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개의 케이팝 스타들은 국내에서 처음으로 컴백을 알리는 기자회견이나 쇼케이스를 갖기 마련이다. 국내 취재진에게 신곡의 콘셉트를 소개함과 동시에, 앨범을 녹음할 당시에 벌어진 에피소드, 1위 공약 등을 소개하는 것이 정석이다.
그런데 이 룰을 단숨에 깨뜨리는 케이팝 아이돌이 등장했다. 국내 최정상의 아이돌 방탄소년단(BTS)이다. 방탄소년단은 18일 세 번째 정규앨범 ‘러브 유어셀프 전 티어(LOVE YOURSELF 轉 ‘Tear’)’를 발매한다. 원래대로라면 앨범 발매일인 오늘 국내 취재진을 초청하고 기자회견을 갖는 게 정석인데 한국에서는 오늘 기자회견을 갖지 않는다.
대신 20일 열릴 예정인 ‘빌보드 뮤직 어워드(BillBoard Music Awards, BBMA)’에서 컴백 무대를 갖는다. 해외에서 먼저 컴백 무대를 선보인 후 다음 주에 국내 취재진에게 컴백을 알리는 기자간담회를 가질 예정이다. ‘해외’에서 먼저 복귀 무대를 선보인 다음에 ‘국내’에 컴백을 알리는 신기원을 방탄소년단이 이룬 결과물이다.
많은 케이팝 아이돌은 국내에서 명성을 떨친 다음에 국외 진출을 모색한다. 현재 국내 원톱 여자아이돌인 트와이스를 비롯하여 SM의 엑소, YG의 빅뱅 등 많은 경우의 케이팝 아이돌은 국내에서 먼저 이름을 알린 다음에 해외로 진출해서 명성을 날렸다.
하지만 방탄소년단은 달랐다. BBMA에서 톱 소셜 아티스트 부문(Top Social Artist) 수상을 달성하면서 이들은 해외에서의 인기가 국내로 흘러 들어오는 ‘인기 역수입’ 현상을 겪는 아이돌이 됐다.
한국에서 인기가 먼저 끓어오르기도 전에 인기가 역수입된 덕분에 아이돌에는 시큰둥한 반응을 보이던 중장년층도 작년부터 일간지와 TV 뉴스를 통해 방탄소년단의 존재를 알게 되는 진풍경도 벌어졌다.
방탄소년단보다 먼저 싸이가 인기 역수입의 선례를 이룬 선배 가수이긴 했지만 방탄소년단은 싸이의 경우와는 차이가 있다. 싸이의 ‘강남스타일’ 인기가 ‘마카레나’ 붐과 같은 일시적인 현상이었음에 비해 방탄소년단은 BBMA에서 작년에 이어 올해도 2년 연속으로 후보에 올라왔다.
그뿐만이 아니다. 작년 미국을 대표하는 토크쇼 가운데 하나인 NBC '엘렌 드제너러스 쇼'에 출연한 것이 단발성 출연이 아니었다. 올해도 출연을 확정짓고 녹화를 마쳤다. 방탄소년단이 올해 출연한 '엘렌 드제너러스 쇼'는 25일에 방영될 예정으로 지난 11월 이후 6개월 만에 북미 시청자와 전 세계 아미를 만날 준비를 갖췄다.
방탄소년단의 인기가 싸이 때와 달리 일시적인 현상이 아니라 ‘현재진행형’이라는 건 '엘렌 드제너러스 쇼'와 BBMA에서 2년 연속으로 출연함으로 충분히 증명됐다.
현재 방탄소년단의 ‘적’은 타 케이팝 아이돌이 아니라 방탄소년단 그들 ‘자신’이다. 방탄소년단이 방탄소년단의 기록을 새롭게 쓰는 사태(?)가 발생해서다. 방탄소년단은 지난해 발매한 앨범 ‘LOVE YOURSELF 承 'Her’를 통해 god 이후 12년 만에 처음으로 단일 앨범으로 밀리언셀러를 기록한 적이 있다.
한데 이번에 발매 예정인 ‘러브 유어셀프 전 티어’는 벌써부터 선주문량으로만 144만 장을 넘어섰다. 방탄소년단의 적은 우리나라 타 그룹이 아니라 방탄소년단 그들 자신임을 입증하는 기록적인 밀리언셀러 선주문량이 아닐 수 없다.
선주문량만 보아도 벌써부터 이정도니, 본격적인 발매가 이뤄지는 이번 주 주말부터 얼마나 많은 신기록이 쏟아질 것인가 귀추가 주목된다.
- 미디어스 (사진: 빅히트 엔터테인먼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