술꾼은 어디나 똑같다는 것을 여실히 보여준 만화 - 니노미야 토모코의 <음주가무 연구소>

in comic •  7 years ag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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니노미야 토모코(二ノ宮知子)...라고 하면 누군가? 하고 고개를 갸웃거리실지도 모르지만, "노다메 칸타빌레", "주식회사 천재 패밀리"의 작가라고 하면 '아항~!'하면서 끄덕거릴 분이 많을 겁니다. 노다메 칸타빌레(のだめカンタービレ, 노다메칸타비레, Nodame Cantabile)는 2001년부터 일본의 여성 만화잡지인 'Kiss'(고단샤)에 실린 클래식 음악을 주제로 한 연재만화로 이후 드라마로 만들고 영화 제작까지 된 작품이죠. 니노미야 토모코는 노다메 칸타빌레와 주식회사 천재패밀리로 많이 알려졌지만, 작품 활동을 한 것은 1989년에 단편 런던 다우트 보이스(London Doubt Boys)를 발표하면서부터라니 의외로 오래전입니다. 니노미야 토모코가 69년생이니 고등학교을 졸업하고 얼마 안 있어 프로만화가로 데뷔한 모양입니다. 저는 Green이라는 만화를 통해 이 작가를 처음 알게 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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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reen"은 도쿄의 조리전문학교에 다니는 와코가 농촌의 영농후계자(?)인 마코토에게 한눈에 반해 마코토가 하는 일이라면 뭐든 열심히 하지만, 온갖 사고는 다 치다가 결국 러브러브 만만세! 한다는 내용입니다. 그 후 이 작가에 대해서는 까맣게 잊고 있다가 노다메 칸타빌레를 재밌게 보던 중에 Green의 작가라는 것을 알게 되었죠.

그런데 노다메 칸타빌레나 Green이나 니노미야 토모코가 그리는 여자 주인공의 공통적인 특성이 순진 과격 단순 바보 캐릭터라는 것입니다. 만화에 나오는 캐릭터들은 대개 만화가 본인이나 주변의 인상적인 사람에게서 따오는 일이 종종 있습니다. 그래서 고뇌가 많은 만화 주인공은 그리는 작가도 고뇌가 많고, 유쾌한 만화 주인공은 작가도 유쾌한 성격인 때가 많죠. 일례로 이현세 만화의 주인공인 오혜성의 약간 음울한 성격은 이현세 선생님의 과거에 영향을 받은 것이며, 고유성 만화의 주인공(?)인 고박사는 고유성 선생님 본인의 아바타이기도 하죠. 이러한 일에 비추어 볼 때, 노다메 칸타빌레의 노다메나 Green의 와코의 성격을 보면 니노미야 토모코의 성격도 비슷할 거라 짐작할 수 있습니다. 그리고 음주가무 연구소를 보니 과연 그렇더군요.

자칭 음주가무 연구소 소장이라는 니노미야 토모코의 음주벽을 보면 과연 노다메나 와코의 캐릭터가 왜 그런 성격을 가졌는지 이해하게 됩니다. 태평한 성격의 애주가, 술 먹고 귀여운(?) 난동을 부리는 술꾼, 사고란 사고는 다 치고 나서 '뭐 어때'라고 말하는 무책임함.... 만화의 여주인공들은 바로 작가의 화신이었던 것입니다! 초등학교 때 이미 청주를 기본으로 5~6잔씩 마시는 술꾼. 그것도 소주잔이나 정종잔이 아니라 맥주 글라스로! 이후 고등학교 때 자취 생활을 통해 다져진 탄탄한 내공을 가진 진정한 술꾼 작가의 2D가 바로 노다메와 와코였던 것이죠. 물론 작품에서는 전혀 그런 모습은 안 나옵니다만.

음, 본격적인 만화 소개로 들어가는 부분이 너무 길었군요. 아무튼 음주가무 연구소는 이런 작가의 애주 생활 모습을 적나라하게 보여주는 만화입니다. 어쩌면 만화적인 재미를 위해 조금 과장된 부분이 있을지도 모르지만, 기본적으로는 작가의 애주 생활을 투영한 것이라 봅니다. 만화를 보면서 느끼는 게 정말 애주가의 모습은 어느 나라나 비슷하구나, 아니 같은 동양권이라 더 비슷한 건가? 하는 느낌입니다. 일본 하면 떠오르는 이미지는 예의 바르다, 폐를 끼치지 않는다, 겸손하다? 정도일 텐데요, 일본도 술꾼들의 세계는 우리나라하고 거의 같은 것 같습니다. 길거리의 홍보 깃발을 뽑아온다던가, 오바 이트, 헤드 다이빙, 술 먹고 아무 일도 아닌데 쌈질하기 등등.... 아마 책에는 안 나와 있지만 전봇대와의 키스, 아스팔트가 벌떡 일어나 가격 같은 사건도 있지 않을까요? 어찌 보면 바보들의 행진 같은 모습이지만, 인간 본연의 모습을 보여준다는 면에선 한바탕 웃음으로 끝날 수도 있는 광경입니다. 술을 안 좋아하는 분들이라면 이해하기 힘들겠지만, 술꾼들이라면 즐겁게 낄낄대며 볼 수 있는 내용이죠. 상세한 내용을 얘기하는 건 천기누설이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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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쨌든 내내 낄낄대며 재밌게 본 만화입니다. 애주가라면 옆 나라 주당들은 어떤 생활을 하는지 알 기회이니 꼭 한 번 애독하기 바라며, 애주가가 아니더라도 니노미야 토모코의 만화를 좋아하는 분이라면 그녀의 작품세계가 어떻게 이뤄진 것인지 파악할 수 있으니 필독하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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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왓! 뼈가 되고 살이 되는 조언 감사합니다. 😃

즐거운 스팀잇 되세요 ^^ 소통이 정말 중요한 공간입니다 ^^

ㅎㅎㅎ 저도 이 작가를 너무 좋아해서 음주가무연구소는 원본으로 소장하고 있어요.

저는 빌려봤습니다만, 정말 재미있죠. ^^

술마신 모습은 어디나 비숫할거 같네요
잘 읽었습니다^^

그런 것 같아요. 중국도 술 많이 먹고 쇼파에 뻗는 게 부끄러운 일이 아니라고 하더군요. 터키에 다녀온 친구 이야기로는 그곳에서도 라이언 밀크라고 부르는 락크(raki)를 벌컥벌컥 마시면 사나이답다고 칭찬 받는답니다. ^^

@naronse님 쓰신 글만 봐도 재미있어서, 다음에 한번 구매해서 읽어보고 싶어지네요.
가끔씩 찾아올게요.~!!

  ·  7 years ago (edited)

네, 종종 들러주세요. ^^

애주가도 아니고, 니노미야 토모코도 모르지만... 읽어볼게요! 다른 만화도 추천해주세요>_<)b