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시 이 편지는 가슴이 아파서 보낼 수가 없어.
by. [러브레터] 의 마지막 대사
내가 처음으로 만난 일본 영화. 러브레터.
사춘기 시절 본 영화여서 그런 것일까. 아니면 나카야마 미호가 내 이상형이라서 그런 것일까.
지금은 희미하다. 스토리도 살짝 헷갈린다. 다만, 명확한건 눈이 많이 나오고, 슬펐으며 어떤 햇살보다 따스했다.
취업 준비를 하던 중 기회가 좋아, 친구와 삿포로에 놀러간 적이 있다. 정확히 말하면 훗카이도에 갔다.
친구는 취업을 했기에 조심스레 건넨 권유였지만, 나는 냉큼 받아들였다.
러브레터의 배경이 바로 훗카이도이기 때문이다.
오타루의 운하와 텐구야마 스키장의 눈밭들이 좋았다.
아쉬운 점이 딱하나 있었다.
많은 사람이 알고 있는 러브레터의 명대사 '오겡끼데스까'가 나오는 설원은 오타루시가 아닌 나가노 현에 있는
한 목장에서 촬영되었다고 현지인에게 들었다. 가장 기대했는데 ...아주 많이 아쉬웠다.
아... 오늘 글을 쓰는 건 러브레터를 소개하려는 것이 아니다.
오늘처럼 눈이 스티로폼같이 흩날리때면 생각나는 사람이 있다.
그 사람과 맞던 눈은 부드러웠고 따뜻했다. 눈이 따스해서 하염없이 사랑했던 그 시절의 그 사람.
그 사람에게 부치지 못한 편지가 아직도 보물상자 한구석에 있다.
다시 만나면 다시 잘해보고 싶어 생각날 때마다 적던 편지들.
다시는 만나지 못한 채 시간이 흘렀다. 지금도 가끔 생각이 나지만 눈이 쌓이고 녹는 시간이 반복되면서 내 그리움도
조금씩 녹아 나간다.
이기적인 욕심으로 오늘은 바란다. 그 사람도 오늘처럼 눈이 내리면 원망이든 그리움이든 조금이라도 내 생각을
해주길.
오늘 밤은 러브레터를 다시 한번 보며 설원처럼 하얀 소주 한잔해야겠다.
눈물이 된 소주를 삼키자.
좋은글 잘 읽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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난데없는 영화 소개인 줄 알고 놀랬네요 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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굉장하고 잘 쓰여지고, 놀라운 비디오, 공유 주셔서 감사합니다 @pathfinde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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