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디선가 들은 이야기] 나는 스티밋에서 무얼 팔고 있는가.

in busy •  7 years ago 

어느 마을에 절친한 벗이 살고 있었다. 이름은 영구와 맹구, 둘 다 막걸리를 팔아서 생계를 유지했다. 아주 아주 더운 날, 영구는 막걸리를 먹고 싶었다. 자기 가게의 술을 퍼먹으려니 갑자기 아내의 얼굴이 떠올랐다. "이 인간아! 팔려고 떼 온 물건 니가 다 먹으면 우린 뭐 팔아서 먹고 살아! 못산다 못살아" 으아, 목소리까지 생생하게 떠올랐다.



pixabay: _Marion



마침 영구 주머니에는 천원짜리 두 장이 들어있었고 푼돈을 바라보다가 옳거니! 무릎을 탁 쳤다. 그 길로 바로 맹구집으로 달려가 막걸리를 내 놓으라고 고함을 쳤다. 맹구는 영문을 모른채 막걸리를 한 잔 내어 놓았고 곧 캬! 하는 감탄사와 함께 나오는 영구의 상기된 표정과 입가에 묻은 허연 액체, 막걸리 잔에 맺힌 물방울을 바라보게 되었다.



pixabay: geralt



영구는 호기롭게 주머니에서 돈을 꺼내며 "옛다, 막걸리 값이다"하며 던져주고선 자기 집으로 향했다. 맹구는 귀신에 홀린듯 그 돈을 손에 움켜쥐고선영구의 꽁무니를 쫓아 영구네 막걸리 집으로 들어갔다. "이놈아, 막걸리 내놔라!"하는 소리와 함께 손에 움켜쥔 돈을 방바닥에 턱 하니 내려놓았다. 맹구는 이내 얼굴이 불콰하게 변했고 본인 입술에 묻은 허연 방울을 쓰읍하고 핥은 후 자기 집으로 향했다. 그 뒤를 영구가 따라갔음을 말할 것도 없다.



pixabay: OpenClipart-Vectors



번갈아가며 서로의 가게를 방문한 둘은 어느 순간 '2천원으로 이렇게 많이 마실 수 있는데, 우린 지금껏 바보였어'라며 껄껄 웃어댔다.



pixabay: Free-Photos



예전에 시시한 유머책에서 읽었던 글이다. 그렇기 때문에 주인공 이름이 최불암이나 YS일 수도 있고, 덩달이나 만득이가 될 수도 있다. 지금껏 약 55개의 포스팅을 올렸다. 4개쯤 되는 리스팀까지 포함하면 내 블로그엔 약 60개의 글이 있는 셈이다. 일기쓰기를 겸해서 쓴 글들이지만 나는 80스달과 10스팀 정도를 번 것 같다. 지금 당장 일괄매도한다면 13만원가량의 현금으로 바꿀 수 있다, 이게 앞으로 130만원이 될지, 1만3천원이 될지는 알 수 없지만. 서로 보팅이 오고가는 와중에 돈은 쌓였다.


그 전에 투자라고 하긴 뭣하지만 약 150만원(개당 3천원에 산 스팀을 500개) 갖고 와서 파워업에 사용했다. 일기쓰기를 겸하면서 6개월만에 8.6%의 수익이라니 이거 꽤 괜찮은 장사라고 생각한다. 스티밋이 쫄딱 망해서 스팀값이 똥값이 되면 수익이고 뭐고 헛돈들여 헛고생했다고도 할 수 있겠지만 지금은 '적당한 익명 일기장에 일기쓰기'에 만족한다. 일기만 쓰는데도 뭔가를 받을 수 있다는데 더 만족한다. 보상액이 더 많이 찍히면 좋겠다는 욕심도 좀 나지만 그건 뭐.. 내 힘으로 할 수 있는 건 아닌 것 같다.


내 시간과 정성, 일상을 조금 더 팔아보기로 마음먹는다.
"동네 사람들! 우리집 막걸리 마시러 오세요, 저도 마시러 갈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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ㅋㅋ 가까이 계시는분들 막걸리도 마시러가고 좋네요! 오늘 비가오니 파전도 생각나는구만요~ ㅎ

장마철이 시작되니 더 습하고 더운 느낌이네요. 시원한 맥주든 달달한 막걸리든 한 잔 하고 싶은 날입니다.

