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연 중국이 비트코인 채굴을 멈추면 비트코인이 망할까요? - 거래 용량과 작업증명

in coinkorea •  7 years ago  (edi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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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글은 중국 채굴장 폐쇄의 영향을 가늠해보기 위해 비트코인의 한계와 작업증명의 기초적인 원리를 설명하는 글입니다.

며칠 전 중국 정부가 중국 내 암호화폐 채굴을 금지한다는 발표가 있어서 논란이 되었습니다. 기사의 내용은 비트코인을 비롯한 암호화폐의 채굴이 너무나 많은 전기를 소모하고 투기를 조장한다는 이유로 중국 정부가 지방정부에 암호화폐 채굴을 금지하라는 공문을 보냈다는 내용입니다. 대부분의 기사논조도 그렇고 항간에 떠도는 두가지 우려가 있더군요.

  1. 비트코인의 거래량이 너무 증가하여 거래 승인 기간이 점점 길어지고 있으며 이미 용량의 한계에 다다랐다.
  2. 이런상황에서 채굴에 들어가는 어마어마한 연산의 대부분을 담당하던 중국이 채굴을 그만 둘 경우 비트코인이 심각한 타격을 입게 될 것이다.

그럴듯한 논리 전개죠? 기사에도 그런 식으로 써있고 많은 사람들이 비슷한 우려를 하고 있더군요. 그럼 위의 두 가지 우려가 정말 사실일까요?

비트코인의 거래량이 이미 한계에 다다라서 실용성이 없다?

얼마전에 비트코인 캐시의 가격이 급등했던적이 있습니다. 그 때 실제로 비트코인 거래(transaction)의 확인(confirmation) 시간이 너무 길어져서 송금이 며칠씩이나 지연됐던 일이 있습니다. 채굴자들이 모두 비트코인 캐시로 몰리면서 비트코인 채굴량이 줄어들었으며, 더불어 비트코인 투자 광풍이 더해져서 일시적으로 너무 많은 트랜잭션이 일어났던 것이지요. 이는 거래수수료의 증가로 이어졌습니다. 비트코인의 거래 체결은 순차적으로 이루어지지 않습니다. 은행의 거래야 먼저 일어난 거래가 먼저 완료되지만, 비트코인의 경우에는 구조적으로 어떤 거래가 먼저 일어났는지 알기 어렵기 때문입니다. 거래에 시간을 적는다고 해도 거래를 만드는 사람이 거짓으로 적어버리면 그만이기 때문이죠. 그래서 비트코인 블락체인에서 어떤 거래를 먼저 기록할지를 정하는 기준은 수수료에 대한 경매 방식입니다. 채굴자는 가능한 많은 비트코인을 벌고 싶어하기 때문에 수수료가 비싼 거래부터 먼저 블록에 포함시키려고 하게 됩니다. 이 때문에 한때 비트코인 거래 수수료가 건당 6만원 까지 치솟게 됩니다.

비트코인 거래 수수료

지금은 많이 낮아졌지만 그래도 건당 3만원이라는 수수료는 실생활에서 거래에 사용하기에는 너무 큰 금액이긴 합니다. 이 문제는 실제로 비트코인이 대중화되는데 걸림돌이 될 수 있긴 합니다. 그래서 비트코인 커뮤니티에서는 계속해서 비트코인의 거래 용량 문제을 해결하기 위한 제안들이 이루어지고 있습니다. 블록에서 서명을 분리해서 크기를 줄이려는 segwit 이나, 소액결제를 모두 따로 블록에 포함시키지말고 모아서 한번에 처리하자는 Ligtning network 같은 것들이죠. 또는 비트코인 캐시 같이 아예 블록 사이즈를 대폭 늘리는 방법으로 용량을 늘린 경우도 있구요. 이들 모두 이미 실용화 단계에 있으므로 조만간 효과를 볼 수 있을거라 기대가 됩니다. 따라서 거래 용량 문제는 블록체인의 근본적인 문제라기보다는 블록체인의 발전과 함께 해결할수 있는 문제라고 보여지네요.

중국의 채굴장들이 사라지면 비트코인의 처리 용량은 심각한 감소를 겪을 것이다?

