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학교와 우표수집, 옛생각들

in coinkorea •  7 years ago 

저의 유년 시절에는 "초등학교"라는 것이 애초에 없어서 선택의 여지 없이 "국민학교"라는 이상한 이름의 대안 학교를 다녀야 했습니다.

국민학교라는 곳은 이름도 특이하지만, 지금의 초등학교와는 다르게 한 반에 60명 많게는 70명까지 학생들이 있었기 때문에 선생님과의 토론 수업 같은 것은 가능할리 만무했습니다.

그저 선생님께서 수첩에 적힌 뭔가를 불러주시면 열심히 받아적고 제대로 받아적었는지를 검사받는 것이 하루 대부분이 일과였던 것 같습니다.

그런데, 어느 사회나 소수의 악당은 있기 마련이라서 제대로 받아 적었는지 여부와는 상관없이 글씨가 삐뚤다는 등의 "성의 없음"을 핑계 삼아 아이들을 괴롭히고 때리면서 엑스타시를 느끼는 분들도 없지는 않았습니다.

그럴 때면 보통 부모님께서 하얀 봉투에 정성스런 편지와 함께 뭔가 알 수 없는 초록색의 종이를 넣어서 그 갱스터에게 전달하면 악당은 잠시나마 천사가 되기도 하였습니다.

한편, 그 시절에는 핸드폰이나 PC가 없었기 때문에 지금과는 또 다른 다양한 즐길거리가 있었는데 그 중의 하나가 우표 수집이었습니다. 어쩌면 아날로그 시대의 마지막 취미 생활 중 하나가 아니었을까 싶습니다.

우표를 수집하는 것은 취미를 넘어 투자의 수단이 되기도 했습니다. 새로운 우표가 나올 때마다 사두기만 하면 항상 예외없이 시간이 지나면서 그 가치는 액면가를 넘었으므로 인플레이션 저항성을 가진 강력한 투자상품의 가치가 있었습니다.

특히 발매 수량이 한정된 경우에는 이를 미처 구입하지 못한 수집광들이 웃돈을 주고 사는 것이 일반적이었으므로 그 가치는 시간이 지나면서 더욱 크게 상승하기도 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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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는 최근 AMD VEGA라는 그래픽 카드를 재미삼아 하나 구입한 후 완전히 채굴의 재미에 푹 빠져 있습니다. 좀더 익숙해지면 요즘은 흔하디 흔한 8way 채굴기 정도는 직접 하나 장만해서 운영해볼 요량으로 관련 유튜브도 열심히 시청 중입니다.

개인적 의견이지만, 코인의 채굴과 어린 시절의 우표 수집간에는 상당히 비슷한 몇가지 속성이 있는 것 같습니다.

사실 최근의 환경에서는 그래픽 카드 한장으로 용돈이 될만큼의 뭔가가 채굴되지는 않습니다만, 어쩌면 인류 역사상 최대의 발명이 될 지도 모를 지금의 1세대 코인들을 재미삼아 차곡차곡 수집해두시면 "그 땐 그랬지"로 평생의 술 안주가 될지도 모를 일입니다. 혹은 그 중 몇몇은 수십배 상승의 기운을 받아 치킨 몇마리 값 정도는 될 수도 있습니다.

저는 망하기 일보 직전인 MoneroV를 채굴해 보기로 했습니다. 모네로의 하드 포크로 발생한 이 코인은 나름 괜찮은 디자이너를 고용했는지 홈페이지나 트위터는 잘 운용하고 있는데 거래소의 상장 소식도 뜸하고 막상 사업의 진행 여부도 좀 불투명한 상태입니다.

끝내 유물이 될지, 반반 치킨으로 돌아올지 채굴을 하면서 한번 지켜보려고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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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편 크립토 시장에 중장기적인 투자 계획을 가지고 계신 분들은 엊그제 마이크 노보그라츠의 블룸버그 인터뷰를 보시면 좋을 것 같습니다. 이제 기다리기만 하면 된다는 안도감을 넘어 행복회로가 불타오를 수 있으니 주의가 필요합니다.

