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40201 기록

in avle-pool •  7 days ago  (edi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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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은 비교적 훈훈한 날씨라고 한다. 며칠 있다가 다시 추워질 거라고 해서 후다닥 세탁기를 돌렸다. 겨울이 되면 한 달에 두 번 정도 할까? 여름에는 이게 성가시지 않지만 지금은 노가다다. 집의 인테리어가 소형 드럼 세탁기 공간으로만 설계 되서 어쩔 수 없이 베란다에 세탁기를 설치했다. 지난번 세탁 후 사용된 팬티와 양말이 넘나 쌓였다. 바꿔 입을 것이 얼마 안 남아서 조마 조마 했고 계속 영하권 날씨라서 동파 위험으로 베란다의 물을 사용할 수 없었다. 혹시라도 배수구가 얼어서 막히면 낭패이기 때문이다. 게다가 베란다에서 온수가 공급되지 못하기 때문에 목욕탕에서 뜨거운 물을 받아다가 양동이로 수십 번 왔다리 갔다리 퍼 날라야 한다. 그래서 겨울만 되면 세탁하는 게 아주 귀찮다. 뜨거운 물 채우고 세탁기 모드가 끝나고 헹굼 모드로 넘어갈 때 후다닥 다시 뜨거운 물 공급을 위해 목욕탕에서 베란다까지 왔다리 갔다리 해야 한다. 이렇게 세 번 즈음 하고 나니 마음이 뿌듯하고 든든해 졌다. 내일이면 뽀송뽀송한 양말과 팬티가 넉넉하니 옛날 산골 화전민의 땔감 가득 채워진 혹은 70년대 주택가 연탄 가득 채워진 그 기분 이해 가득하다. 말려 놓은 거 걷지도 않고 그대로 두다가 하나 씩 꺼내 쓰다 보면 또 시작해야 한다. 이렇게 두어 번 더 하면 따뜻한 계절이 온다. 세탁이 끝나고 보니 오후 5시는 충분히 넘어섰다. 해가 아직 떨어지지 않으니 날이 확실히 길어졌다. 월요일이면 입춘(立春)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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