로 유통하기 위해서 필요하다. 예를 들어 앱스토어가 10만개 앱을 출시했다고 했을 때 10만이라는 숫자를 달성하려면 이러한 시스템 없이는 거의 불가능하다. 플랫폼의 확장가능성을 만드는 구조라고 할 수 있다.

앱을 하나의 상품이라고 했을 때, 오픈마켓처럼 판매자를 등록하고 앱이라는 패키징해서 등록하는 시스템을 만들었다고 하자. 그럼 그 다음에는 판매자를 불러모아야 한다. 윈도우 같이 거대한 사용자 층을 기반으로 시장기회를 가진 MS의 경우에도 앱 판매자(개발사)를 모으기 위해서는 전사의 역량을 집중해서 사활을 건 노력을 한다. 소수의 열성적인 개발사들만 알아서 찾아오지 대다수의 경우는 직접 찾아가서 설득을 해야 한다.

만약 예를 들어 대형 서점을 만든다고 가정해보자. 도서를 구비하기 위해서 어떤 활동을 벌여야 하는지 생각해 볼 수 있다. 우선 사람들이 자주 찾는 인기있는 베스트셀러들을 구비해야 한다. 또한 대형 서점은 충분히 많은 다양한 책을 확보할 필요가 있다. 그래서 베스트셀러에 해당하는 킬러앱과 다양한 사용자 니즈를 맞출 수 있는 앱의 다양성을 확보하는 노력을 해야 한다.

이 중에 킬러앱을 구비하는 것은 먼저 선행되어야 하면서도 굉장히 어려운 일이다. 또한 다양성을 확보하는 일도 동시에 진행되어야 한다. 유저는 둘 중에 하나만 있는 경우에는 만족시키기 어렵다. 이를 달성하기 위해서 플랫폼 사업자는 사업개발과 마케팅, 그리고 엔지니어(에반젤리스트와 기술지원)로 구성된 크로스 펑셔널 조직이 필요하다. 대단히 중요한 역할임에도 불구하고 보통은 이러한 조직에 충분한 투자를 하지 못 하는 것 같다.

이 중에서도 앱 플랫폼의 경우에는 에반젤리스트(또는 그와 유사한 직무)의 역할이 중요하다. 제품과 플랫폼의 전문가로 처음 플랫폼을 전파하는 역할을 한다. 전제로 에반젤리스트가 제대로 일을 하려면 앞서 말한 앱 개발 플랫폼이 구축되어 있어야 한다. 에반젤리스트는 킬러앱과 다양한 앱 파트너들을 모두 설득하는 메시지 전달자의 역할을 한다. 사업개발은 킬러앱에 집중하여 주요 파트너들을 찾아 1:1으로 참여를 이끌어내고, 다양한 앱들은 1:N으로 마케팅 프로그램으로 접근하여 앱 파트너를 모아야 한다.

처음에 참여를 이끌어 내는 작업은 적절한 파트너 오퍼링이 필요하다. 처음 참여하는 파트너는 시장이 열리기 전에 투자를 해야 하기 때문에 리스크가 크다. 킬러앱을 가진 파트너일수록 신중하게 하려고 할 것이다. 시장이 열리고 어느 정도 사용자들이 모인 다음에 들어가도 늦지 않을 거라는 자신감이 있기 때문이다. 이 경우에 리스크를 헷지하고 초기 진입에 혜택을 주는 것이 오퍼링이다. 디자인이나 개발 지원, 각종 프로모션, 금전적 혜택을 제공하는 것을 그 예로 들 수 있다.

이 밖에도 구체적으로 해볼 수 있는 여러 가지 활동들이 있는데 이런 것들은 상황에 따라 담당자의 역량으로 실행하면 되는 것들이라 자세한 설명은 예전에 써놓은 글을 소개하고 이 정도로 정리를 하고자 한다. http://uxfactory.tistory.com/920

사실 이 글을 쓰게 된 계기는 카카오나 네이버/라인 같이 유저 기반이 폭넓은 회사에서 플랫폼 사업을 잘 진행해서, 우리(원티드) 같은 스타트업들이 그들의 플랫폼 기반에서 사업을 키울 수 있기를 바라는 마음에서 쓰게 됐다. 아직은 플랫폼 사업에 대한 투자가 많이 부족한데 글로벌 기업의 플랫폼 사업 관계자들을 영입하여 이런 부분을 잘 갖춰나가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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