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ew: kr-societyAll contenthive-129948krhive-196917steemzzanhive-183959hive-166405photographyhive-180932hive-185836uncommonlabhive-183397hive-150122hive-101145hive-144064hive-188619bitcoinkrsuccesshive-145157lifehive-109690hive-184714hive-193637hive-103599hive-181136TrendingNewHotLikersyunta (59)in kr • 10 months ago후기후기. 마침내, 을 봤다. 답답해진다는 말을 많이 듣고 봤음에도 역시, 답답했다. 병력수도 적고 계획도 허술했던 반란군의 쿠데타가 대체 어떻게 성공할 수 있었을까. 이 의문을 책 를 읽으면서 ‘아주 조금’ 풀 수 있었다. 의 저자는 인간의 본성이 결코 악하지 않으며 (물론 악한 면도 있지만) 서로 ‘연결’하고 ‘협력’하면서 진화했다고 말한다.…yunta (59)in kr • 10 months ago단편. 신발 두 개신발장에 있는 신발을 세어보았다. 모두 15켤레였다. 구두 2개, 등산화 1개, 트레킹화 1개, 캐주얼 워커 2개, 러닝화 4개, 캐주얼 운동화 4개, 골프화 1개. 내가 신발이 이렇게나 많았나. 박대표가 선물한 골프화는 딱 두 번 신었다. 골프는 도무지 적성에 맞지 않았다. 운동화 두 개는 아이 장례식을 마치고 돌아오는 길에 반값 세일이라고 써붙인…yunta (59)in kr • 10 months ago영화 대사스탑로스(2008). 실화를 바탕으로 만든 영화. *스탑로스(Stop-Loss, 전역중단): 지원병이 절대적으로 부족한 미군에서 계약대로 군복무 기간을 마친 병사들을 강제적으로 재복무시키는 것. 주인공 브랜든 하사는 훈장까지 받은 이라크 전쟁 ‘영웅’이다. 전투 중 여러 전우들을 잃고 정신적으로 힘들어한다. 계약이 끝나면 예정대로 전역하기로…yunta (59)in kr • 10 months ago꿈에꿈에. 남을 욕하다가 그 욕이 고스란히 내게 되돌아오는 꿈을 꿨다. 정당한 비판이 아니었다. 나의 실수를 감추고 상대방의 실수를 과장했다. 결국 그런 찌질한 잔꾀를 들키자 나는 변명을 시작했다. 변명에 변명을 덮다 보니 점점 말이 되지 않았고 우기기에 급급했다. 하필이면 내가 좋아하는 (그리고 존경하는) 사람에게 욕을 먹어 더욱 쓰디썼다. _…yunta (59)in kr • 11 months ago이야기의 힘예전에 샀던 열린책들의 고전 소설 시리즈 중 천일야화(총 6권)를 무심코 들춰보았다. 어렸을 때 어린이 동화책으로만 봤지 천일야화를 제대로 읽어본 적이 없었다. 그다음 이야기가 궁금해서 1001일 동안 살려두었다는 설정은 당연히 지나친 과장이라고 생각했는데. 웬걸. 나도 다음이 궁금해서 계속 읽게 된다. 셰에라자드가 실존 인물이 아닐까 하는 생각마저…yunta (59)in kr • 11 months ago꽁초동네 골목길을 걸으면 언제나, 어디서나, 바닥에 널브러진 담배꽁초들을 보게 된다. 그리고 그 바로 옆의 벽에는 이런 표지판들이 붙어 있다. ‘흡연금지’, ‘담배 연기가 창으로 들어옵니다.’ ‘이곳에 담배꽁초 버리지 마세요’, ‘CCTV촬영 중’ 등등. 문득 여기저기 흩어져 있는 담배꽁초들이 인간들의 시체더미처럼 보인다. 잘린 손가락이나 팔다리로도…yunta (59)in kr • 11 months ago한때애잔하다 - 애처롭고 애틋하다 내 또래, 혹은 아무리 많아 봐야 나보다 다섯 살도 많지 않은 남자들이 ‘아재’나 심지어 ‘할배’ 같은 언행을 하는 모습과 마주치게 될 때 느끼는 감정. 그들도 당연히 한때 귀여운 어린아이였고 수줍은 소년, 유쾌한 청년이었겠지.yunta (59)in kr • 11 months ago유행가신기할 정도로 아무도 없는, 사람도, 자동차도, 길고양이도, 새들도 안 보이는, 이른 아침의 주택가 골목길이었다. 