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플레이션은 대부분의 국가가 겪고 있는 공통적인 현상입니다. 우리나라가 연 3~5% 대의 인플레이션을 겪고 있습니다.
인플레이션은 왜 발생하는 것일 까요? 지난번 포스팅에서 언급한바와 같이 일단은 통용되는 화폐가 많아 지면 발생합니다.
그럼 왜 화폐가 많아 지는 것일까요?
화폐는 일반적으로 중앙은행에서 발행하여 시중의 은행을 통해 시장으로 유통되기 시작합니다.
그런데 은행에서 유통될 때 지급 준비율 대략 10% 정도만 있으면 나머지 90%의 화폐가 추가 발행됩니다.
이것은 중앙 은행 뿐 아니라 시중의 은행에서도 화폐의 팽창에 관여하고 있다는 것이죠.
중앙은행->은행->개인->은행 이렇게 돈의 흐름이 발생하는데 A은행에서 개인이 천만원을 대출받아 그 돈을 다른 B은행에 입금을 합니다.
그럼 B 은행은 그 돈을 바탕으로 또다시 팽창을 할 수 있게 됩니다.
기본적으로 은행에 우리가 돈을 입금할 때는 “저축” 이라고 이름을 붙이지만 실제 법적으로는 저축의 개념이 아닙니다.
저축이 아니고 무엇일까요? “보관” 일까요?
보관이라고 한다면 고객이 원할 때 그 “보관”된 물건을 그대로 돌려주어야 합니다.
은행은 고객에게 돈을 대출받는 것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은행에 넣는 모든 돈을 은행이 마음대로 사용할 수 있게 되는 것이죠.
즉 우리가 은행에 저축 또는 입금하는 모든 돈은 은행이 대출받아 임의로 사용하게 되는 것입니다.
어쨌든 개인으로부터 또는 기업으로부터 은행에 천만원이 입금이 되면 그 자금을 지급준비율로 사용하고 그돈을 바탕으로 새로운 90%의 돈을 생산하여 또다시 누군가에게 대출할 수 있게 되는 것이죠.
이것이 매우 말도 안되는 재귀적 상황을 만들어 내는데 K씨가 A은행에서 천만원을 대출 받아 B은행에 입급하고 B은행은 K씨가 입금한 천만원을 바탕으로 9백만원을 L 씨에게 대출해주면 L씨는 9백만원을 다시 A은행에 입금을 합니다.
그럼 A은행은 9백만원을 바탕으로 8백1십만원을 대출해줄 수 있게 됩니다. 이렇게 주거니 받거니 하면 천만원이 1억 까지 증대 될수도 있습니다.
물론 대출하려는 사람이 계속 있어야 한다는 전제 조건이 있지만 말이죠.
이렇게 은행들은 무에서 유를 창조할 수 있는 허가 받은 기관입니다. 왜 이런 말도 안되는 일이 벌어지는 지는 제 이전 포스팅에 언급했습니다.
( https://steemkr.com/kr/@tintom/9egkb 이곳에서 화폐의 기원과 지급준비율이 10% 정도로 고정된 이유를 보 실수 있습니다. )
은행에서는 단지 장부의 숫자 기입만으로 무형의 돈을 창조 합니다. 어차피 현대는 실제 지폐사용이 줄어들고 있기 때문이죠. 대부분 전산상의 숫자로만 존재합니다.
이렇게 화폐가 팽창이 되는데 이 팽창이 너무 많아 지면 즉 시중에 돈이 흔해지고 늘어난 돈만큼 세상의 재화는 쉽게 늘어나지 않습니다.
그 결과는 인플레이션으로 나타나는 것이죠.
물론 국가에서는 중앙은행이라는 기관을 통해 시중의 은행을 컨트롤 하게 됩니다. 무한정 돈이 늘어나지 않도록 중앙은행은 금리를 조율하고 그런 방법을 통해 통화량을 조절을 합니다. 즉 이자가 너무 비 싸지면 사람들이 대출을 꺼리게 되고 대출을 하지 않으면 은행을 통해서는 돈이 생산되지 않습니다.
금리 즉 이자가 매우 저렴해지면 너도 나도 대출을 받겠죠. 그렇게 되면 시중의 통화량이 늘어나죠.
원론적인 이야기는 이쯤하고 제가 실제로 겪었던 하이퍼 인플레이션을 이야기 해드리겠습니다.
하이퍼 인플레이션 이 어느정도 인지 상상이 잘 안되겠지만 심각할 때는 오전과 오후의 가격차이가 20~30% 이상 납니다.
아르헨티나에서 발생한 하이퍼 인플레이션의 원인과 그 과정을 간략히 살펴보겠습니다.