그럼 다음 글에서 뵙겠습니다. 행복한 주말들 보내시기를 기원합니다.

p.s. 최근 (전)원더걸스 유빈의 신곡이 나왔습니다. 국민학교를 다녔던 분들께 추천 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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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지고 있던 우표가 어디로 갔는지ㅎㅎ

전 우표수집과 전화카드 수집도 같이 했는데 미개봉이었으면 어마어마했을 것들이 많더군요. 지금보면 참 아쉽습니다. ㅎㅎ 국민학교시절에 60명씩 오전반 오후반으로 학급을 운영했던걸보면 지금은 상상도 할수없는일이죠.ㅎ

처음 초등학교로 바꼈을때는 그렇개 어색하더니
이젠 국민학교라는 이름이 어색하네요
암호화폐도 초등학교처럼 익숙해지고 친근해지는 날이 오리라 믿습니다.

오오... 하락장에는 채굴이 마음을 든든하게 한다는 이야기를 들었습니다. 저는 비트코인 캔디로 한달에 치킨값 정도 벌고 있네요 ㅋㅋㅋ생각보다 작은 그래픽 카드 해시로도 캐지는 먼지 코인들이 많아서 재미있게 접근해볼 수 있는 것 같습니다.

저도 채굴한번 해보고 싶어요
모우는 재미가 쏠쏠할듯

지금도 초일봉투 만들며 열심히 수집하고 있는데 수집한거 정리하고 보다보면 뿌듯합니다 ㅎㅎ

저는 요즘 한물간 gtx 1060 gpu 가지고 현대코인 채굴하고 있습니다
MoneroV 도 한번 관심을 가져봐야 겠네요
감사합니다

마치 앙드레 코스톨라니가 망한 러시아 국채를 사모으던 내공을 보는 것 같아요. 그란님도 코스톨라니처럼 대박나셨으면 좋겠어요:)

초등학교 1세대라 우표수집 전화카드 삐삐 버스환승권등은 맛밖에 못봤네요 ㅠ

오늘도 재밌게 잘 읽고 갑니다.

선생님에 대해서 언급해주셨는데, 안타깝게도 그시절엔 참으로 이상한 선생님들이 많았던것 같습니다ㅠㅜ

우표수집.. 중고등학교때 했었던 기억이 나는군요. 나름 열심히 모았던것 같은데 어디로 사라졌는지..

좋은 글, 감사합니다.!!!

  ·  7 years ago (edited)

국민학교가 아직도 입에 붙어 있어서 큰 일 입니다. ㅎ
바로 노땅 티 나는 단어 중 하나죠.

지긋지긋한 하락장에 행복회로를 다시 한번 불태워봐야겠네요ㅎㅎ
좋은 글 감사드립니다ㅋ

우표책이 어디 있을텐데 어머니께 가면 한번 찾아 봐야겠어요
JYP 강점이 보이는 뮤비네요

노보그라츠 덕분에 잊고 살던 행복회로 마음껏 돌려봣습니다 ㅋ

항상 유머러스한 글로 즐거움을 주셔서 감사합니다.
저도 중장기적으로는 암호화폐가 매우 유망하다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시장이 돌아가는 상황을 보니 아직 저점이 남아있는 것 같아 조금 아쉽기는 하네요.

  ·  7 years ago (edited)

추억돋는 포스팅이네요 ㅎㅎ
전 크리스마스씰을 주로 샀는데 아직 가지고있답니다.. 설마 혹시 수만배 올랐을까요?? ㅋㅋ

ㅎㅎ 우표들.. 씰... 정말 많이 모았었는데
다 어디로갔는지.. 참..그런거 모아놓고 글적어도 재밌을텐데 말이죠~

오랜만에 글에서 뵙네요~ 오늘도 좋은 글 감사합니다. 저도 그래픽카드 있는 컴퓨터만 있으면 채굴에 도전해보고 싶은데, 업무용 노트북 밖에 없어서 아쉽네요. ㅎ

