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록체인 기술의 한계점 짚고 넘어가기

블록체인의 언론의 장밋빛 미래와 기업들의 현재상황

이 포스팅은 블록체인을 한번 짚고 넘어가자는 입장에서 한번 꼭 쓰고싶었습니다. 한번쯤은 생각해보시고 토론해봤으면 좋겠습니다. 저도 많은 분들의 반론과 고견들 듣고싶습니다.

가상화폐의 광풍 덕분인지 블록체인이라는 기술이 오히려 더 언급이 되고, 몇가지 주식들도 그에맞춰 상승하고 있습니다.
블록체인은 인터넷을 이어가는 4차혁명의 중심에 서서 모든 시스템들을 혁명적으로 바꿀기세로 소개되고, 그에맞춰 코인들의 가격이 상승되는 등 무시무시한 속도로 많은 사람들의 관심을 끌고있습니다.

일단 제가 느끼는 현재의 신문기사, 언론등에서 묘사되는 블록체인들이 할수있는 일은 참 많습니다. 예를들어 여러가지 농산물을 추적한다거나, 물류의 흐름을 추적한다거나, 전기를 팔고사는데 쓴다거나, 금융거래를 쉽게 해준다거나, 위조가 되지않는 분산장부로써 해볼수있는 일이 많다는 것입니다. 출간된 많은 서적들에서도 그렇게 내용들을 다루고 있구요. 실제로 많은 기업들은 블록체인기술이 어떻게 산업에 적용해서 긍정적효과를 낼까 적용을 시켜보고 실험을 하고 있는 중이기도 합니다. 다만, 실제 지금은 다만 기업들이 블록체인 기술 가능성을 검증 단계에 불과한데, 언론에서 미리부터 이 블록체인이 여러 기업들에서 앞다퉈 적용해보려는 엄청 먹음직스러운 기술이라고 소개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사실 정부에서도 ‘가상화폐 투기는 막겠지만 블록체인 기술발전을 저해하는건 아니야’ 방어적인 태도로 임하고있기는 합니다.

블록체인에는 진짜 장밋빛 미래가 넘치나?

블록체인 관련한 비트코인 혹은 수많은 알트코인들의 알고리즘을 따로 연구해보지 않은 사람이 바로 구체적으로 이해하기는 어려우나, 개념적으로는 이해하기 쉬운 기술입니다. 모든 사람이 위조 불가능한 분산장부를 들고있고 검증하는 기술. 개념적으로는 참 심플합니다. 그렇지만 조금더 들어가서 기술적 이야기들이 나오면 거의 많은 사람들은 이해를 포기하게 됩니다. 타원곡선셈법, 단방향함수, 개인서명, SHA256, Brute Force, 개인키, 공개키, 풀노드, base58 등등.. 개발자에게도 평소 보안쪽을 다루지않았으면 힘든 개념들입니다. 왜 채굴자들은 채굴이라는 작업을 해야되는지? 인센티브가 왜 이뤄져야 하는지? 에 대한 이해가 시작되면 블록체인이 실제로 기업에서 ‘위조되지 않는 혁신적인 분산장부’ 로 작동하기 현실적으로 어려운 면이 있다는것도 깨닫겠지만, 아직은 그런 이해까지는 시장에서 반영되지 않고있는것 같습니다. 그래서 오히려 블록체인의 개념적인 부분에서만 접근하여 ‘같이 공유하면 좋은것들’에 죄다 적용시켜버리는 우를 범하는 것처럼 보이기도 합니다.

미래예측과는 별개로 현재 진행되는 상황은?

저는 일단 블록체인이 2018년 연말쯤에는 많은 기업들의 PoC(Proof Of Concept, 기업들이 실제로 막대한 자본을 투입하기 전에 간단한 프로토타이핑을 통해 프로그램 및 시스템을 검증하는 과정)가 끝나면 블록체인의 가능성에 대해 어느정도 결과가 나오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물론 기업들은 여러 사람들의 정치적인 입장때문에 성공적인 프로토타이핑이였다라고 자화자찬으로 끝나기는 하겠지만, 결과적으로 기업에게 적용되서 확실히 긍정적인 효과를 내었는가? 라고 물어보았을때 확실한 답변을 주기가 곤란할수도 있습니다. 사실, 아직까지도 산업에서 성공적인 대표사례는 찾아보기가 힘듭니다.

상식적으로 기업들이 기존의 시스템을 엎고 새로운 기술기반의 시스템을 도입할때 챙겨야 하는 부분은,

• 장기적인 관점에서 원가를 절감하는가?
• 장기적인 관점에서 프로세스를 간소화 시키는가?
  정도일텐데, 블록체인 기반 기술을 도입하는것은 위에 언급되는 부분을 충족을 시키지 못할수도 있습니다. 몇가지 문제점을 살펴보자면

분산장부를 누가 가지고있을것인가?

