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록체인과 지역화폐의 의미있는 만남
BLOCKCHAIN IN LIFE
요즘 정부와 지방자치단체들의 최대 숙원은 바로 지역 경제 활성화이다. 과거 이를 위해 시민에게 실질적인 도움을 주는 지역 경제 선순환을 만드는 ‘지역화폐’가 등장했지만, 큰 인기를 끌지 못했다. 그런데 최근 들어 지역화폐 발행규모가 3년 만에 약 20배 증가, 올해만 해도 2조 3000억 원이 발행될 예정으로 선풍적인 인기를 끌고 있다.
지역화폐란, 지방 자치단체가 발행하고 해당 행정구역에서만 사용할 수 있는 화폐다.
즉 해당 지역에서는 화폐로서의 가치가 인정된 것으로 전통시장은 물론 소매점에서 현금처럼 사용할 수 있다. 역외 소비율을 낮추고, 화폐가 지역 내에서 선순환된다는 점 때문에 지자체들에서 앞다퉈 지역화폐를 도입하고 있다.
지역화폐의 발행 방식은 크게 일반 발행과 정책 발행으로 나뉜다. 일반 발행은 해당 지역 주민의 수요에 따라 누구나 추가 혜택을 받아 구매하여 사용할 수 있으며, 통상적으로는 구매 금액의 6% 정도, 특정 기간에는 최대 10%의 할인 혹은 추가 적립을 해주는 방식으로 지역 주민들에게 혜택을 주고 있다.
반면, 정책 발행은 지자체 정책 지원금으로 소비되는데 예를 들면 산후조리 지원비, 청년 기본소득 지원금 등 복지 수당을 지역화폐로 지급하여 지역에서 사용할 수 있게 했다.
지역화폐는 크게 지류형, 카드형, 모바일 페이형으로 나뉘며, 형태에 맞춰 xx상품권, xx카드, xx페이라고 불린다. 현재 대다수의 지자체에서는 비교적 쉽게 사용할 수 있는 카드형으로 출시하고 있다.
최근에는 블록체인 기술을 적용한 모바일 페이 형태의 지역 화폐인 ’김포 페이’의 등장으로 블록체인과 지역화폐의 만남이 가져다주는 시너지 효과에 대해 주목하고 있다.
기존 지역화폐는 지류형의 경우, 화폐가 오염되면 사용이 불가하며, 위·변조와 부정 유통의 부작용이 있어 관리가 쉽지 않다. 판매량 또한 대행사를 통해서만 피드백을 받을 수 있어 지자체에서 정확한 통계자료를 확보하기 힘들다. 카드형 지역화폐는 플랫폼을 기반으로 지류권보다는 좀 더 정확한 데이터를 확보할 수는 있겠지만, 결제 건 별로 사용처를 확인하여 부당한 곳에서 사용을 적발해야 하는 어려움이 있다.
반면, 김포 페이의 경우 블록체인의 장점인 분산 원장 공유 기술로 투명성을 제고할 수 있어 정책 자금의 배정 및 사용 투명성을 높일 수 있는 장점이 있으며, 합의 알고리즘이 참여자 간의 거래승인을 가능케 해 거래의 신뢰성을 높여준다. 또한, 모바일 앱으로 쉽게 가입, 충전 결제가 가능해 사용처, 할인 정보, 각종 혜택 등의 정보도 쉽게 이용할 수 있다.
블록체인 기술을 통해 사용처와 목적에 맞게 지역 화폐 사용을 제한할 수 있으며, 사용지역, 업체, 권한, 기간 등의 조건을 자유롭게 설정하여 지역 화폐 발행이 가능해 목적에 맞게 사용됐는지 검증까지 쉽게 할 수 있다. 디지털화된 백오피스는 지자체가 직접 접근해 판매량, 결제내역, 구매 연령층 등 정형화된 정보를 잘 정리할 수 있게 도와준다.
또한 기존 보안 방식은 중앙 집중 청산소를 통해 모든 거래내역이 모이고, 그 집약된 정보에서 통일된 거래내역을 가려 승인했기 때문에 보안 취약 문제가 있었다. 그로 인해 발생하는 보안 유지 비용이 높아지자 수수료라는 명목으로 사용자들에게 부담시켰다.
하지만, 블록체인을 활용할 경우 각 노드들이 데이터를 분산 저장하고 있어 보안 비용을 획기적으로 감축할 수 있고, 기록에 대한 위변조가 불가하다는 장점이 있어 보안 문제 또한 해결될 수 있다.
아울러 소상공인은 모바일 결제 수수료도 없고, 별도의 종이 영수증 출력도 없어 종이 낭비를 줄일 수 있으며, 앱 상에서 사용 가능 매장 위치도 같이 표기해 주어 별도의 가맹점 홍보를 하지 않아도 되는 일석삼조의 효과가 있다. 이용자 또한 현금영수증 발행과 소득공제를 30%나 받을 수 있어 지자체 혜택까지 더해 더 많은 혜택을 받을 수 있다.
블록체인 활용은 향후 지역 강점 산업, 금융 등과 연계하여 하나의 블록체인 생태계 안에서 생태계 참여자들에게 리워드 제공을 통해 유기적 연결이 가능하다.
서울 노원구가 출시한 블록체인 지역화폐 “노원(NW)”의 경우, 자원봉사와 기부 등의 사회적 가치를 노원(NW) 지역화폐를 통해 경제적 가치로 전환하여 봉사자들에게 지급, 가맹점에서 할인 혜택 등을 제공하고 있다.
현재 대다수의 블록체인 기반 지역화폐는 페이 기능에 초점을 두고 있지만, 향후에서 서울 노원구의 사례와 같이 산업 간 연계를 보다 더 유기적으로 활용할 수 있어 블록체인 기반의 지역 화폐의 확장과 긍정적인 전망을 기대해도 좋을 듯하다.
블록체인 기반 지역화폐는 기존 지역화폐 사용처와 달리 가맹점 등록이라는 절차가 추가되어 지자체 운영 담당자의 승인 과정을 거쳐야 한다. 이는 사업자 등록이 유효한지, 지역화폐 사용에 적합한 업종인지 등을 선별하는 과정이자 결제 시 필요한 QR키트(QR코드 거치대, 부착용 스티커 등)를 가맹점에 제공하기 위한 절차이다.
가맹점 등록 시 별도의 수수료가 부과되지 않으며, 카드 결제의 경우 2~3일 뒤에 카드수수료를 제외한 금액이 상인들에게 입금되지만, 블록체인 기반 지역화폐 김포 페이의 경우 수수료 없이 실시간으로 상인들에게 입금돼 소상공인들의 호응이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물론, 지역화폐 발행 증가로 지자체 재정에 부담을 준다는 등 지역화폐 자제에 대한 부정적인 견해는 있지만, 블록체인과 지역화폐의 만남 자체는 기존 지역화폐가 가진 단점을 보완하고, 실용성 및 사용처의 투명성을 제고시켰다는 점.
우리 삶 속에서 블록체인을 보다 가깝게 경험할 수 있다는 점, 추후 플랫폼 확장의 가능성이 높다는 점에서 주목해봐야 하지 않을까?
글 Ι INBEX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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