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타트업 항해일지] [D+1958 ] 출발까지 -5분

in blog •  2 years ago  (edited)


[Essay "출발까지 -5분" ]

2017년 8월 11일 금요일 오후 11시 42분의 기록

오늘 내 인생에 있어서, 가장 늦게 비행기를 늦게 탄 새로운 경험을 하게 되었다.
이전 최고기록은 출발시간 “-11분전 ticketing” 이었는데, 오늘은 “-5분”을 기록하게 된 것이었다.
이 기록은 아마, 내 인생에 다시는 깨지 못할 것이다. 이 바보 같은 경험을 기록에 남기는 이유는 늦게 탔다고 자랑을 하는 것이 아니라,
느낀 점이 있어 서이다. (늦게 타는 것은 민폐이기 때문에, 이것은 잘못된 행동이라고 생각한다. 실제로 “-15분” 전에도 비행기 못 탄 적이 있으니 이건 아주 예외 상황이라고 봐주시면 좋겠다.)

비행기를 늦게 타게 된 3가지 사건과, 1가지의 정신적 충격을 정리하면 아래 4가지 임팩트가 되겠다.

#1st 임팩트 [재앙의 시작][PM 6:59 – 출발 -50분전 ]

• 저녁 비행기를 타려고 51분 급행을 타려 했는데, “아뿔사” 신 논현역에 늦게 도착, 이미 출발부터 +10분이 되어서 59분 급행을 타게 되었다.

#2nd 임팩트 [멘붕 스타트] [PM 7:10 – 출발 -40분전]

• 비행기를 놓칠 가능성이 커서 다른 비행기를 알아보기 시작했다. 하지만
• 모든 비행기는 예약이 마감된 상태였다. 인터파크 항공까지도
• 결국 이 비행기를 놓치면, 오늘 집에 못 갈 수 있는 상황이 발생한 것이다!

#3rd 임팩트 [엎친 데 덮친 격] [PM 7:35 – 출발 -15분전]

• 급행을 탔는데, 앞 차와의 간격을 유지하기 위해서 2차례나 서서 기다림 +5분이 추가 되었다. 이럴 수가 뛰어 올라가서 빌어 볼 수도 없는 상황이, 즉 절망의 상황에 가까워져 간다.

#4th 임팩트 [확인사살] [PM 7:40 – 출발 -10분전]

• 공항에 내려서 뛰어 올라가는데, 개표구에서 NFC 오류가 나서 지하철이 태깅이 찍히지 않았다.
• 역무원과 이 부분 처리를 진행하느라 +5분

자아~ 오늘 노숙자가 되는 것 거의 확정이다.

image.png

[심폐소생 술]

지하철 개찰구부터 김포공항까지는 미친듯이 뛰면 5분! 그래도 도착하면 45분이다. 이건 거의 포기라고 봐야 하는데,

만약에! 만약에! 비행기가 10~15분정도 마이크로 하게 연착이 되었다면, 가능성이 있는 것이다. 나는 포기하지 않고 최선을 다해서 뛰었다!

에스컬레이터를 미친듯이 뛰어 올라가! 드디어!
항공사 카운터가 보이기 시작했다.
난 티켓팅을 하는 되도록 맘씨 좋아 보이는 누님을 찾으면서 뛰어갔고, 나는 나의 표정만으로 매우 매우 매우 애처로운 상황이라는 것을 바디 랭귀지로 격하게 표시하였다. 그것은 마치 이미 심장 박동이 멎은 환자를 살려달라고 의사를 향해 애절하게 쳐다보는 그 표정과 비슷했으리라…

image.png

당연히, 카운터 담당자는 힘들다고 이야기 했고, 나는 다시한번 전기충격기를 한번만 더 해달라는 간절한 표정으로 전화로 한번 물어봐 줄 수 없냐고 이야기를 했다.
승무원은 나의 비장함, 애절함을 느꼈는지 재빨리 수화기를 들어서 전화를 했다.

"지금 고객님 1분이 오셨는데. 가능한가요?"

….

그리고, 우리는 수화기 너머, 이 결정권을 가지고 있는 분의 최종 결정을 기다리고 있었다.
마치 이 기다림의 순간은 수험생이 수능에서의 이슈된 1문제에 따라 원하는 대학에 등락이 결정되는 그 순간만큼이나 아찔하고, 가슴이 터질것 같은 순간이었다.

"아 네~ 감사합니다!" (수화기를 끊는다.)

누님의 표정이 밝다. 그래 이거야~

"손님~ 빨리 올라가세요. 다행입니다!!"

그 직원분은 내일 만큼이나 기뻐해 주었다

"넵. 감사합니다. 복 받으실거에요!" 난 심폐소생술을 성공시켜준 그 감사한 의사 선생님에게 너무나 기쁜 인사를 하며 표를 들고 뛰기 시작했다.
[미라클]

난 지금 창가에 앉았다. 기적같게도 비행기는 15분 정도 연착이 되었다. 지금 온 몸은 땀으로 얼룩져 있다. 이것은 마치, 전쟁터에서 마지막 비행기를 타고 탈출한 느낌이다. 웃겼다.
시간계산을 잘못해서 늦게 탄 스스로가 원망스럽기도 했고, 이렇게 쫓기면서 살아야 하는 내 자신이 한심스럽게도 했고, 그래도 무엇인가 얻은게 없는가? 하는 생각을 해보았다.
그 순간 그냥, 난, 스타트업을 하겠다고 마음먹고 지금까지 달려오고, 계속 시행착오를 겪으며 정진하고 있는 나의 모습이 오버래핑이 되었다.

“내 생각에 안된다고, 끝났다고 생각했던 적이 얼마나 많았는가 그래, 끝날 때까지 끝난 것이 아니며, 세상의 변수는 무수한 나비효과와 예상치 못한 임팩트를 만들어 낼 수 있다.

내가 할 일은 지금 이 순간, 이 한순간을 최선을 다해서 사는 것"

당연한 것이지만, 이러한 중요한 메시지를 다시한번 상기시키는 계기가 되었던 것 같다.
시행착오를 겪으며 지금은 멋진 유니콘이 된 그의 말을 인용하며 오늘 에세이를 마무리 해본다.


“실패가 계속 된다고 두려워할 필요는 없어요. 딱 한번만 성공하면 돼요”
-Drew Houston (드롭박스 창업자)

#그래도비행기시간은잘맞추자ㅎㅎ

#startup #kr #krsuccess #zzan #aa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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읽으면서 제가 다 초조했네요 ㅋㅋㅋ

ㅎㅎ 긴 글 읽어주셔서 감사해요~

완전 럭키럭키한 날이셨네여!! 제가 다 기뻐요 짜릿짜릿!! 순간의 결정이 통하는 날 이런 꿀잼 글을 놓칠 뻔했군요ㅋㅋㅋ

ㅎㅎ 긴 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