블록체인은 불특정 다수가 모두 같은 장부를 들고있기를 바랍니다. 가상화폐에서는 이는 채굴자들이 될겁니다. 이들이 장부를 들고있다가 거래승인 요청이 들어오면 거래가 유효한지 (잔액이 충분한지) 확인하고 블록에 넣어줍니다. 그 보상으로 수수료도 받습니다.
그런데, 예를들어 공공기관에서 등기 문서 위조를 방지하는 블록체인을 만든다고 가정해봅니다. 분산화된 장부가 효과적으로 작동하려면 공공기관말고도 문서를 들고있어야 하는 노드가 있어야 하며, 이런 노드는 들어오는 문서를 검증하는데 굉장히 많은 컴퓨팅 파워를 제공해야합니다. 하지만 굳이 왜요? 보상이 없는데 왜 노드를 구성하면서 컴퓨팅파워와 아까운 하드공간을 제공해야하나요.

그렇다면 지금처럼 토큰이나 코인을 지급하면 되지않나?

가뜩이나 가상화폐에 대해서 정부의 눈길이나 코인판에 뛰어들지 않은 사람들의 시선이 곱지않은데 스타트업이 아닌이상은 기존 체계에서의 대기업들은 이런 일을 하기는 솔직히 좀 그렇습니다. 게다가 기업이 발행했으면 그에따른 어느정도의 책임을 져야하는 면도 있습니다. 스팀달러처럼 적어도 1달러의 가치를 보장해주든지, 혹은 몇개의 블록체인 클라우드 기업처럼 클라우드를 이용할수있는 권한을 주든지요. 하지만 등기를 검증하는 일에 도움을 주었으니 뭘 주어야 할까요? 게다가 등기는 위조가 변변한 분야도, 관리가 잘 안되고 있는 분야도 아닙니다. 굳이 문서위조 블록체인을 도입해야 될 필요가 없겠습니다.

그렇다면 관심있는 놈들만 참여하면 되지않나?

프라이빗 블록체인에서 컨소시엄을 구성한다고 합시다. 예를들어 법무부, 관세청, 몇개의 기업들이 다함께 힘을 합쳐 우리 블록체인을 만들자고 합니다. 정말 운이 맞아 적당한 수의 프라이빗 블록체인을 구축할수 있었습니다. 그렇지만 프라이빗 블록체인은 어쩔수없이 검증하는 참여자가 아무리 많아야 몇십개 정도이며, 애초에 신뢰가 자산인 개별 기업들이 해킹을 하면서까지 열심히 쌓아놓은 프라이빗 블록체인에 가짜 데이터를 승인한다던가, 이중으로 데이터를 뻥튀기하거나 할일이 없어보입니다. 그럴일이 없다는건, 애초에 서로가 서로를 인증하고 동의하는 블록체인을 구성하는 일이 의미가 있을까 싶은겁니다.

각 참여자가 검증하는 행위도 의미가 있어야한다.

비트코인에서의 검증은 각 노드가 각각의 분산장부를 꺼내봐서 거래를 요청한 놈이 실제 잔액이 있는지, 그래서 유효한 거래인지 확인하는 과정은 의미가 있고 중요한 과정입니다. 그런데 만약 블록체인으로 부동산 문서를 집어넣는다고 합시다. 그렇다면 유효한 거래인지 확인하는 기준은 어떻게 되죠? 각 참여자는 문서가 블록체인안으로 들어오면 때에따라 거부를 해야하거나 승인을 해야하는데 상황이 이를 구분할수 없이 일단은 받아주기만 하고 그 이후에 위조가 안되게만 관리하는게 일이라면, 사실상 INSERT만 지원하는 분산된 데이터베이스 이상의 의미를 지닐수가 있을지 모르겠습니다. 뭐 이것자체도 의미가 있다고 한다면 다행이지만요.

아니 그럼 블록체인을 이용한 시스템구조는 어떠한 상황에서 먹힐까?

도대체 아니 그럼 소용이 없다면, 어떤산업에 쓰일수있을까요? 비트코인은 그렇게 성공적이였는데 아무 산업에도 쓰일수 없을까요?
한번 가상화폐의 특징을 생각해보며 몇가지 나열해보자면,

• 위조가 번번한 산업
• 각 참여자가 배신을 할 확률도 있고, 이를 검증해야하며, 각 참여자가 비슷한 동기부여를 가지는 경우.
• 거래와 같이 시간 순서대로 확정하고 변하지 말아야 하는경우
• 거래의 유효성을 각 참여자가 검증하는것이 의미가 있을경우
• 현재 잘 돌아가는 시스템이 없으며 계속되는 조작이 이뤄지는경우 분산해서 저장해야하는 경우 분산된 DB형태로.
• 자본유치를 해야하는 경우 가상화폐를 이용해서 주목을 끌 경우
  가 될것같습니다. 나머지의 경우에는 굳이 블록체인을 끌어들이지 않아도 되는일에 굳이 4차혁명을 한다고 끌어들이는 경우이거나 서버 클라이언트 구조로 충분히 되는일을 일부러 어렵게 하고 있는 것일지도 모릅니다.

