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빨강 머리 앤]이 원작 소설이 따로 있다는 사실은 한참 후에야 알게 되었습니다. [빨강 머리 앤] 이라면 옛날 명작 만화 영화 시리즈의 [빨강 머리 앤] 이니까요.
1980년대 만화는 [들장미 소녀 캔디]를 중심으로 한 순정 만화와 [미래 소년 코난]의 소년 만화 두 분파로 나뉘어 분쟁을 거듭하던 시기입니다. 각각은 서로의 영역을 침범하지 않는 불문율이 있었습니다. 우리 동네에서는요. ‘거울보고 웃는건 미친거 아니야?’라고 캔디 팬을 공격했다가는 나의 최애 코난의 멍청한 행동까지 비난 받았지요. 팬심을 그렇게 키우던 시절이었어요. 하지만 빨강 머리 앤 만큼은 저도 속으로 무척 좋아했습니다. 앤의 기발하지만 당돌함이 코난과 다르지 않았거든요.
그래픽 노블 [빨강 머리 앤]은 원작에서 다시 접근합니다. 그래서 아는 이야기 입니다. 하지만 알아서 맛있는 음식처럼 앤은 기발함과 당돌함으로 여전히 사랑스럽게 다가옵니다. 하지만 최근에 다시 만들어진 이미지는 더 화려하고 더 감성적입니다. 거기에 미국 작가만 그려낼 수 있는 오래된 목가적인 풍경은 만화 영화를 뛰어 넘습니다.
작가는 아마도 아시아의 앤을 본 적이 없을 테지만 이 책의 앤은 어릴 때 좋아하던 앤과 같았어요. 원작의 앤이 가진 사랑스러움은 시대와 장소를 달리해도 변하지 않나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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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의 변화를 세상 재미있게 읽는 방법: 4차 혁명 표류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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