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키니풀파티, 뭣이 중한디?!

작년 여름 서핑을 배워보겠다고 새로 장만하여 잠깐 입다 쳐박아둔 비키니를 어디에 뒀더라? 몇일째 찾고 있는데 행방이 묘연하다. 밤에 친구의 브랜드 런칭 풀파티에 가야하는데 이를 어쩌나 잠시 고민하다가 마음을 다잡고 토요일 오전을 비키니 찾아 삼만리. 다행히 옷장 구석 가방 속에 고이 모셔둔 비키니를 찾긴 했는데 펼쳐놓고 보니 또 고민스럽다. 이 손바닥만한 것들을 걸치고 비키니 풀파티의 행렬에 동참해야하다니. 아후 너희들 작아도 느무 작아......

런칭 브랜드가 몸매를 관리해주는 바디 관련 제품들이다보니 남녀 모델들이 많이들 왔다. 신난다. 일단 자리에 앉아 호텔에서 기프트로 제공해준 홍삼을 한 포 먹고, 차가운 얼음을 채워둔 샴페인을 호기롭게 홀짝이기 시작하는데 낯익은 얼굴들이 하나씩 등장한다. 사무실에서 만나 명함을 주고 받았던 사람들이다. 실행 수정, 비키니는 없던 일로......

관찰자시점의 풀파티에서 꽤나 흥미로웠던 장면 하나. 관찰 초기, 내가 앉은 바로 아래 테이블에 10명 정도 되는 남자들 무리가 모여 화이팅(?!)을 외쳤다. 한시간 정도 후 폭죽이 터지고 디제잉이 한창 무르익자 아래 풀에서 놀던 20명 정도 되는 여자들 무리가 그곳으로 올라왔다. 삼삼오오 그룹들이 아주 짧은 시간이 지나며 1:1로 매치가 되더니 남은 여자들 10명이 다시 아래 풀로 내려간다. 이후 커플들은 전광석화의 속도로 테이블과 베드에 엉켜......

오늘 호텔에서 웰컴 기프트로 줬던 정관* 6년근 홍삼 액기스 효과가 그닥이었다. 실망이얌. 절친의 이벤트인데 미안하게도 행사 끝까지 자리를 지킬 수가 없었다. 배웅해준다며 함께 풀파티를 빠져나온 친구와 잠깐 호텔 로비에 앉아 에어컨 바람을 쐬는데 이거참 느무 좋다. 우리 처음 만났던 날 기억나? 그 날 클럽에서 밤새도록 춤추고 놀았었는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