몇가지 산업 살펴보기

사실 지금까지 언급되오던 블록체인이 유망한 산업 적용예를 비판해보는것도 의미있을것 같습니다.

농수산물 유통 추적

사실 유통 추적은 최종 소비자가 원산지가 제대로 검증된 좋은 식품을 먹는게 목적인데 결국 개개인에게 팔리는 물건 하나하나에 식별자를 붙이지 않으면 (쉽게 뗄수도 없어야합니다.) 각 개별의 물건의 유통을 추적하기 힘듭니다. 생산자단계에서는 컨테이너에다 고유번호로 봉인한다 치더라도, 최종 소매업자가 결국 바꿔치기하면 끝입니다. 농수산물에다가 RFID를 붙이는것도 말이 안됩니다. 블록체인으로 해결될수있는 문제가 아닐수도 있습니다.

공유자동차

이웃들과 쉽게 나눌수 있는 공유차를 시간별 소유자를 블록체인으로 관리한다고 생각해봅시다. 거래를 증명해주는 각 노드들이 살아있는 상태에서 채굴을 하면서 검증해주든지, 아니면 지분이자를 받으면서 검증을 해주든지 해야합니다. 운이좋아 시스템이 돌아간다고 합시다. 그런데 블록체인 생태계에는 소카나 그린카와 같은 미들맨이 없기 때문에 차에 문제가 생겼을때 누가 해결해주나요? 오히려 미들맨이 문제해결을 해주면서 사용자들을 안심시켜주는 역할도 할것같습니다. 콜센터도 운영해서 불필요한 사용자들끼리의 마찰도 피하고 보험도 가입해주고요.

전기생산

전기생산을 해서 공유자별로 각자 나눈다고 생각해볼수있기는 한데, 남는전기, 자가발전전기를 누군가한테 보내려면 그에따른 거미줄구조의 인프라가 필요할텐데 이것을 만드는게 쉬울것같지는 않습니다. 돈도 엄청 들구요. 차라리 한전이라는 좋은 중앙 매개체가 있으니 이를 이용하는게 낫지 않을까요?

결국 코인이다.

다시 원점으로 돌아가서, 사람들은 동기부여가 없으면 움직이지 않습니다. 분산화된 서비스 자체가 기존과 확실하게 달라야 하는데 분산화된 코인으로 제공하는 서비스 위주의 산업은 사실 정말로 블록체인의 강력함을 이용하고 있는지는 말하기가 어렵습니다. 스팀도 사실은 블록체인으로 되어있다고는 하나 분산화된 서비스는 아닙니다. 분명히 스팀서버가 존재하고 중앙에서 관리해주는 서버가 글들을 관리해주고있습니다. 글들이 우리 각각의 컴퓨터에 분산저장이 되어있지 않는 이상에야 분산서비스라고 부를수 없고 스팀의 모든 글들이 내 컴퓨터에 저장된다면 하드 낭비도 이런 낭비가 없습니다. 그리고 누가 글을 고쳤다고 화낼일도 없습니다. 이런 경우에는 기존의 서버-클라이언트 구조만이 답입니다.

사업의 성공적인 사례를 찾기 힘든 이시점..

사실 우리나라 기업들은 지금은 열심히 머리를 쓰면서 그 활로를 모색하고있고, 몇군데서 검증을 해본 곳도 많아보입니다. 하지만 제가 찾은 사례에서는 한계점을 시사하는 글은 본적이 있는데, 생산력에 있어서 확실한 향상을 가져오거나 고객의 만족을 이끌어냈다고 구체적인 수치와 함께 결과를 제공하는 자료들은 본적이 없습니다. 아무래도 블록체인이 생각보다 파급력이 크지않고, 기존시스템 대비 확 좋아지는것을 확실히 말하기가 어렵기 때문 아닐까요?
사실 이왕에 나왔으니 뭔가 산업이 확 바꿀만한 빅띵이 되었으면 하는 바람이기는 한데, 개인적으로 생각하기에는 아직까지는 (아직까지도) 무리가 있지 않나 생각합니다.
부족한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혹시라도 있으시면 공유해주실 자료나 생각, 산업사례가 있으시면 정말 감사하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