동네사람 왔어요~ㅋㅋ

아 이렇게 해오셨구나...^^

스팀파워가 조금씩 오르는 재미가 큰거같아요 뭔가..성취감..?

작지만..

글 잘보고 갑니다 ^^

찔끔찔끔 150, 200, 150 스팀씩 사서 파워업 했는데 500스파가 넘으니까 보팅바가 생기더라고요ㅎㅎㅎ조금씩 현질하는 재미도 좋고, 조금씩 잔고에 쌓이는 재미도 좋고 그렇습니다.

동네사람2
막걸리 동참하고 갑니다 ㅎㅎ

아이고, 막걸리를 너무 마시고 취했나 댓글에 보팅을..

아이고, 또 취해서 실수를...거 막걸리 참 쎄네요..ㅎㅎㅎ

빡구도 왔습니다. 막걸리 내놓으시지요.
옛다 풀보팅~!

갑자기 손님이 많이 찾아 오시네요.
옛다 댓글 풀보팅!ㅋㅋㅋㅋㅋㅋ

막걸리에 비유를 해주시니 귀에 쏙~ 들어오는군요~ ^^
재밌는글 잘 읽었습니다
감사합니다

찾아주셔서 감사합니다. 즐거운 오후시간 되세요^^

좋은 말씀입니다. 막걸리 한잔 주시오^^

시원하게 한 잔 하고 가시지요. 즐거운 주말 되세요.

지금 상황을 쿨하게 받으시는 글 너무 좋습니다.
인력으로 지금 뭐 어찌 해결할 수 있는게 아니니까요.

근데 진짜 YS는 못말려 생각나네요ㅋㅋ

글 쓸 때까진 쿨했는데 그 때로부터 또 폭락이네요. 울고 싶습니다ㅋㅋㅋㅋㅋ

저도 슬슬 인내심의 한계가 오네요....

맹구 영구 이야기 넘 재밌네요 ㅋㅋㅋ 저도 마시러 갈께요! 막걸리 ㅋㅋㅋㅋ

자주 들르진 않지만 가끔 들러 에너자이저빵님의 글 몰아서 잘 보고 있습니다. 즐거운 주말 되세요. 어, 취한다.

ㅎㅎㅎ 확실하게 차별화된 스팀잇의 매력중 하나라고 생각합니다.
다른 곳과 다른 보상.

막걸리를 못마시는 판다양은 미숫가루로 대처해도 될까요? 데헷

어제 이 포스팅 이후로 미숫가루가 무서울 정도로 묽어지고 있습니다ㅎㅎㅎㅎ갖고 있는 걸 빼고 싶진 않지만 스팀 가격이 3천원일 때 150만원치 현질한 자본금이 75만원 가치로 줄었다고 생각하니 좀 거시기하네요. 즐거운 주말 되세요.

막걸리얘기가 스팀잇 얘기 같네요. ㅠㅠ

스티밋 얘기 맞습니다. 실컷 퍼먹을 때는 몰랐는데 사실 누군가가 술독에 넣어둔 술을 퍼먹고 있는 중이더라고요. 네드가 대량매도를 예고한 이 시점에서.. 언제 어떻게 술독이 다시 채워질 수 있는지 조금 의문스럽습니다.

저도 네이버 블로그를 했는데 어차피 해야 하는 일인데 1원이라도 들어오니 괜찮다고 생각합니다. 차이점은 제 글은 대구님보다 훨씬 인기가 없습니다. 저는 저니까 잘 모르겠고, 대구님의 글은 남이니까 좋다고 생각합니다.

어차피 해야 할 일인데 한푼이라도 들어오는 게 어딥니까? 좋게 봐주셔서 감사합니다^^ 아마도 일상의 별것 아닌 내용을 비맞은 중처럼 중얼중얼거리는 게 코드에 맞는 사람들이 좀 있나 봅니다. 즐거운 저녁시간 되세요!

저는 김치찌개 사묵습니다. 휘리릭

막걸리 한잔 저도 주세요 막걸리랑 파전 딱 먹고 싶어지네요 ㅎㅎ

막걸리 한잔 부어드렸습니다. 이제 주전자가 바닥을 보이는지.. 아까보다 액수가 줄었네요ㅠㅠ금요일 이브 기념 술 한잔에 튀김 한 접시 드시고 테이스팀에 포스팅을 딱! 하시지요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