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과 징을 이용한 부대지휘

in busy •  6 years ago 

Book Reviewer @ilovemylife입니다.

장수가 예하부대의 병사들을 통제하는데 사용했던 신호와 통신방법은 많았습니다. 부대를 주목시키기 위해 북과 징을 치거나 깃발의 높이, 색깔, 방향 등으로 부대를 움직이기도 했습니다. 이와 같은 통신방법은 부대의 움직임을 통제하는 것 이외에 부대의 단결과 통합을 이루는데도 큰 역할을 했습니다. 손자병법 제7편 군쟁(軍爭)에서도 신호통신의 중요성을 언급한 바 있습니다.

軍政曰, 言不相聞, 故爲金鼓. 視不相見, 故爲旌旗. 夫金鼓旌旗者, 所以一人之耳目也. 人旣專一, 則勇者不得獨進, 怯者不得獨退. 此用衆之法也. 故夜戰多火鼓, 晝戰多旌旗, 所以變人之耳目也. “병서에 이르기를 말소리가 서로 들리지 않기 때문에 징과 북을 사용하고, 눈으로 서로 볼 수 없기 때문에 깃발을 만들었다고 한다. 무릇 징과 북, 여러 가지 깃발 등은 사람들의 이목을 하나로 모으기 때문이다. 사람들이 하나로 뭉쳐지면, 용감한 자도 혼자만 나아갈 수 없고, 겁이 많은 자도 혼자 물러설 수 없으니, 이것이 많은 사람을 다루는 용병술인 것이다. 한편, 야간 전투에 불과 북소리를 많이 쓰고, 주간 전투에 깃발을 많이 쓰는 것은 적군의 귀와 눈을 현혹시키기 위함이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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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자가 이 문장에서 강조한 것은 부대의 내적 통제 방법입니다. 진법과 진법의 운용에 있어서 필수적인 요소로 징, 북, 깃발 등의 통제수단을 제시하고 있습니다. 고대 중국의 진법에서는 장수의 명령에 의해 깃발을 세우거나, 눕히거나, 돌리거나, 한 방향으로 향하게 함으로써 예하 장수가 그 명령을 받아 진격, 퇴각, 진형 변경 등을 하도록 만들었습니다.

장수로부터 명령을 받은 예하 장수는 같은 요령으로 말단부대에 명령을 내리게 됩니다. 이렇게 되면 최고 장수의 명령이 말단부대 병사들에게 까지 전달되어 일사분란하게 부대가 움직일 수 있게 되는 것입니다.

이와 같은 시호통신은 최고 장수의 명령을 말단병사들에게까지 전달하는 목적도 있었지만, 부대를 일사분란하게 움직이게 함으로써 용감한 자가 혼자 전열을 이탈하는 것을 방지할 뿐만 아니라, 비겁한 자가 혼자 뒤로 물러서는 것을 통제하는데도 이용되었습니다.

吳子曰, “夫鼙鼓金鐸, 所以威耳, 旌旗麾幟, 所以威目, 禁令刑罰, 所以威心. 耳威於聲, 不可不清, 目威於色, 不可不明, 心威於刑, 不可不嚴. 三者不立, 雖有其國, 必敗於敵. 故曰, 將之所麾, 莫不從移, 將之所指, 莫不前死.”

오자가 말했다. “무릇 북과 징과 방울은 병사들의 귀를 통해 명령에 복종하도록 하는 것이며, 각종 깃발은 눈을 통해 따르도록 하는 것이고, 군령과 형벌은 마음을 통해 복종하도록 하는 것입니다. 그러므로 귀로 전달되는 소리는 또렷해야 하고, 눈으로 전달되는 색깔은 분명해야 하며, 마음으로 전달되는 형벌은 엄정해야 합니다. 이 세 가지가 제대로 서지 않으면 나라는 필경 적에게 패망하고 맙니다. 따라서 이르기를 지휘관이 명령하면 어디든지 쫓아 이동하고, 지시하면 죽더라도 전진한다 했습니다.”

손자 못지않게 오자도 신호통신의 중요성에 대해 지면을 할애했습니다. 오자는 한 차원 더 나아가 귀, 눈, 마음까지 통솔할 수 있는 통신방법의 강구를 주문했습니다. 그는 북과 징과 방울은 병사들의 귀를 통해 명령에 복종하도록 하는 것이며, 각종 깃발은 눈을 통해 따르도록 하는 것이고, 군령과 형벌은 마음을 통해 복종하도록 하는 것이라고 강조했습니다.

그의 논점 중 귀와 눈을 통해 명령에 복종하도록 만드는 방법은 손자와 별반 다르지 않습니다. 다만 마음을 통솔할 수 있는 방법을 제시한 것은 일반적인 통신과 지휘통제통신을 결합한 차원으로 볼 수 있습니다. 물론 손자도 군쟁(軍爭)의 신호통신과 관련된 구절 중 마지막 부분에서 “용감한 자가 혼자 전열을 이탈하는 것을 방지할 뿐만 아니라, 비겁한 자가 혼자 뒤로 물러서는 것을 통제하는데도 이용할 수 있다”고 언급했습니다.

손자는 신호통신을 통해 병사들의 마음까지 통제할 수 있다고 보고 있습니다. 반면 오자는 별도로 군령과 형벌 강화를 통해 병사들의 마음을 통제해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이상 Book Reviewer @ilovemylife였습니다.

참고문헌
국방부전사편찬위원회, 무경칠서, 서울: 서라벌인쇄, 1987
오기지음, 오자병법, 김경현(역), 서울: 홍익출판사, 2005
오기, 오자병법, 서울: 올재클래식스, 20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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군령과 형벌 강화... 군이라는 특수성도 있겠지만 이걸로 사람 마음을 통제하는건 그닥 좋은 방법은 아닌것 같아요!
너무 이상적인 생각인가요? ㅎㅎ

지휘가 원활히 잘 될수 있도록 끊임없는 훈련이 필요하겠군요.

현대의 무선 통신 기술의 발전덕에 전쟁 양상도 완전히 바뀌었죠.

손자병법은 정말 대단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