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들레
LA 고모님께서 오셨으니 오랜만에 가족 모임을 갖게 되었다. 아버지 모시고 종로의 한정식집에 갔는데 세상이 엄청 많이 변해서 깜짝 놀랐다. 음식점이 종각역에서 교보빌딩 가는 길에 있는데 여기 언제부터 이렇게 고층 빌딩이 늘어 섰는지... 별천지였다. 얼마 전 친구 만나러 합정역에 갔을 때도 같은 기분이였다. 서울에 자주 가지도 않았을 뿐더러 가도 꼭 가는 곳만 가다 보니 옛날에 자주 다녔던 길이라도 10년이면 강산이 변한다는 옛말이 이제는 빌딩도 변한다고 바꿔야 한다. 젊은 시절 나이드신 분들 과거 회상하는 그 모습을 내가 고대로 따라하고 있으니 웃음이 쓰다. 촌티 나고 옛날 집이 많았던 예전 그 거리에 으리으리한 큰 건물들이 들어섰다. 세련되어 고급진 도시 같아 보이지만 그때가 그리운 건 늙었다는 증거겠지. 90년대 초 매주 일요일 종각역에서 내리면 첫 째로 종로 서적 그다음 지하철에 연결된 영풍 문고 그리고 마지막으로 길을 건너 교보문고로 다니던 그 길의 모습은 이제 기억 속에 꽁꽁 숨어버릴 정도로 완전히 변해버렸다. 큰 빌딩 1층 쉑쉑버거 매장이 시간이 정말 쉑쉑 가버렸음 알려주고 탱탱했던 피부는 쉑쉑 찌그러져 버렸다. 모처럼 아버지 형제 분들이 모이셨는데 나도 벌써 50이 넘었고 거의 막내급이니 사촌 형님들도 보고 반갑기도 했지만 이제 아버지 포함 살아 계신 형제 분 모두 한자리에 모일 기회도 거의 없을 듯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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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말 너무 빠르게 변하더라구요 ...
어 분명 큰 건물이 없었는데
몇년 새에 빌딩숲이 되어 버린 곳이
너무 많내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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