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록체인 세계에서 비트코인은 1세대의 개척자로 불린다. 비트코인은 블록체인 기반 암호화폐 유통이 가능하다는 것을 보여줬다는 점에서 역사적으로 한 획을 그었다는 평가를 받기에 손색이 없다. 하지만 앞으로로 주제를 바꾸면 얘기가 달라진다. 비트코인이 암호화폐 생태계에서 지금처럼 기축통화 같은 지위를 계속 유지할지에 대해서는 갑론을박이 한창이다.
이오스처럼 비트코인과 이더리움의 한계를 극복하겠다는 것을 슬로건으로 내건 3세대 블록체인들이 등장하는 상황에서 비트코인의 미래는 여전히 밝을 수도, 반대로 지금과 달리 어두울 수도 있다. 어둡게 보는 쪽의 명분은 대충 다음과 같다. 최근 읽은 책 '암호화폐혁명, 이더리움 혁명'의 저자 최윤일씨도 비트코인의 미래에 대단히 회의적인데, 그에 따르면 비트코인은 우선 채굴을 하려면 엄청난 양의 전기가 소모된다.
"최근 암호화폐 정보업체 '디지코노미스트'가 내놓은 비트코인 에너지 소비 지표에 따르면 비트코인을 채굴하는 전체 컴퓨터가 소비하는 전력은 연간 37.02TWH(테라와트시)에 달한다. 이는 미국내 300만 가구가 한해 소비하는 전력량과 비슷한 규모이며, 덴마크에서 1년 동안 소비하는 전체 전력량 33TWh를 웃돈다. 더 심각한 문제는 중국이 세계 암호화폐 채굴량의 절반 이상을 차지한다는 점이다. 앤트풀(22.4%), BTC닷컴(17.1%) 등 최근 비트코인 채굴을 가장 많이 하는 상위 업체는 모두 중국계 기업이다. 중국은 전력 생산의 72%를 석탄 발전으로 하고 있다. 결국 비트코인을 채굴하기 위해 엄청난 규모 양의 석탄을 태워야 하고, 그 가스는 대기중으로 흩어진다. 비트코인 환경 오염 문제는 실용적인 암호화폐가 되기에 가장 큰 약점이 될 것으로 보인다."
블록타임, 다시 말해 블록체인 거래가 이뤄지는데, 걸리는 시간도 걸림돌이다.
"블록체인 거래가 성사되는 시간, 즉 채굴 시간을 말한다. 비트코인으로 어떤 거래를 할때 거래를 완료하기 위해 평균 10분 가량을 기다려야 정산이 완료된다. 가령 비트코인으로 커피를 한잔 샀을때 카페 주인이 비트코인 거래 정산이 확실하다고 믿어주지 않는 이상, 정산이 완료될때까지 10분을 기다려야 한다는 의미다. 실제 비트코인 거래가 정산되는건 평균 10분이 걸린다. 비트코인 가격이 급등하거나 급락할때 거래소 시스템이 불통되는 경우가 자주 발생하는 것은 이 블록타임과 결코 무관치 않다.
비트코인 캐시를 탄생케한 세그윗 문제도 있다. 세그윗은 비트코인 블록체인의 데이터 블록 크기가 1MB라는 제약을 해소하기 위해 나왔다. 비트코인 블록ㄹ체인의 데이터 블록 크기 제약은 지속적인 하드포크를 유발할 것이고, 하드포크를 할때마다 비트코인 시장의 혼란을 커질 것이다. 한국의 고등학생이 수조원의 돈을뒤흔든 비트코인 플래티넘 사건이 앞으로도 반복될 수 있다는 말이다.
비트코인의 통화량이 정해져 있다는 것도 장점 보다는 단점에 가깝다. 이더리움의 경우 시장을 교란시키지 않는 범위에서 꾸준히 발행량을 늘려나갈 수 있어, 화폐로서의 가치가 더 크다는 것이 저자 생각이다.
