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베이레르베이 궁전 ] 에 가다.

이스탄불 첫번째 명소 나들이로 베이레르베이 궁전 Beylerbeyi Palace을 다녀왔다. 이름만 대면 알만한 곳이 아닌 여기부터 간 이유는 라마단 휴일 때문이다. 바자르를 비롯 많은 곳이 문을 닫고 쉬는 통에 이스탄불 시민뿐 아니라 타지역에서 온 여행객까지 유럽지구에 몰려든 것인지 뭣모르고 나갔다가 혼이 쏙 빠져버렸다.

보스포루스 대교 아래 아시아지구에 있는 이 궁전은 여름 술탄의 거주와 외빈 접대용으로 사용되던 곳이다. 술탄 마흐무드 2세 Sultan Mahmud II 에 의해 목조로 건축되었던 건물들이 화재로 소실되자, 1865년 술탄 압둘라지즈 Sultan Abdulaziz 가 지금의 모습으로 완공했다.
매표소를 지나 입장하니 크고 웅장하지는 않지만 정갈하기 그지없는 정원이 마음을 사로잡는다. 보스포루스 해협으로 접한 면을 넓게 하고 앞뒤의 출입구 면을 좁게 하여 겉에서 보기와 달리 안에 들어가면 깊이감에 높은 층고까지 더해져 웅장함이 느껴진다. 와~~하며 고개를 내리지 못하는 아줌마가 당장이라도 휴대폰 카메라를 꺼낼듯 보였나, 입구 경비원이 다가와 사진과 비디오 촬영은 안된다고 말한다. 나도 그 정도 사인보드는 알아보는데, 대단치도 않은 말을 뭘 그리 속삭이듯 하고 가는지 다정한 배려라고 해야하나?

화려한 프랑스산 박카라 크리스탈 샹들리에 그리고 마호가니와 배나무로만 패널을 만들어 자연색감 그대로 장식한 우아한 품위의 방이 특히 기억에 남는다.
당대 최고 품으로만 채운 궁을 둘러보며 이러니 저러니해도 이런 맛에 왕을 한번 해보는 것도 좋겠다는 생각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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