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도만 하면, 아무 것도 안해도 된다고?(2)

in christianity •  7 years ago  (edited)

‘혹시나 잘못 생각하실 젊은이들이 계실까 노파심에 적어봅니다. 서울대를 가려는 수험생이 이글을 단적으로 믿고 공부는 하지 않고 기도에 더욱 힘쓰며 하루 종일 기도하는 일은 없기를 조심스레 말씀드려봅니다. 상기의 운영자분의 글은 기도는 자기의 유익을 구치아니하고 주님의 뜻에 합당할 경우, 특히 개인적인 것 보다는 그러니까, 나보다는 우리를 강조할 때 나보다는 남을 생각할 때 이루어집니다.’

위의 댓글은 얼마 전에 올린 필자의 칼럼, ‘기도만 하면, 아무것도 하지 않아도 된다고?’를 읽고 어느 회원이 조심스럽게 올린 내용이다. 필자가 올린 칼럼의 요지는 이랬다. 기도를 하고 나서, 자신의 지식과 지혜, 세상의 방법이나 인간적인 노력을 곁들인다면 하나님의 감동하심을 얻을 수 없다는 내용이었다. 그래서 필자의 과거사를 예를 들면서, 필자는 사역을 시작하고 나서 최소한의 생계비만 벌면서 오직 기도와 말씀에 전념했었으며, 적지 않은 시간이 흐른 후에 지금은 하나님의 도우심으로 사역이 열렸다는 내용이었음을 다시 한 번 환기시킨다. 그래서 필자의 칼럼을 읽고 오직 기도만 하면 아무 것도 하지 않아도 된다는 생각을 하는 분이 있을까봐서, 위 회원께서 노파심으로 댓글을 다신 것 같다. 그래서 필자가 의도한 것을 오해할 수도 있을지 몰라서, 이 이슈를 좀 더 심도 있게 나눌 필요가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하나님은 세상을 지으시고 우주를 운행하시며 대자연을 섭리하시고 인간의 생사화복을 주관하시는 분이시다. 성경에는 우리가 사는 세상이 세상(공중)의 권세를 쥐고 있는 악한 영이 지배한다고 말하고 있지만, 이 역시 하나님의 원칙 아래 제한적이고 한시적인 지배일 뿐이다. 이처럼 하나님은 세상을 다스릴 때, 그분의 확고한 원칙을 공평하게 적용하고 계시다. 성경에는 이러한 원칙을 공의나 정의(의)라고 표현하고 있다. 이를 함축적으로 말하자면 하나님의 뜻 안에 포함되어 있다는 뜻이다. 그러므로 하나님의 뜻에 대한 깨달음이 있어야 세상을 다스리는 하나님의 원칙을 잘 알 수 있다. 그러나 아쉽게도, 적지 않은 크리스천들은 성경지식을 쌓아두고 있어도 깨달음에 무지하다. 깨달음을 얻으려면 하나님이 주시는 지혜가 있어야 하는데, 이는 성령과 동행하는 기도의 습관을 통해서 얻어진다. 그러므로 이런 기도의 습관이 없다면 성령이 주시는 지혜를 얻을 수 없으므로, 깨달음이 없이 성경지식만을 머리에 저장하고 있을 뿐이다. 성경지식을 머리에 저장하는 사람들의 특징은 남을 정죄하고 판단하며, 종교적인 신앙행위만을 무한 반복할 뿐이다. 바리새인들과 서기관들이 그랬다. 그들은 율법에 대해서 해박했지만, 그 율법을 하나님의 뜻을 행하는 데 사용하기보다 자신의 드높은 종교심을 드러내는 데 사용했을 뿐이다. 작금의 우리네 교회에도 그런 사람들이 허다하다. 특히 적지 않은 신학자나 목회자들은 자신들의 해박한 성경지식으로 남을 비판하고 정죄하며, 자신의 의를 드러내는 데 사용하고 있다. 이들에게서 바리새인과 서기관의 체취가 배어나오고 있음을 어렵지 않게 알 수 있다.