"실험적 암호화폐인 비트코인 발행 총량이 2100만 BTC로 정해진 점이다. 비트코인이 통화로서 가치를 가지려면 유통되는 재화에 버금가는 양이 보장되어야 한다. 그래야 화폐가 부족해 거래를 못하거나 화폐가 수요가 미치지 못해 일어나는 인플레이션을 막을 수 있다. 그러나 비트코인은 어느 시점이 되면 더 이상 발행할 수 없는 태생적 한계를 갖고 있기 때문에, 통화로서의 가치가 떨어질 것이 자명하다. 또 개인키를 잃어버리거나 소유자 사망 등으로 인한 자연적 손실을 보충할 방법이 없다. 결국 통화량 증가가 필요할 때 공급되지 않기 떄문에 화폐로서의 기능마저 어렵다.
저자는 기술적인 책임 기관이 없다는 점도 문제로 꼽는다.
이더리움은 비영리단체인 이더리움 재단을 중심으로 특정 이슈가 있을때 이더리움 커뮤니티와 소통 하면서 문제 해결을 주도한다. 이더리움재단은 앞에서 본 것처럼 하드포크와 같은 중대한 결정이 있을때 구성원들의 의견을 수렴하고 중재하는 역할을 맡을 뿐만 아니라 기술적 이슈에 대해서 직접적으로 개입한다. 더구나 이더리움 창시자인 비탈릭 부테린이 이더리움 재단에서 계속 활동하고 있따. 그러나 비트코인은 그러한 역할을 할수 있는 사람이나 기관이 없다. 마지막으로 기술적 한계를 지적하고 싶다. 필자는 비트코인이 1세대 블록체인으로서그 사명과 역할을 다 했다고 생각한다. 그러나 거기까지다. 비트코인 블록체인에서는 튜링 완전성의 부재로 더는 발전이나 개선이 불가능하다.
블록체인의 핵심인 탈중앙화 관점에서 보면 비트코인은 가장 탈중앙화된 블록체인 네트워크로 꼽힌다. 가장 블록체인 다운 블록체인이 비트코인이라는 것이다.
비트코인 진영에선 오히려 이더리움이 비판적이다. 비트코인 코어 개발자인 지미 송은 비트코인 발행량이 정해져 있다는 것을 오히려 강점으로 꼽는다. 4월 블로터에 실린 기사를 인용한다
"최대 발행량이 2100만개로 한정돼 있어 희소성을 갖는 비트코인 설계에 매료돼 비트코인을 구매했다고 한다. 그러다가 곤두박질치는 비트코인 가격을 보고 기술에 관심을 갖기 시작했다. 2013년 일이다. 그는 2013년 10월 컬러드코인 프로젝트에 합류했다. 같은 시기, 당시 19세이던 비탈릭 부테린 이더리움 창시자도 컬러드코인 팀에 있었다. 지미 송은 “비탈릭은 많은 논란을 만들었다. 우리가 하고 싶지 않은 걸 하고 싶어 했기 때문”이라면서 “결국 그는 지쳐서 떠났다”라고 비탈릭을 회상했다."
“나카모토 사토시가 한 위대한 일 중 하나는 그가 사라져버렸다는 점이다. 누구도 사토시가 누군지 모른다. 완벽히 분산화된 시스템이고 그래서 실패할 가능성이 있는 특정 지점이 존재하지 않는다.”
지미 송에게 ‘이더리움’에 대한 견해를 물었다. 그의 반응은 ‘가당치도 않다’였다. “이더리움은 매우 중앙화돼 있다”는 것이다. 지미 송은 “누군가 비탈릭의 가족을 납치하고 협박해 이더리움을 원하는 방향으로 조정하라고 요구할 수도 있는 것 아닌가”라며 “더구나 이더(ETH)는 무한히 찍어낼 수 있다. 희소성이 없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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