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록체인 스타트업 도전기 #2. 뜻밖의 성과

in blockchain •  7 years ago  (edited)

지난 이야기



우리가 참가한 카이버 네트워크 개발자 공모전의 주제는 카이버 네트워크 플랫폼을 연동 또는 통합하여 만드는 새로운 Dapp 아이디어 또는 탈중앙화 플랫폼 아이디어를 내는 것이었다. 서류에서 선발된 다섯 팀은 행사 당일 발표할 기회가 주어졌고 우리는 세번째 순서였다.

참가팀의 발표가 있기 전에 주최측인 카이버 네트워크와 그 외 다양한 블록체인 프로젝트 팀들의 키노트가 있었다. 다양한 암호화 자산을 수용해 ICO를 하고 싶어하는 다른 프로젝트를 진행하다가 아이디어를 얻어 카이버 네트워크를 시작하게 되었다는 CEO 로이 루우 (Loi Luu)가 직접 참가하여 행사의 시작을 알렸다. 지난 1편에 이어 카이버 네트워크에 대한 소개를 간략히 하자면 카이버 네트워크는 다양한 암호화 자산 (Crypto Assets)의 즉각거래를 지원하는 탈중앙화 거래소로, 유동성을 높이기 위해 자체 리저브 풀을 운영하여 주문을 온체인 (On-Chain)에서 즉시 처리할 수 있도록 지원한다. 지난해 9월, 카이버 네트워크는 약 6000만 달러 (한화 600억원 규모) 규모의 ICO를 성공적으로 진행했으며 이후 (2018년 2월) 메인넷을 런칭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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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이버 네트워크를 소개하는 CEO 로이 루우 (Loi Luu)

카이버 네트워크 로이의 발표에 이어 가상화폐 투자자들을 위한 정보제공 서비스인 코인매니저 (Coin Manager), 크리에이터들을 위한 블록체인 기반 가상 선물 플랫폼인 기프토 (Gifto), 블록체인 커뮤니티간의 통합을 지원하는 아이콘 (iCON), 앱스토어용 개방 및 분산 프로토콜인 앱코인 (AppCoins), 그리고 글로벌 가상 아이템 교환 플랫폼인 왁스 (Wax)의 발표를 차례대로 들을 수 있었다. 한국 기반의 프로젝트와 더불어 기프토, 왁스 등 최근 주목을 받는 글로벌 블록체인 프로젝트들의 실체를 두 눈으로 확인할 수 있어 흥미로웠고 그런 프로젝트들이 한국을 관심있는 시장으로 바라보고 있다는 생각에 감회가 새로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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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디어 쉬는 시간 이후 공모전 참가팀들의 발표 차례가 되었다. 앞선 두 팀의 발표가 끝나고 우리 Project Talent팀의 차례가 되어 무대 위로 올라가 발표를 시작했다.

“한 사람의 재능이 빛을 발하기까지 얼만큼의 시간이 필요할까요?”

조금 더 구체적인 예를 들며 주목을 끌기 위해 맨 앞줄에 앉아 번역기를 귀에 꽂고 발표를 듣던 로이에게 질문을 던졌다.

“Let me ask you a question, Loi. Do you have any favorite Korean Idol?”
“(약 5초간의 정적 뒤) Simon Kim!”

소녀시대, 티아라 등 해외에서 유명한 여자 아이돌 그룹의 이름을 기대했던 나는 적잖이 당황했다. (순간 래퍼인줄 알았던 사이먼 킴은 당일 참석한 해시드의 김서준 대표인 것으로 밝혀졌다…)

그의 대답이 누가 되었든, 한국 연예계 시장에서 한 아이돌 그룹이 데뷔하기까지 평균적으로 걸리는 시간과 비용에 대한 이야기를 하면서 그들의 재능이 보다 빨리, 수월하게 빛을 발할 수 있도록 하는 Project Talent의 플랫폼을 소개했다. 우리 플랫폼의 핵심은 ICO를 통한 개인의 토큰화(tokenizing an individual)였고, 글로벌 재능 시장을 개방하여 스마트 컨트랙트를 통한 다양한 거래 및 콘텐츠 유통 형태 지원, 향후 투자 가치 제공 등의 부가 기능을 구현하고자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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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roject Talent의 3가지 핵심 기능

구체적인 서비스 아키텍처와 카이버 네트워크와의 연동 방법, 그리고 간단하게 만든 기술 데모까지 보여주고 우리의 발표는 끝이 났다.
다른 팀들의 발표까지 모두 끝난 후 로이를 포함한 심사위원단이 심사를 하는 동안 청중들도 각 팀의 판넬에 스티커를 붙여 인기투표를 진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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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번째 Project Talent 판넬을 주목하시라!

심사가 모두 끝나고 로이와 카이버 네트워크의 사업개발을 맡고있는 티엔 (TN Lee)이 무대 위로 올라와 우승팀을 발표했고, (인기투표 판넬에 붙은 스티커를 보면 대충 짐작할 수 있겠지만) 우리는 블록체인 산업의 보안을 위해 핵심적인 역할을 하는 Uppsala 팀과 함께 공동수상하여 무려 $30,000 카이버의 주인이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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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변에서 볼 수 없었던 새로운 아이디어라 정말 좋았고 향후 ICO와 토큰화하는 방식의 변화를 이끌어낼 것이라 생각합니다.” — Loi Luu

수상을 하고 무대를 내려와 공식적인 행사가 끝났음에도 사람들의 열기는 그대로 이어졌다. VC 투자자를 비롯한 많은 사람들이 명함을 내밀며 우리 프로젝트에 대해 자세하게 물었고 향후 진행에 대해서도 궁금해했다. 우리 프로젝트에 대한 사람들의 반응은 우리가 전혀 예상하지 못했던 수준이었던 것이다. 말그대로 뜻밖의 성과였다.

우리는 스터디를 위해 모인 사람들이었지만 지금의 시장 기회라면 사업으로 발전시킬 여지가 충분하다는 생각이 들 정도였다. 때마침 카이버 네트워크에서는 처음 공지와 다르게 우승 상금 $30,000 중 $10,000을 우선 지급한 후 향후 프로젝트의 개발 마일스톤에 따라 나머지 $20,000을 지급하겠다는 공지를 한 참이었다. 우리는 우승 상금을 다 받기 위해서라도 프로젝트의 마일스톤을 세워 달성해야만 하는 임무가 세워졌다. 거기에 시장의 뜨거운 반응까지 더해져 우리 다섯명은 이 프로젝트를 처음으로 ‘사업’의 관점에서 바라보기 시작했다. 장장 다섯시간의 행사를 끝내고 뒷풀이를 할 힘조차 없었던 우리 팀은 우선 각자 이 순간을 만끽하고 앞으로에 대하여 조금은 진지하게 생각할 시간을 갖기로 했다. 앞으로 우리의 프로젝트는 어떻게 될 것인지, 프로젝트의 깊이에 따라 달라질 우리 개인의 운명은 또 어떻게 바뀔 것인지에 대한 상상의 나래를 각자 펼쳐보기로 한 것이다.

그로부터 일주일 후, 우리 다섯명은 광화문의 한 고급 술집에서 축배를 들며 보다 깊은 이야기를 하기 위해 다시 만났다.

다음 이야기에서 계속…

[ Kyber Network Developer Competition — Project Talent 발표 풀 영상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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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전 글 잘 읽고 왔어요. 응원합니다!

감사합니다! 앞으로도 지켜봐주세요 :)

꿀재밍요

감사합니다ㅎㅎ 앞으로 더 꿀잼스토리가 많으니 기대해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