다시 본문으로 돌아가서, 기도만 하면 아무것도 하지 않아도 된다고? 필자는 앞선 칼럼에서 하나님의 일을 하는 사람(사역자)의 예를 들었다. 하나님의 일은 성령의 능력을 받아야 풍성한 열매를 맺을 수 있다. 그러나 대부분의 목회자들은 기도는 하되, 자신들의 지식과 지혜, 세상적인 방법과 인간적인 노력으로 사역을 한다는 것을 비교한 것일 뿐이다.

사역과 일반적인 삶의 방식이 동일하게 적용할 수 없다. 하나님은 우리에게 노동을 명령하셨다. 아담이 범죄 한 이후에 인류에게 내려진 노동은 저주로 표현되고 있지만, 노동은 생계를 위한 수단일 뿐 아니라 건강한 정신과 육체를 유지하는 방편이기도 하다. 그러므로 누구나 성실한 노동은 필수적이다. 필자가 사역을 결심하면서 생계를 위한 노동을 게을리 하지 않았다. 그러나 대부분의 목회자들은 생계를 위한 노동을 내팽개치고 오직 전도행위에만 열심이다. 사실 전도행위의 결과가 자신들의 생계를 유지해주는 수단으로 연결되었기에, 사람들을 관심을 끌려는 변질된 복음과 기복신앙을 팔면서 전도행위를 하는 이들이 부지기수인 까닭이다. 만약 이들이 사도바울처럼 자신들의 생계를 유지하는 노동을 하면서 사역을 했다면 조급하게 기복신앙을 들이밀지 않아도 될 것이고, 가족에게 극빈층의 삶을 강요하면서 결국 임대료를 내지 못해 교회 문을 닫는 불상사도 일어나지 않을 것이다. 이들은 목회사역이 거룩하기 때문에 생계를 위한 노동을 하는 것은 믿음이 없다고 일축하고 있다. 그렇다면 사도바울은 믿음이 없어서 천막을 만들어 팔면서 선교활동을 해야 했는가? 백번 양보해서 그런 견고한 믿음으로 사역을 시작했는데, 왜 수많은 개척교회들이 문을 닫는 지 누가 시원하게 얘기 좀 해주었으면 좋겠다.

네 양떼의 형편을 부지런히 살피며 네 소떼에 마음을 두라(잠27:23)

학생들이 공부하는 것은 당연한 일이다. 공부를 열심히 하지 않으면서 기도만 하면 하나님이 명문대학에 입학해주시겠는가? 이는 세상을 다스리는 하나님의 뜻이 아니다. 그러나 형식적인 기도만 하고 공부를 열심히 한다고 해서 풍성한 열매가 맺히지 않는다. 그러므로 열심히 기도하면 하나님께서 탁월한 지혜와 명철을 주셔서 풍성한 열매를 주실 것이다. 이러한 것은 사업이나 직장에서도 마찬가지이다. 많은 사업가들이 자신들의 사업을 내팽개치고 희생적인 신앙행위와 기도행위로 대신하면서, 하나님께서 축복해주실 것은 바라고 있다. 그러나 이는 세상을 다스리시는 하나님의 방식이 아니다. 하나님은 자신이 할 일을 열심히 하면서 하나님이 기뻐하시는 뜻을 행하면, 하는 일에 축복해주셔서 풍성한 열매를 맺게 해 주실 것이다. 그러나 세속적인 축복을 얻을 목적으로, 희생적인 신앙행위와 기도행위에 열심인 자들은 탐욕적이고 세속적인 사람들일 뿐이다. 하나님은 성경에 기록한 원칙대로 세상을 다스리시고 인간의 생사화복을 주관하시는 분이시다.

수많은 크리스천들이 잘못된 기복신앙을 하나님의 뜻으로 잘못알고 예배의식과 희생적인 신앙행위를 반복하고 있다. 하나님께 모든 것을 맡기는 믿음이 없이, 자신의 노력과 의지, 세상적인 방법과 인본적인 수단을 통해 일을 하는 것도 문제이지만, 자신이 해야 할 일을 내팽개친 채, 세속적인 욕심을 이루고 싶어서 희생적인 신앙행위를 반복하는 것도 무지하고 어리석은 일일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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