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야 소피아] 그리고 [블루 모스크]

in aya •  2 years ago  (edited)

"성스러운 지혜"라는 뜻을 지닌 아름다운 건축물, 아야 소피아. 내게 이스탄불은 아야 소피아가 있는 곳 이었다. 그리고 그 맞은편에 시샘 가득한 블루 모스크가 있는 곳 이었다. 그래서 이스탄불 도착 후 제일 먼저 찾은 곳이 아야 소피아고 블루 모스크 였다. 정작 라마단 연휴의 시작이어서 엄청난 인파에 들어가지는 못하고 돌아나왔지만 말이다.


아야 소피아가 처음 건축된 것은 415년 이다. 허나 반란으로 인한 대화재로 소실되고, 537년 유스티니아누스 1세때 이전보다 훨씬 더 크고 화려한 성당으로 건축 되었다. 완공식날 성당에 들어간 유스티니아누스 황제는 " 솔로몬이여, 제가 당신을 이겼습니다 "라는 말을 했다고 한다. 1485년 전에 이런 웅장한 건축물의 완성을 보았으니 우쭐함도 덩달아 치솟을만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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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나 지금 우리가 보는 아야 소피아가 그때 그 모습은 아니다. 지진을 겪고 성상파괴의 시기도 보내고 무엇보다 콘스탄티노플의 함락으로 전에 없던 약탈을 당하고 모스크로 개조되어 수백년을 보내기도 했다. 그러다 1935년 박물관으로 개장되어 공개되어 오다가 2020년 하기야 소피아 그랜드 모스크 The Hagia Sophia Grand Mosque 로 다시 돌아갔다.


1,000년 정도 정교회의 성당으로 사용되다 이교도의 도시 함락으로 이슬람 사원이 되어 또 500년 가까운 세월을 보냈으니, 이곳은 성당일까 모스크일까? 회칠을 한 덕분에 살아남은 벽화들과 다시 없는 아름다운 웅장함에 살아남은 돔 건축물이 그저 경이로울 뿐이다. 관광객들이야 오거나 말거나 이곳 주민들에게 이곳은 매일의 기도를 드리는 사원 이라는 것이 오묘한 감정으로 다가온다. 관광객의 입장에서 그나마 한가지 좋아진 것은 모스크로 바뀌어 입장료를 받지 않는다는 것뿐 박물관으로 있었을 때와는 다른 관리의 유물 대접이 아쉽다.


이슬람에서 돔은 우주를 의미한다. 그래서 더 크고 둥근 돔을 만들고 싶어했다. 그러나 1453년 철옹성 같은 콘스탄티노플의 성벽을 허물고 도시를 점령한 그들이지만, 1,000년 가까운 세월 전에 세워진 아야 소피아를 능가할만한 돔을 건설할 기술이 없었다.


그럼에도 한참 후인 1616년에 완공된 술탄 아흐메트 모스크가 유명해진건 내부를 장식하고 있는 이만개가 넘는 푸른빛의 이즈니크 타일과 술탄이 예루살렘으로 성지 순례를 가며 황금(altin)으로 지으라는 말을 6개(alti)로 잘못 알아듣고 세웠다는 첩탑 덕분인듯 하다. 모스크의 첩탑수는 모스크의 격을 결정한다. 참르자 모스크 완공 (2019년 3월) 전까지 첩탑이 6개인 곳은 여기가 유일했고, 메카의 모스크가 당시 6개의 첨탑을 가지고 있었을 뿐이다. 그래서 술탄 아흐메트는 메카의 첨탑 건축비를 후원하여 1개를 더 짓게 했다.
정말 안타깝게 술탄 아흐메트 모스크는 현재 공사중 이다. 개방은 하지만 외부에서 부터 둘러진 휘장막 사이를 통해 들어가야 하고 내부 역시 가운데 돔 하나 제대로 보기 어렵다. 예전의 기억도 가물가물한데 이번에도 이렇게 지나고나면 다음은 또 언제가 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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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도 눈 호강 제대로 합니다.
멋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