국민학교와 초등학교를 걸친 세대로서 저 또한 우표 수집의 유행에서 뒤쳐질 수 없었죠... 출장가시는 아버지의 손을 꼭 잡고 우표를 사달라며 조르던 때가 생각나네요. 희망회로가 불탈까봐 말씀하신 인터뷰는 보지 않겠습니다. 즐거운 주말 되세요^^

우표수집 옛생각이 납니다

예전에 씰 사라고 해서 사가지고 다 어디다 뒀는지 모르겠어요

요즘같은 장에서는 행복회로라도 돌려야지 아니면 멘탈이 바스라질 것 같아요ㅎㅎㅎ
저는 만화광이어서 만화책을 수집하고 있죠...
언젠가 만화책으로 가득한 서재를 갖는게 꿈입니다^^

채굴 소규모로 하는 것도 괜찮겠네요.
특히 남이 안하는 것으로 재미로 하면 괜찮을 수도 있겠네요.

드디어 채굴시장까지 넘보시는 군요 ㅎㅎㅎ. 작년에 마이닝 업체에 가입해서 채굴했는데 올해 9월이면 끝나는데 일단 원금을 다 확보하니 채굴난이도가 급격히 상승해서 지금은 푼돈이 되어 버렸습니다. 어쨓든 또 다른 영역의 진입을 축하 드립니다 ^^

우표수집 한권정도 했는데..지금은 가치가 어쩧게 됐을지..치킨값정도는 되겟네요^

저도 어릴적 우표를 열심히 모았던게 생각이 나네요. 코인을 우표처럼 모은다니 새로운 발상입니다. 오래간만에 행복회로 불태우며 주말을 보내야 겠어요. 그란님도 즐거운 주말 보내세요~

그란님 항상 좋은 글 감사해여 ㅎㅎ

앗! 집안 어딘가에 그때 수집했던 우표책이 있을텐데요..우표 수집하러 한때 지금은 없어진 영동백화점에 자주갔던 기억이 새록새록 합니다!

8way 채굴기 저도 하나 사고 싶네요.

오 저도 완전 애기때부터 지금도 여전히 우표를 모으고 있는데, 코인도 그런 식으로 생각할 수 있겠네요 ㅎㅎ 차곡차곡.

노보그라츠의 블룸버그 인터뷰 어디서 검색하나요?유튭에는 없는데...구글에는 나올까요?

이것 같습니다.

감사합니다

저도 우표 모았었는데 그때는 그게 그렇게 크게 보였어요 가치 있고 ㅎ

중학교에 들어가며 공부에 집중한다고 모든 우표를 처분했었는데(덧붙여 레고도 처분) 그걸 그냥 놔뒀다면 아마 차 한 대 값은 되지 않았을까 싶네요 ㅎㅎ 클래식한 시대에 대한 향수는 늘 있는 것 같고, 시간을 되돌릴 수 없으니 옛 물건에 값이 붙는 게 아닌가 싶습니다^^

정말 어릴 때 우표 한 권씩은 다 모았던 것 같네요.
아버지는 옛날 동전과 지폐를 모으셨었는데
그게 다 어디 있는지 오랜만에 찾아봐야 겠어요. ㅎㅎ

항상 좋은글 남겨주셔서 너무감사합니다 ~~~ 행복회로 돌리면서 헤헤 걸면서 있어야겠네요 ^^~

우표 멋진데요

블롬버그 인터뷰 늦었지만 찾아봐야겠네요.

채굴을 하시는군요. 돈을 떠나서 마이닝을 통해 코인들이 늘어나는 재미가 있죠.. 마이닝은 장기 투자를 생각하고 대응하셔야합니다

저도 할아버지부터 우표 수집이 취미였던 지라 옛날 희귀 우표들 되게 많은데.. 정리하고 관리할 엄두가 안나네요 ㅋㅋ

불타는 행복회로가 점점 현실이 되어가고 있다고 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