이와 비슷한 맥락으로 비트코인은 구조적으로 너무 많은 연산능력이 필요해서 비효율적이며 실제로 사용하기 어렵다는 의견도 있습니다.
이 질문에 대한 답을 하려면 우선 작업증명(Proof-of-work)에 대한 이해가 필요합니다. 작업증명은 채굴자들이 채굴을 하는 힘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더 많은 작업증명을 할수록 더욱 많은 비트코인을 채굴할 수 있는 것이죠. 일반적으로 '작업증명'으로 번역을 하면 직관적으로 이해하기 어려운 면이 있습니다만, 이를 쉽게 번역 한다면 '일을 했다'는 '증거' 입니다. 여기서 포인트는 작업의 결과가 중요한게 아니고 얼마나 많은 일을 했는지를 증명해야 한다는것입니다. 비트코인 채굴은 결과보다는 노력을 중시한달까요?

작업 증명이 왜 필요한거에요?

그럼 이 작업증명이 왜 필요한걸까요? 잘 아시다시피 블록체인은 참여하는 모든 사람이 블록체인의 시작(Genesis) 부터 일어난 모든 거래내역을 다 가지고 있다는 점이 큰 특징입니다. 이를 이용해서 누군가가 거래 내역을 조작하는것을 방지하는 것이지요. 수많은 사람들이 복사본을 갖고 있다면 몇몇 사람이 조작을 한다해도 거짓이 들통나게 마련이지요. 말하자면 다수결에 의해서 유지되는 안전성이랄까요? 그렇다면 소수의 사람이 수 많은 복사본을 만들어서 자기가 다수라고 주장을 하면 어떻게 될까요? 여기서 작업증명의 필요성이 제기됩니다. 비트코인을 설계한 사토시 나카모토는 이를 방지하기위해 블록을 만들기 위해서는 의도적으로 많은 양의 연산을 해야하게 만들었습니다. 그런데 앞서 이야기했듯이 그 연산은 비트코인의 거래를 처리하는 등의 의미있는 연산이 아닙니다. 말하자면 '열심히 땅을 파고 다시 메꾸는 일(aka 삽질)을 10번을 하면 블록 하나를 만들수 있게 해줄게' 라는거죠. 이런 방식은 소수의 사람들이 블록 생산을 독점하는것을 막아줍니다. 다수결에서 과반수를 확보하려면 전 세계 컴퓨팅 파워의 50퍼센트 이상을 가지고 있어야만 하죠. (이러한 공격은 개념적으로는 가능하며 51% attack 이라고 이야기합니다)

그럼 작업증명이 채굴과 어떻게 연관되나요?

간단히 얘기하면 채굴자들은 하나의 블록을 차지하기 위해 매번 경쟁을 한다고 볼 수 있습니다. 아까의 삽질 비유를 계속 해볼게요. 채굴이 시작되면 모든 채굴자가 땅을 파기 시작합니다. 그래서 가장 먼저 10번 삽질을 한 사람이 승자가 되어 블록을 차지하게 되고 그 때 생성되는 비트코인을 가져가게됩니다. 그리고 그 라운드의 승자가 결정이 되면 그 다음블록을 차지하기 위한 경쟁이 시작됩니다. 그리고 매 라운드는 대략 10분정도 지속되게됩니다.

그런데 갑자기 어떤 채굴자가 두 배 큰 삽을 들고 경쟁에 참가를 했다고 칩시다. (기술은 항상 발전하니까요) 이 참가자는 남들보다 두배 빠르게 삽질을 해서 보통 사람은 10분 걸릴 작업량을 5분만에 해치울 수 있습니다. 그러면 블록 간격이 5분으로 짧아져 버리게됩니다. 삽질 능력은 컴퓨팅 파워와 같고 컴퓨팅 파워는 날로 발전하므로 블록 간격은 점점 더 짧아지는것일까요? 실제로 최근에 개발되는 마이닝 전용 칩은 일반 컴퓨터에 쓰는 cpu보다 많으면 만배이상 빠르게 채굴작업을 합니다. 보통 컴퓨터가 꽃삽으로 땅을 팔때 포크레인을 돌리는 격이지요. 이건 개인 채굴자들이 돈을 벌 수 없는 이유이기도 합니다. 당연히 비트코인은 이에 대한 대비책도 마련해 놓았습니다. 비트코인은 기술을 발전을 고려해서 이전 블록 시간이 10분보다 짧았다면 다음에 필요한 삽질의 수를 늘려서 평균적인 시간을 맞추게 됩니다. 이것을 채굴 난이도(Difficulty)라고 합니다. 반대로 사람들의 채굴 성능이 줄어들어 블록 시간이 늘어나면 채굴 난이도를 낮추게 됩니다. 정확히는 비트코인은 매 2016개의 블록 마다 난이도를 재조정하며 이것은 블록하나에 10분이 걸린다고 칠때 대략 2주마다 난이도를 조정하는 셈입니다.

여기서 중요한 포인트는 두가지입니다.

