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 노마드가 말레이시아에서 노는법 5

어제 일정이 조금 많았던관계로 오전에 여유로운 시간을 가진뒤 포트 딕슨이라는 잘 알려지지 않은곳으로 운전대를 잡았습니다.

이곳은 관광지는 아니고, 쿠알라룸푸르에서 약 한시간~한시간 반쯤 걸리는 지역으로, 쿠알라룸푸르 에서 주말에 휴양하러 오는 지역중에 하나입니다. 그래서 리조트 같은게 주로 있고, 약간의 해양스포츠 등도 즐깁니다.

말라카에서 한시간반 정도 거리이고 같은 말라카 해협에 위치해 있어서 트로피컬기후의 휴양지처럼 맑고깨끗한 물을 자랑하지는 못합니다. 그래서 스노클이나 다이빙은 추천하지 않습니다. (할수는 있습니다.)

사실 한국에서 자료를 백방으로 찾아보았으나, 아무 자료를 찾을수가 없었습니다. 이곳은 한국인들에게 인기있는곳은 아닙니다... 막상 가보니 우리나라 동해나 서해 어디쯤의 인기있는 해변같은 분위기를 풍깁니다. 이곳에 군부대가 주둔해 있기때문에 분위기가 참 독특합니다.

가는길 중간쯤에 이온몰에 들러서 필요한것들과 점심거리를 샀습니다. 이온몰은 일본계 회사가 운영하는 다국적 대형마트로.. 일본계 회사답게 경쟁업체에 비해 깔끔함을 자랑합니다. 그래서 우리 부부는 이온몰을 좀 선호하는 편입니다.

사실 이온몰에있는 식당에서 점심을 해결하려고 했습니다만, 부모님이 날씨가 너무 좋으니 먹을걸 사서 밖에서 먹자 하십니다.... 자유여행에 이미 완전히 적응하신모양입니다... 부모님을 모시고 자유여행을 다니는건 흔한일이 아니니 소원을 들어드리는걸로 하고, 간단히 집어먹을수 있을만한음식을 사들고는 어디서 먹을지 계획도없이 그냥 차를 끌고 나옵니다.

운전중이라 주변을 잘 살필수가 없었기에 속도를 좀 늦추고 천천히 이동하고 와이프와 부모님은 소풍분위기를 낼만한 장소를 들뜬 기분으로 살피고 있었습니다.

얼마 가지않아 요기요기요기요기 하는 마법의 주문을따라 운전대를 꺽었고, 푸른 잔디가 넓게 깔린 왠 알지못하는 운동장같은곳의 나무그늘에 차를 세웠습니다.

맹세컨데 여기가 뭐하는곳인지 어딘지 전혀 모르는그냥 말 그대로 아무곳입니다...

와이프가 무릎담요로 가져온 얇은 담요에 겨우 음식만 올리고는 일행네명이 그냥 풀밭에 주저 앉았습니다. 깔고 앉을만한걸 찾았지만.. 그런게 있을리가 없습니다.

앉아서밥을먹고 있자니 음식맛은 둘째치고 허허 그냥 너털웃음이 났습니다.. 온가족이 멀고먼 이곳까지와서 알지도 못하는곳에서 대충 퍼질러 앉아서 소풍처럼 도시락을 까먹는 모습이라니요... 두고두고 기억에 남을일이었습니다.

밥을 거의다 먹어가니 눈은 파랗고 몸은 새하얀 왠 고양이가 어슬렁어슬렁 다가와서 애교를 부립니다..... 저희가족은 동물을 너무 좋아하기때문에.. 그냥 보내주지 못하고 먹다남은 치킨 한덩어리를 고양이에게 선물로 주었습니다. 만족스럽게 치킨을 먹는 고양이를 뒤로하고, 혹시나 민폐가 있을까싶어 주변정리를 깔끔하게하고 자리를 떳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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