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대만평(時代漫評) - 290. 소금물의 소금농도를 구하는 수학문제가 왜 필요한가요?

in busy •  6 years ago  (edi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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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행 수학 교과과정에서 나오는 시험문제의 유형들 중에서, "먹어본 적도 없는 소금물의 소금농도를 구하라" 는 수학문제와 " 사회생활을 해 본 적도 없는 학생들에게 은행에서 대출을 받을 때에 적용될 수 있는 이자율의 공식"을 구하라는 식의 수학문제가 등장한다고 한다.

실제로 이런 유형의 수학문제가 있는 것인지, 아니면 언론에서 시끄럽게 떠들어내는 부풀린 기사 인지는 모르겠지만, 아무튼 정상적인 교과과정을 거치는 학생들 중에서, 아주 극소수의 수학적 천재가 아니면 풀지도 못할 문제들을 버젓이 출제하고는 '변별력'을 가지려고 한다는 식의 핑계를 대고 있는 것만은 분명한 것 같다.

그러나, 한국에서 과거시대의 수학문제들도 그러하였거니와 마치 타고난 극소수의 수학적 재능을 가진 아이들만이 해결할 수 있을 정도의 난이도를 가진 수학문제를 모든 학생들에게 동일하게 적용하여, 마치 그것이 아주 일반적인 난이도 수준인 것처럼 압박을 가하면 환경적으로 선천적으로 적성적으로 안되는 아이들은 결국 수학을 포기하고 만다.

실제로 나 역시 그러한 이유때문에 수학포기자였었고, 고등학교 시절에 한 반에 70% 정도는 도무지 수학문제의 난이도를 따라갈 수가 없었기 때문에 수학을 포기하는 경우였다.

하지만, 엄밀하게 따져보면 역사적으로 뛰어난 수학의 업적을 쌓은 유명수학천재들은, 과연 정해진 시간내에 수학문제를 빠르게 잘 풀어내어서 정답을 잘 맞추었기 때문에 수학천재가 되었던 것일까? 오히려 역사적 수학천재들은 연구에만 전념할 수 있는 여유있는 환경 속에서 오랜시간 연구에 연구를 거듭하면서 알아낸 하나의 결과일 뿐, 이것을 이해도 잘 못하는 학생들에게 그 공식들 여러가지를 모두 외우라고만 하면 완전히 억지같은 코미디가 아니고 무엇인가.

과거 70~90년대의 한국땅에서 뛰어난 수재들을 발굴해 내어서 명문대학을 입학하게 만드는 판가름의 기준이 수학에서 결정이 나는 경우가 대부분이었다. 물론 수학이라는 학문이 논리적 사고력과 분석력을 요구하는 학문이기 때문에, 깊은 집중려과 추리적 능력을 기반으로 해야 하는 것은 사실이다.

하지만 이것 역시도 수학이라는 학문에 대한 선천적 재능과 흥미가 유발되는 아이들에게나 해당되는 것이지, 적성과 흥미와 소질이 전혀 다른 아이들에게까지도 억지로 수학을 강요하는 것은 그야말로 고문 중에서도 보통 고문이 아닌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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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론 과거시대의 교육자들 항변중에는, 수학을 잘해야 논리적 사고력이 우수해진다라는 변명을 했었지만, 어떻게 해서 수학이라는 학문만이 논리적 사고력을 배양하는 학문일까? 우주의 법칙을 수식과 논리적 기호로 설명하기 위해서는 수학적 사고능력이 필수적으로 필요한 것이 사실이지만, 오로지 0.1%의 수학적 천재들을 발굴해내기 위해서 나머지 99%의 학생들을 들러리식으로 희생을 시키는 그런 짓을 왜 하고 있는것인지 정말 이해하기 어려운 것 또한 사실이다.

그렇다면, 이 세상의 모든 것이 수학적으로만 풀이가 가능한 것일뿐, 예술도 음악도 스포츠도 문학도 필요하지 않는 것인가? 타고난 아이들의 저마다의 소질과 재능은 모두가 다양한 것이고, 그 소질과 재능은 모두 각자가 존중받아야 하는 것이고, 수학의 천재에게 부족한 면을 다른 재능을 가진 아이들이 메꿔줄 수도 있는 것이고, 또는 문학의 천재가 가진 부족한 면을 수학의 천재가 보충해줄 수도 있는 것이어서, 그러한 상호도움을 주고 받는 속에서 함께 사회생활을 해가면서 공통된 행복을 추구 할 수 있게 되는 것이지, 오로지 수학적 관점으로만 서열화와 높낮이를 구분지으려고 하는 것은 당연히 모순적이다.

더구나 어려서부터 꾸준히 수학에 흥미를 가지고 기초적인 과정을 잘 거쳐온 아이들만이 수학문제를 풀어낼 수 있도록 난이도를 올리기만 한다면, 고등학교 시절에는 어려서부터 기초과정을 꾸준하게 따라오지 못했던 아이들은 결국 수학을 중도 포기하게끔 만들어버리는 일이 벌어지는 것이다.

그러나 참으로 아이러니 한 것은, 그렇게도 수학적 난이도가 높고 어려운 수학문제들을 출재해서 수학천재들을 추려내기에 급급했던 한국땅에서 해방이후 70년 세월이 흘렀어도 노벨상 수학자 물리학자가 한 명도 안 나오고 있는 것을 보면, 과연 지금까지 수학문제를 쓸데없이 어렵게만 만들어서 아이들 정신머리 골탕먹이기만 해 온 심술쟁이들인 것인지, 아니면 진짜로 수학이 난해하고 어려운 것이 한국에서만의 특이한 학문적 경지인 것인지 정말 분간이 애매하기는 하다.

극소수의 타고난 수학천재들이나 풀어낼 정도로 어렵고, 일반적인 수준의 학생들은 답을 구하지도 못할, "소금물의 소금 농도를 구하는 문제"를 풀어내는 것이 중요한 것이 아니라, 끈기있게 논리적인 사고력을 가지고 분별해 나아가는 능력을 배양시켜주는 것이 진짜 수학적 재능을 교육하는 수학공부가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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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초등학생들 수학을 보니까 논리적 사고를 통해서 문제를 풀이하는 사고력과 분별력 위주로 하구 있더라구욤+_+

한국교육은 경쟁적인 사회시스템 자체가 병들이고 있긴 하지만 결정적으로 수학교육이 망쳤다고생각합니다
한줌의 수학편집증자들이 90%의 건강한 아이들을 순식간에 루저로 변화시키죠

공식을 외워 문제풀기에 급급한 한국의 교육시스템. 공식을 외우기보다 공식을 만든 수학자의 철학을 공부해서 왜 그 공식이 필요했는지, 어떻게 그 공식이 만들어졌는지를 배우는게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좋은 하루 보내세요.

철수와 영희는 달리기 시합을 다른 위치에서 출발하죠.ㅋㅋ
그리고 달력은 왜 그렇게 찢어먹는지.ㅠㅠ

ㅎㅎ 저도 수학 포기자 였죠.ㅋㅋㅋㅋㅋㅋ
근데 소금물 농도 구하는 문제는 있었던 기억이 납니다.
대출 문제는 처음 들었지만.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