전통적으로 아르헨티나는 1차산업에 집중되어 있는 국가구조 였습니다. 주요 수출품목은 곡물과 소고기 같은 식품위주 였습니다. 그런데 군부독재는 75년도부터 공업 육성정책을 시행하게 됩니다. 문제는 공업육성이 하루 아침에 이루어질 수 있는 것이 아니었고 매우 긴 시간이 필요했죠. 그러나 군부독재정부는 성급하게 시장을 열고 수입 자유화, 자본자유화를 도입하게 됩니다. 그다지 견고하지 못한 공업기반이 세계 시장에 노출이 되고 가격 경쟁력이 좋지 않았던 국내 공업기반이 취약해집니다. 75년 당시 75억 달러 정도 였던 외채가 8년 만에 450억 달러로 늘어납니다.
외채 상환이 다가오자 더 많은 자금을 차입하여 상환하는 등 ( 카드 돌려막기 처럼 ) 큰 효과도 없이 외채만 눈덩이 처럼 불어나게 됩니다.
기업들의 경쟁력 하락이 가격경쟁력 때문이라는 그들의 요구로 최저임금을 폐지하고 반발하는 노조를 공권력으로 강하게 탄압하는 등 상황이 나아질 기미가 없었습니다.
그리고 부족한 세수를 메우기 위해 계획없이 화폐를 대량 발행하고 매우 저렴한 금리로 기업들에게 대출을 하며 화폐 팽창이 일어납니다.
환율을 시장에 맡기지 않고 인위적으로 붙들고 있자 그 과정에서 현지 화폐가 흔해지면서 실물 재화의 가격들은 매우 상승하고 특히 부동산이 매우 빠르게 폭등하게 됩니다.
시중에는 돈이 넘치고 환율은 고 평가 되어있자 아르헨티나 인들의 해외여행이 폭발적으로 증가합니다.
유럽의 온갖 사치품을 아르헨티나 사람들이 쓸어 담게 됩니다. 당시 유럽에서는 아르헨티나인들을 “Dame dos : 두개주세요.” 라고 불렀다고 합니다. 유럽에서 명품관에 가서 뭐든 2개씩 사는 아르헨티나 사람을 빗댄 말이었습니다.
결국 외화는 지속적으로 줄어들고 외환을 확보하지 못한 정부는 인위적인 환율을 포기합니다. 페소는 달러 대비 폭락하죠. 그러자 시장에 넘치던 수입품 가격이 폭등하고 소비자 물가가 한두 달 사이에 50% 이상 폭등하게 되죠.
10% 선이었던 빈곤율이 군부 정권 말기 40%까지 치솟게 됩니다. 실업률이 20% 가까이 갑니다.
경제정책의 실패로 군부는 잃어가는 인기를 만회하려 82년 영국을 상대로 전쟁까지 일으키게 됩니다. ( 말비나스- 포클랜드 전쟁 ) 2개월 만에 아르헨티나의 패배로 끝나고 참담한 경재상황속에서 결국은 정권이 몰락하게 됩니다.
그후 민주적으로 선출된 알폰신 정권에서는 화폐 개혁을 단행하여 페소를 -> 아우스뜨랄로 변경합니다.
정권 초기 무역통제, 외채 상환 유예 하여 일시적으로 안정화 된듯 싶었지만 군부시절 만든 막대한 외채때문에 아우스뜨랄은 가치 유지에 실패하고 86~88년 사이 월평균 50% 가까운 인플레이션이 있었습니다. 이 시절이 제가 보낸 어린시절입니다.
사람들은 저축이 의미가 없어진 것이죠. 돈을 모아도 매달 50% 가치하락이 생기는 상황에서 저축을 할수 없게 되었습니다.
이러한 상황에서 가치유지를 위한 사람들의 대응은 2가지 였습니다. 외화에 눈을 뜬 사람들은 달러로 저축을 하였고 일반적인 사람들은 외화에 대한 인식이 없었기 때문에 가치 방어를 위해 돈이 생기면 무엇이든 물건을 샀죠. 모두가 슈퍼마켓으로 달려가 오래 보관할 수 있는 생필품을 집안 가득히 쌓아 두었습니다.
한인교민들은 이민자였기 때문에 외환에 대한 인식이 있어서 교민이 운영하는 암환전상에서 줄서서 환전을 하였죠. 매일 같이 매출의 일부를 환전하여 달러로 저축을 하였습니다.
그러나 현지인들은 은행을 제외하고는 달러를 구할 곳도 몰랐고 은행에서는 외환 통제를 하여 쉽게 환전할 수 없었습니다.
슈퍼마켓에는 물건이 진열되기 무섭게 팔려 나갔습니다. 당시 슈퍼마켓은 언제나 물건을 구하기 힘든 곳이었고 경제 위기에도 불구하고 매우 장사가 잘됐습니다.
