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학이 발달하기 이전엔 다양한 사람들은 금을 만들어보고자 했습니다. 금은 인류 역사상 가장 오랜 시간동안 가치있게 여겨진 귀금속이고, 화폐였기 때문이죠. 만약 금을 만들수만 있다면 막대한 부를 얻을 수 있었기 때문에 금을 만들려는 시도는 꽤 오랜 시간동안 계속 시도되었습니다. 비록 오늘날의 연금술은 일종의 판타지로 여겨지지만, 시간이 흐르면서 화폐도 바뀌었고. 이제는 굳이 연금술을 익히지 않아도 과거에 연금술을 통해 할 수 있었던 일들을 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왜냐하면 화폐가 더이상 귀금속이 아니라, 신용을 바탕으로 한 신용화폐로 변했기 때문이죠.
2008년도에 미국 금융 시장이 위태로워지자, 당시의 연준 의장이었던 벤 버냉키(Ben Bernanke)는 연금술을 거행합니다. 일단 달러를 마구마구 찍어낸 다음에 그 찍어낸 달러로 파산 위기에 처해있는 은행들의 채권을 매입합니다. 그렇게 된다면 이론상 은행들은 막대한 현금을 보유하게 되고, 이 현금은 필요한 투자처에 쓰일 수 있게 되므로 투자가 활발하게 이루어져 흔들리는 경기를 다시금 부양할 수 있을 것이라는 벤 버냉키 의장의 생각에서 나온 것이죠.
벤 버냉키 의장은 1930년 경제 대공황에 대한 비판적 분석으로 박사학위를 받은 경제학계의 대공황 전문가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그가 이번 모기지 사태를 무리없이 대처할 것이라는 전문가들의 분석이 많았습니다. 서브 프라임 모기지 사태에 대한 전문가 벤 버냉키 의장의 대안은 바로 3차례에 걸친 현금 제공이었고. 지금 시장에는 막대한 달러 자금들이 풀려있는 상태입니다.
물론 지금 미국 경제가 회복된데에는 버냉키 의장의 연금술이 어느정도 효과를 줬다는데엔 누구도 부정하지 않습니다. 급한 불은 끈 것이죠. 하지만 셰일가스 혁명등 미국 경제가 자체적으로 회복한 부분도 있다는 부분도 간과해서는 안됩니다.
또한 버냉키 의장의 연금술은 단기적 효과를 보기위한 것이었는데, 오히려 미국 시장은 단기적으로 연금술의 효과를 보지 못했던 것도 경제학자들로 하여금 버냉키 의장의 역량을 다시금 생각하게 만드는 대목입니다.
양적완화의 문제점
버냉키 의장의 연금술을 경제학적 용어로는 양적완화(Quantitative Easing)라고 합니다. 양적완화의 원래 의도는 아까 위해서도 언급이 되었듯 은행들의 채권을 사들이고 현금 보유량을 늘려 대출을 늘리고 투자를 원활하게 만들어서 경기를 부양하려는 것입니다. 그런데 연준이 은행들의 채권을 사들일 때, 그 채권은 보통 장기채권인데요. 채권을 사들이게 되면서 채권의 가격이 올라가고 이는 장기 금리가 하락했다는 말입니다. 왜냐하면 금리는 채권의 수익률인데 채권 자체의 가격이 올라가면 그만큼 원래 수익률 은 상대적으로 작아지기 때문입니다.(100만원짜리 채권을 구매하고, 그게 이자율이 10%라고 가정해봅시다. 그런데 연준이 무자비로 채권을 사들여 수요가 높아지고, 채권의 가격이 108만원으로 상승을 했다면, 만기에 채권을 110만원으로 돌려받아도 실질적인 이자는 1%인 샘이죠).