  • 채굴자들의 작업량은 비트코인 네트워크의 거래량과는 무관한 값이다.
  • 채굴 난이도는 전체 네트워크 채굴능력에 따라 자동 조정된다.

따라서 중국의 채굴장들이 채굴을 중단한다해도 1) 비트코인은 똑같은 거래량을 소화할 수 있으며 2) 비트코인의 블록 생성시간도 여전히 10분으로 맞춰 질 것이라는 것을 유추할 수 있습니다. 다만 일시적인 문제가 있을 수는 있습니다. 난이도 조정이 2주마다 이루어지므로 갑자기 전체 채굴 능력이 절반이 되어버리면 블록 시간이 20분으로 늘어날것이고 난이도가 재조정되는데까지는 최대 두배인 4주가 걸릴수 있습니다. 하지만 중국의 모든 채굴장이 한순간에 문을 닫지 않는 이상 크게 문제가 되지는 않을것 같아 보입니다.

그럼 괜찮은건가요?

네. 제 생각에는 단기적으로는 좀 지연이 있을수 있지만 장기적으로는 괜찮을거라고 여겨 집니다. 오히려 블록체인 전문가들 중에는 소수의 전문 채굴자들이 채굴 능력을 독점하는 것을 문제로 여기는 사람들이 많습니다. 그래서 비트코인이 아닌 다른 블록체인들은 채굴을 실제 블록체인 사용자들이 기여할수 있로록 전용 채굴 장비의 사용을 일부러 불가능하게 하려는 시도를 하기도 합니다. 예를 들면 Litecoin의 Scrypt mining이나 Cardano의 지분증명(Proof-of-Stake) 방식 같은 것들이 그렇지요. 따라서 전문 채굴장의 폐쇄는 오히려 채굴의 민주화를 가져오고 전체 채굴 난이도를 낮춤으로써 쓸데없이 소모되는 전기와 그에 따른 환경 오염을 줄일수 있는 좋은점도 있다고 생각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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좋은 정보 감사합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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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일 갑자기 중국의 해쉬파워가 뚝하고 사라진다고 쳐도 수 주내로 복구되지 않을까 생각해봅니다. 난이도 조정은 물론이거니와 사용하지 못하게 된 채굴기들이 다른 나라로 넘어가거나 아니면 팔리게 되기 때문이죠. 비싼 채굴기들을 그냥 버릴리는 없을테니까요.
팔거나 다른 채굴장으로 넘어가거나 둘 중 하나입니다.
그래도 중국 해시파워가 죽었다는 여러 미디어 소식에 단기적으로 큰 혼란은 있을 것으로 생각됩니다.

현재 진행되고 있는 이슈를 정리하고
그 우려에 대해 잘 설명해주셔서 감사합니다!
글 너무 잘 읽었는데....제 보팅파워가 플랑크톤 수준인게 안타까울 따름입니다...ㅠ
팔로우 하고 소식 받아볼게요 :)

이른바 '공장'들이 폐쇄되고 난이도가 하향되면 다른 채굴자에게는 채산성 향상이라는 기회가 열리겠군요.

yes this is very true but where is jhon mith?

궁금했던 부분이었는데 이제 좀 이해가 되네요.
좋은 글 감사합니다.

@essis님 안녕하세요. 개수습 입니다. @kjwon15님이 이 글을 너무 좋아하셔서, 저에게 홍보를 부탁 하셨습니다. 이 글은 @krguidedog에 의하여 리스팀 되었으며, 가이드독 서포터들로부터 보팅을 받으셨습니다. 축하드립니다!

중국 뿐만아니라 지금 전세계적으로 pow기반 블록체인에 대한 압박이 진행중이라고 보입니다. 전력소모가 너무 커요.

좋은 정보의 글 감사합니다!!

이러한 개념을 가지고 있는 분들은 결국 돈을 버는 구조로 가겠죠.
모르는 분들은 앗~ 하면서 팔면 결국 단기로는 대응을 잘 했는지 모르겠지만 장기로는 아닌것이죠. 좋은 포스팅 감사합니다.^^

거대 채굴장이던 중국이 채굴을 안 하면 비트코인의 본래 취지대로 더욱 민주화 된다는 것으로 이해합니다. 좋은 내용 고맙습니다.

하는 일(트랜잭션 승인)은 똑같은데 더 많은 (무쓸모한) 연산을 해야 하는 상황이 저도 마음에 안 들긴 했어요.
어차피 난이도 조정이 되어 정상화가 될테니 무쓸모한 전력 낭비를 줄이는 데에 찬성합니다.
@홍보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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