너무도 생필품의 가격변동이 심하여 다른 곳과 가격 비교할 시간 조차도 없었습니다. 필요한 물건이 있는 곳이면 일단 구매 하는 것이 남는 상황이었죠. 그러다 보니 많은 가게들은 가격을 상승율 이상으로 높게 책정하여 폭리를 취할 수 있는 여건을 만들어 주었습니다.
위기를 오히려 기회로 만들어 막대한 이윤을 챙긴 약삭빠른 사람들이었죠. 물론 도덕적인 비판은 받았지만 상황이 상황인만큼 모든 게 용인될 수 밖에 없는 상황이었습니다.
원료가 수입되는 상품들은 특히 가격인상이 심해서 생산에 차질이 있었고 시민들 생활에 필요한 필수품들의 경우 정부에서 유통과 가격을 통제하여 판매가를 마음대로 올리지못하였습니다.
대형 슈퍼마켓에서는 급기야 물품 판매에 개인당 갯수 제한이 생겨서 여러 개를 사기 위해서 식구별로 따로 번갈아 가며 구입해야 하는 우스운 상황이 벌어졌습니다.
어느 곳에도 물건을 구입하려는 사람들의 줄이 늘어서 있었고 이런 모습이 너무도 당연한 풍경이 있었습니다.
모든 것이 부족하고 모든 것이 매일 같이 오르고 그러면서도 가치 없는 화폐를 매일같이 주고 받아야 하고 당시 상황을 보낼 때는 나이가 어려 왜 이런 일이 생기는지 전혀 모르고 부모님과 함께 생필품 구하러 다니고 돈을 최소한만 남기고 모두 쓰는 것이 좋다는 상황을 이해 할수 없었습니다.
89년경에는 물가가 5000% 가량 상승하며 알폰신 정부는 경제 위기를 수습하지 못하고 6개월 남은 임기를 포기하고 차기 후보에게 일찍 넘겨 주게 됩니다.
글이 많이 길어졌는데 마무리 짓겠습니다.
인플레이션이 점점 가속을 내게 되면서 사람들은 저축을 하지 않게 됩니다. 저축을 하지 않으면 돈이 은행으로 들어가지 않게 되죠. 즉 금융권의 통제를 벗어나게 된다는 의미 입니다.
금융권 밖에서 대부분 현금으로 경제가 운용되면 정부의 경제 정책의 효과가 매우 약화됩니다.
통화량 조절도 어려워 지고 지속적인 현금 발행만 늘어나면서 은행들은 줄줄이 도산하며 금융권도 붕괴가 됩니다.
지속적으로 팽창되는 화폐의 가치는 실제 발행량 보다도 더욱 가치가 떨어지며 인플레이션이 가속하며 초인플레이션으로 이행되며 정부의 통제를 완전히 벗어납니다.
그 상황에서는 정부가 통제하는 방법은 폭력밖에 남지 않습니다. 폭력을 행사 하던지 아니면 통제를 완전히 포기하고 천천히 신뢰를 회복하는 것이죠.
미국의 달러화가 팽창하여 금융적 통제를 잃는 순간을 절대 기대 하지도 바라지도 않습니다. 그렇게 된다면 전세계가 극도의 혼란한 시기를 한참 보내야 할 지도 모릅니다.
만약 그런 순간이 온다면 어떤 일이 벌어질지 확실히 는 모르겠습니다. 어쩌면 혼란이 아니라 더 평화로울지도 모르겠습니다. 달러의 영향력을 벗어나 국가별로 개별적인 통화 스왑을 실행하여 더큰 경제적 이득을 얻을 수도 있습니다.
틴톰님 오늘도 좋은 글 감사드립니다! 제가 경제쪽 지식이 아직 부족해서 스팀잇에서 열심히 공부해보려고 노력 중인데요. 오늘 글은 부족한 저도 잘 이해하면서 쭉쭉 읽어내려갔습니다. 쉽게 잘 설명해주셔서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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좋은글 고맙습니다. 큰 공부가 됐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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잘 읽었습니다. 좋은내용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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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읽다보니 인플레이션이라는 주제와는 벗어나지만
통제권을 벗어난다는 말이 귀에 와닿네요.
가상화폐도 어떻게 보면 기득권층 통제에서 벗어나는 탈중앙화를 모티브로 하기 때문에 어떠한 방식으로든 통제하려 한다는 점이 이해가 됩니다.... (현재 정부 규제 및 기득권 자본금 유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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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또 새롭게 배워가는군요.
좋은 이야기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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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도 좋은 글 감사합니다^^
항상 많이 배우고 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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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플레이션 글 잘 읽었습니다.
오히려 저런 인플레와 하이퍼인플레가 올때 유통량이 정해져있는 코인의 가치가 빛을 발하지 않을까 싶습니다. 오히려 디플레를 걱정해야할 정도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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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행업 자체가 공인된 사기라는 생각이 듭니다 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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