이론대로라면 장기 금리가 하락하니 대출과 투자가 늘어야 했는데요. 그게 또 그렇게 쉽게 되지가 않았습니다. 왜냐하면 보통 은행은 일반 저축자들의 예금에 대한 금리와 대출을 통해서 받는 금리의 차익으로 수익을 내는데, 예금에 대한 금리는 그대로인 상태에서 대출을 통해 받는 금리가 하락하니, 대출을 꺼려하게 되고 현금을 계속해서 보유하고 있게 되고, 의도하지 않은 현상이 발생한 것이죠.
오히려 이렇게 되면서 경기 침체가 더 장기화 되었습니다. 그리고 양적완화를 통해 막대한 자산을 가지게 된 연준은 이 규모가 너무 막대해져 기존에 채권 매각을 통한 금리 인상은 사실상 불가능하게 되었습니다. 판매를 하려면 살 사람이 있어야 하는데, 그 규모가 너무 커져버린 것이죠.
그래서 금리를 인상해야하는 시점에도 기존금리인상 방식이 불가능해진 난감함에 봉착하게 됩니다. 그래서 채권을 매각하지 않고도 금리를 인상해야 하는 방법을 모색하다가, 역리포 방법을 도입하게 됩니다.
역리포(Reverse Repo).
역 환매조건부매매라는 거추장한 이름을 가진 역리포인데요. 저렇게 거추장한 용어들로 설명하면, 경제학도들 조차도 이해하기 힘든 개념이니 월 스트리트 저널이 제공한 인포그래픽을 통해서 간단하게 설명을 해 드리도록 하겠습니다.
여기서 독수리는 미국의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 위원회고, 그 아래에 빌딩은 JP모건이나, 골드만삭스와 같은 미국의 큰 은행들 입니다. 큰 은행들이 돈을 연준에 맡기고 연준이 이에 대해서 주는 이자를 IOER이라고 합니다. IOER은 오직 큰 은행들만 받을 수 있는 이자죠.
3 번째로 나온 은행은 시중의 작은 은행들을 가르킵니다. 이들에게 이자를 지급하는 것은 시중의 큰 은행들입니다.
자 이제 연준은 큰 은행들에게만 주는 이자인 IOER을 높힙니다. 기준 금리가 0.25에서 연준은 0.5%로 올리고 싶다고 가정해봅시다. 그러면 연준은 IOER을 0.75%정도로 올립니다.
그럼 큰 은행들은 연준에게 돈을 맡기고 0.75%의 이자를 지급받습니다. 그런데 문제는 큰 은행들이 작은 은행들에게 기존 이자보다 더 높은 이자를 줄 이유가 없다는 겁니다. IOER이 0.75%가 아니라 50%라고 한들. 자기들은 계속해서 기존 금리를 유지하면 더 득을 보는 상황인데 굳이 이자율을 올려서 차익을 적게 받을 필요가 없겠죠?
그래서 연준은 시장 금리의 바닥을 정할 장치를 마련하게 됩니다. 그게 바로 역리포(Reverse Repo)라는 것이죠.
위 그림에서 RRP라고 쓰여있는게 역리포고요. 작은 은행들은 이 역리포에 돈을 맡기고 연준에게 이자를 받습니다. 그리고 여기서 형성되는 이자는 시장에서 제공되는 이자의 최저치가 됩니다. 왜냐하면 큰 은행들이 역리포에서 형성되는 이자보다 더 적은 이자율을 제공해주면 작은 은행들은 당연히 큰 은행들에게 돈을 맡기려고 하지 않을 것이기 때문입니다.
이에 큰 은행들은 역리포에서 형성되는 이자보다 높은 이자를 설정하게 되고요. 역리포에 설정된 이자가 0.25%라고 했을 때, 시장의 이자율은 이자율의 상단인 0.75%와 이자율의 바닥인 0.25% 사이에 머무르게 되는 것이죠. 이러한 방법을 도입해서 연준은 자산을 매각하지 않고도 달러의 유동성을 조작할 수 있게됩니다.
