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필사서재] 나는 여성의 몸으로 붓다가 되리라 - 비키 매켄지, 텐진팔모

"집중은 레이저처럼 국부적인 것인가 하면, 깨어있음은 파노라마처럼 전체적이지요."

"음악을 듣고 있는 사람의 예를 들어보죠. 그가 진실로 음악에 귀를 기울이고 있다면 음악에 몰입하게 되지요. 시인 T.S 엘리엇은 '음악을 아주 깊이 듣다 보면 그것은 전혀 듣는 것이 아니다. 음악이 지속되는 동안 당신이 곧 음악이 된다.'라고 말한 바 있어요. 그게 바로 집중이죠. 한편 자신이 그 음악에 몰입해 있다는 것을 아는 것이 바로 깨어 있음이에요. 둘의 차이를 아시겠어요? 우리가 진실로 깨어있을 때는 우리가 하는 행동 뿐만 아니라 그때 동반되는 감각과 감정, 주위에서 일어나는 일들까지도 모두 알아차리지요."

"우리는 마음의 유희에 너무 깊이 빠져 있기 때문에 스스로를 깨어 있는 상태로 되돌리려고 애쓰지 않는 거예요. 진정한 의미의 출가는 단순히 돈과 같은 외적 소유물들을 포기하거나 집과 가정을 떠나는 것이 아니에요. 그런 일은 아주 쉬운 일이죠. 진정한 출가란 우리가 좋아하는 생각, 즐거웠던 추억들, 희망과 공상, 마음 속의 지껄임을 모두 포기하는 거예요. 모든 것을 비워내고 있는 그대로의 모습으로 존재하는 것, 그것이 바로 진정한 출가이지요."

티벳불교 커뮤니티 내 최초의 여성승려. 홀홀단신으로 히말라야 산봉우리 토굴에서 12년간 우아한 명상을 통해 영적성장을 이뤄낸 텐진팔모의 인생을 기술한 책. 이 책을 읽다보면 이 사람은 분명 전생에도 승려였을 거라는 확신이 들 정도로 그녀 안에는 큰 부름이 있었고, 이런 확신은 그녀를 저 먼 극서지역에서 아시아로 이끌었다.

따옴표로 인용된 그녀의 말은 모두 필사하고 싶을 정도로, 작은 글자의 텍스트임에도 불구하고 깊은 울림을 전달한다. 다음 생에는 뮤지컬 배우를 할 줄 알았는데, 아마 출가를 하게 되지 않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