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정엄마에게 잠시 다녀왔다. 자리에 앉아 있던 엄마는 문득 생각난듯 옷장에서 한겨울 파카를 꺼내신다. 당신은 너무 부해서 움직이기 거북하고 무겁다며 묵히기 아까우니 가져다 입으란다.
그 옷은 몇해 전 값어치 있어보이고 뜨시기도 하라고 적지않은 금액에 내가 사드린 옷이다. 더 이전에 사드린 파카가 좀 얇은 것이 아닌가 해서 추울때 입으시라고 도톰한 것으로 선택했는데, 여러번 겨울을 나면서도 입지 않는 것이 아끼시나 싶었으나 그게 아니었던 모양이다.
겨울이면 의례 내복도 입고 더욱이 허리가 아프면서는 작은 키가 더 작아진 느낌에다 따뜻하라는 여우털인지 토끼털인지와 소매까지 오리털로 채워진 코트가 영 무겁기만 한게 부담스러운데 안입겠다는 말도 제대로 못해 여러해 옷장속에 묵혀두기만 했던 것이다.
나도 나이가 들어가면서 따뜻해도 가벼운 옷들만 찾게 된다. 아직은 덜 추워서 무게감이 느껴지지만 추우면 괜찮다고 한번 더 권해보기는 했으나, 나에게도 느껴지는 날아갈듯 가벼운 오리털 점퍼와는 확연히 다른 무게에 더는 뭐라하지 못하고 싸들고 왔다.
남들이 보기만해도 알아주는 메이커, 좋은 소재를 썼다고는 해도 납득할수 없는 금액의 옷이라고 모두 좋은 옷이 되지 않는다. 내가 좋아하고 나에게 찰떡같이 어울리는 옷이어야 좋은 옷이 된다는 평범한 사실을 다시금 되새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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