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상 춘자

in choonza •  2 years ago  (edi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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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상을 꿈꾸는 보부상 춘자의 첫 번째 브랜드, TSOMO의 온라인 쇼핑몰이 완성되었다. 나 고산인, 지금은 레나로 시작하지만, 히말라야에서 발굴한 멋진 아이템들을 두루두루 다루는 편집숍이 되는 것이 목표다.

거상의 길은 멀고 험난했다. 3개월을 꼬박 갈아 넣었다. 맨땅에 헤딩이 특기인 나도 너무 얼얼해서 이게 맞나 싶은 순간이 많았다. 다음 단계로 나아가기를 머뭇거리면서 꾸역꾸역 걷다 보니 여기까지 왔다. 2019년에 춘자 사업계획서 쓸 때, 나의 로드맵에는 매거진 춘자, 도서출판 춘자, 그다음으로 보부상 춘자가 있었으니 애초에 계획한 대로 걷고 있는 셈이다. 그렇다면 다음은 춘자 인사이드 1호점 부동산 계약인가…?

지금도 혹독한 추위와 싸우며 염소 풀 맥이느라 고생인 라다크 유목민 창파들부터 방추 돌려 실 뽑고 베틀에 올라 머플러 짜는 라다크 여성 작업자들까지 ‘레나’가 라다크 창탕 염소의 몸에서 나의 몸으로 옮겨오는 과정에 연결되어 있는 모든 이들에 대한 존경은 TSOMO 홈페이지에 지나치게 길게 써두었으니 여기서는 줄이고…

세상에는 양아치, 진상, 빌런만큼이나 장인, 선한 의지, 진심 또한 많다는 사실에 안도하는 시간이었다. 그래서 계속 맨땅에 헤딩할 수 있었다. 나는 이 나라의 모든 제조업자에게 진심으로 존경의 마음을 품게 되었다. 제조업은 위대하다! 거의 모든 종류의 정보가 인터넷에 공유되는 세상이라지만, 전문 지식을 서비스하는 각종 ‘00사’들도 대단하다. 머지않아 비용 생각하지 않고 마음껏 그들의 시간을 살 수 있게 되기를!

무엇보다 나의 소중한 파트너 초모가 없었다면 시작도 할 수 없었을 일이다. 무역은커녕 해외 구매대행도 해본 적 없지만 레나 팔아 떼돈 벌어보자는 취지로 의기투합한 초모와 나. 우리에게는 모든 영역이 미개척지였다. 지난가을의 끝, 초모에게 많은 일을 맡겨두고 정신없이 라다크를 떠나왔다. 나는 한국에서, 초모는 라다크에서 고군분투했다. 초모가 원산지 증명서라는 난이도 극악의 미션부터 시작해서 현지 리서치, 거래처와의 소통까지 맡아준 덕분에 나는 한국에서 해야 할 일들에 집중할 수 있었다. 너무 어려웠지만, 나도 초모도 매 순간 배우는 것이 있어서 기뻤다. 그래서 다행이었다.

로고든 패키지든 맨날 ‘깔끔’만 외치는 나의 주문에도 늘 ‘깔끔 + @’를 보여주는 춘자의 보물 디자이너 우툰, 포근하고 보드라운 레나 느낌을 사진 속에 너모 예쁘게 담아준 명미 작가님, 라다크 창탕 고원을 뛰노는 창그라 염소들 사진 협찬해준 싱게까지 머지않아 함께 성공의 기쁨을 누릴 수 있게 되기를 바란다.

꼴랑 온라인 쇼핑몰 하나 열어놓고 무슨 누적 판매량 10만 장이라도 달성한 사람처럼 구구절절 소감을 쓰고 있나 싶기도 한데, 무슨 일이든 시작이 제일 어려운 법이니까 기억하기 위해 쓴다. 물론 가장 큰 목적은 홍보다. 후후.

구경 환영!
주소는 https://www.tsomo.sho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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