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 <백마 탄 왕자들은 왜 그렇게 떠돌아다닐까> 역시 일종의 역사 학습서이다. 서양 역사를 설명하는 책이기 때문이다. 그리도 많이 배신을 당하고도, 또다시 역사책을 선택한 이유는 단 하나. 제목이 너무도 흥미로웠기 때문이다.
어린 시절, 동화를 즐겨 읽었다. 지금은 치마도 잘 입지 않는 사람이지만, 당시에는 공주가 되는 것이 꿈이었다. 공주 드레스를 입고 공주 이야기를 읽으며, 나도 커서 백마 탄 왕자님을 만날 수 있을 것이라 기대했다.
유일한 목표는 왕자님을 만나는 것이었기에, 그 왕자님이 어디에서, 또 어떻게 등장하느냐에는 관심이 없었다. 오직 이 책의 제목을 보고 나서야 비로소 궁금해지기 시작했다.
동화로 배우는 서양사
책 <백마 탄 왕자들은 왜 그렇게 떠돌아다닐까>는 서양사를 설명하고 있긴 하지만, 그 시작점을 우리에게 익숙한 동화 이야기에 두고 있다. 따라서 인트로가 무척이나 흥미롭다. 역사를 지루하고 어렵게 생각하는 사람들에게도 충분히 매력적으로 다가간다.
특히 주목해야 하는 부분은 저자가 책을 통해 말하고자 하는 내용의 골자는 '동화의 이야기에는 당시의 현실이 반영되어 있다'라는 것. 동화의 이야기 구성은 갑자기 하늘에서 툭-하고 떨어진 것이 아니라는 것이다.
말도 안 되는 상상의 이야기처럼 보이지만, 그 속에는 숨겨진 현실이 있다. 저자는 책을 통해 미처 모르고 지나쳤을, 그리고 어쩌면 다소 잔혹할 수 있는 현실을 끄집어 낸다.
피리 부는 사나이를 따라서 아이들이 사라진 이유, 서양에서 붉은 머리를 싫어했던 이유, 마녀가 늙은 여성으로 그려지는 이유는 무엇일까?
피리 부는 사나이를 따라 자취를 감춘 아이들은 사실 십자군에 동원된 아이들이었을지도 모른다. 빨간 머리 앤이 자신의 붉은 머리를 너무도 싫어했던 이유에는 과거 수탈과 정복의 역사 속 소수 민족을 향한 편견 어린 시선의 영향이 있었다. 늙은 여성을 마녀로 그렸던 이유에는 여성을 단지 노동력을 재생산하는 역할로만 여겼던 지난한 역사의 흔적이 담겨 있다.
이처럼 그저 동화 속의 하나의 설정인 줄로만 알았던 부분 부분에 얽힌 역사 이야기가 궁금하다면, 책 <백마 탄 왕자들은 왜 그렇게 떠돌아다닐까>를 꼭 한 번 읽어보기 바란다.
의미있는 책이네요.
아이들이 읽기에도 괜찮겠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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