이자(Interest)
이쯤되면 기존에 시장에서 형성되던 이자(Interest)의 뜻이 너무 변질되어서 더 이상 이자라고 부를 수 없을 정도가 되었습니다. 이렇게 이자의 정의가 변질될 수록 우리는 과거에 이자라는 것이 어떠한 개념이었는지 계속해서 상기할 필요가 있습니다.
간단하게 말하면 이자란, 화폐의 가격이 아닌 시간의 가격입니다. 재화에는 미래재와 현재재가 있는데. 이자율은 미래재들과 비교하여 현재재들을 교환하는 시장에 대한 가격이 되는 것이죠. 결국 미래에 가질 재화들도 언젠가는 현재에 가질 재화들이므로 미래재들도 현재가치를 가치게 되는데요. 어떤 재화는 미래에 가지는 것 보다 현재 가지는 것이 더 가치가 있을 수 있습니다.
화폐의 경우에는 교환의 매개이기 때문에 우리가 지금 들고있는 화폐는 현재재이고, 미래에 우리가 가질 화폐의 양은 미래재들이 되는 것입니다. 이자란, 미래재와 비교했을 때 현재재에 붙는 프리미엄 입니다.
위 그래프가 설명하고 있듯. 시장 이자율이 BA라고 했을 때 BA보다 높은 이자율에선 교환을 통해 공급되는 현재재들이 미래재들보다 많아져서 현재재들의 가격이 상대적으로 하락하게 되고 현재재 공급자들이 이를 맞추기 위해서 경쟁할 것이고 BA보다 낮은 이자율에선 현재재에 대한 수요자들이 이에 대한 경쟁을 통해 이자율을 끌어 올리게 될 것입니다.
결국 현재재에 대한 수요가 증가하면, 이자율이 높아지는 것이고. 미래재에 대한 수요가 증가하면 이자율이 낮아지는 것인데요. 이자율이 높아지면 많은 사람들이 미래재 대비 현재재에 더 많은 가치를 느낀다는 것이고, 이에 미래 소비에 대한 가치를 느끼는 사람들은 저축을 시작하게 될 것입니다. 저축이 증가하게 된다는 것은 미래 재화를 위해서 현재 재화를 포기하는 것이 쉬워진다는 의미이므로 이자율이 떨어지게 됩니다.
결국 현재에 이르러서는 인간의 시간선호에 의해서 정해지는 이자율이, 관료들에 의해서 인위적으로 조정되어 결과적으로 시간선호가 조작이 되는 것이죠. 우리의 소비행위는 알게 모르게 중앙기관에 의해서 조작되고 있다고 봐야 무방합니다. 우리의 행동이 중앙기관 관료들에 의해서 움직이게 된다는 것이죠. 물론, 인간의 행동은 예측불가능하지만, 영향을 받고 있다는 점은 분명합니다.
어쩌면 이들이 토큰이코노미를 가장 잘 활용하는 사람들일지도 모르겠군요. 이렇게 따지고 보면 매번 일어나는 연준의 실패가, 토큰이코노미의 문제점을 이야기 하고있는 것일지도 모르겠습니다.
2008년 모기지 사태와 중앙은행의 이러한 만행에 대해서 자각하게 된 대중들은, 중앙 관료들에 의해서 조작되는 이자가 아닌, 순수한 시장의 힘으로 움직이는 화폐를 찾게 됩니다. 바로 모기지 사태와 함께 세상에 등장한 비트코인이죠.
다음주엔 비트코인에 대해서 이야기 해볼까 합니다.
긴 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rothbardianism
참고문헌
머레이 라스바드(전용덕, 김이석 역) - 인간, 경제, 국가
WSJ- How Interest Rates Are Set
전용덕 - 경제학과 역사학
[오스트리아 학파 이론 III] 오스트리아 경기변동이론(Austrian Business Cycle Theory)에 대하여
킵잇 화폐의 역사 시리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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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트코인 글 상당히 기대되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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