영상 3도 정도 되는 조금은 쌀쌀한 날이었지만 사방이 고요해서 주변 공간 전체가 따뜻하게 느껴졌다. 이런 게 바로 평화인가 보다. 갑자기 저 멀리 앞, 오른쪽 골목에서 70대 정도로 보이는 남성이 나왔다. 그는 한 손에 쥘 수 있는…yunta (59)in kr • 11 months ago가끔(아주 가끔/실은 자주)가끔 (아주 가끔) 개가 싫어질 때가 있다. 산책길에서 개 한 마리가 길고양이를 발견하자 사납게 짖으며 달려드는 모습을 또 보았다. 길고양이는 몸을 잔뜩 움츠리고 경계한다. 보호자는 개를 통제하지 못한다. 통제하지 않는 보호자도 봤다. 개가 마음껏 짖도록 내버려 둔다. 사냥 본능을 충족시켜 스트레스를 풀게 하려는 것일까. 내 판단으로는 그런 ‘깊은…yunta (59)in kr • 11 months ago용암 같은신호대기 중 잠깐 기지개를 켜며 하늘을 쳐다보았다. 잔뜩 끼어 있는 잿빛 먹구름 사이로 드문드문 노란빛이 보였다. 밤새 비를 다 쏟아낸 구름이 서서히 걷히고 있었다. 울퉁불퉁한 구름 사이의 노란빛이 조금이라도 붉었더라면 영락없는 용암 모양이다. 하늘을 가득 뒤덮은 용암을 상상하자 뒷덜미가 살짝 싸늘해졌다. 맨 앞에서 신호를 기다리고 있었는데 때마침…yunta (59)in kr • 11 months ago여행“끈질기게 이어진 지루한 장마가 끝나고, 햇빛이 쨍한 맑고 화창한 날이 일주일 동안 지속되었다. 그때서야 비로소 내가 얼마나 흐린 날을 좋아했었는지 깨닫게 되었다.” 너는 어느 날 갑자기 이렇게 시작하는 글을 쓰기 시작했다. 너는 이 첫 문장을 무척 마음에 들어 했다. 너는 맑은 햇빛이 기분 좋게 내리쬐는 청명한 하늘이나 시원하게 펼쳐진 드넓은…yunta (59)in kr • 11 months ago책을 읽을 수 있는 '특권'마루야마 겐지는 스물셋에 통신사로 일하면서 처음 쓴 소설로 일본 문단 최고로 꼽히는 아쿠타카와상을 받았다. 그는 그때까지 영화는 많이 봤지만 책은(소설은) 거의 읽지 않았다고 말한다. 아마도 통신사 특유의 ‘기계적’인 문장과 ‘영화적’인 묘사의 조합이 개성 있고 신선한 소설로 탄생한 것이 아니었을까 감히 짐작해 본다. 50년이 훌쩍 넘은 지금도 그는…yunta (59)in kr • last year말버릇그는 수업하러 실기실에 들어갔습니다. 진행할 워크숍을 설명하려고 칠판 앞에 섰다가 왼쪽 구석에 작은 낙서 하나를 발견했습니다. 그의 캐릭터가 귀엽게 그려져 있었습니다. 그인지 어떻게 아냐고요? 하트 표시와 함께 그의 별명이 쓰여 있었기 때문입니다. 바로 옆에 ‘설득되었습니다’라는 글자도 있었고요. 그는 순간 수업을 잠시 멈추고 픽사티브를 사러 갈까…yunta (59)in kr • 11 months ago아까워서“먹기 아까워서 못 먹는 음식을 만들고 싶어.” 영화 ‘더 셰프(2015)’의 주인공 ‘아담 존스’는 미슐랭 3 스타를 노리는 실력 있는 셰프다. 완벽을 넘은 최고의 요리를 만들고 싶어 하면서 동료에게 이렇게 말한다. 문득 이 대사를 다른 분야로 바꾸면 어떻게 될까 궁금해졌다. “읽기 아까워서 못 읽는 책을 쓰고 싶어” “보기 아까워서 못…yunta (59)in kr • last year보통 독자“책은 사람 같은데 휴대할 수도 있죠” 드라마 시즌 2에 나온 한 천사의 말. 직급이 낮은 천사가 비밀 임무를 맡고 인간 세계에 내려온다. 천국에서만 일하던 천사들은 인간 생활을 잘 모른다는 설정이라 처음 내려온 인간 세상이 마냥 신기하고 재미있다. 처음으로 책이라는 것을 알게 된 천사는 이내 책을 좋아하게 된다. 공감이 되는 말이기도…yunta (59)in kr • last year요즘 영화밀수(2023), 나이애드의 다섯 번째 파도(2023) ‘밀수’는 70년대 한국이 배경이지만 그 시대의 뉘앙스만 가져왔을 뿐 해리 포터 같은 판타지 영화다. 반면 ‘나이애드의 다섯 번째 파도’는 나이 60에 플로리다와 쿠바 사이의 바다를 최초로 헤엄쳐 건넌 여성 수영선수 나이애드의 실화를 다뤘다. 이 두 영화는 배경이 바다라는 것 외에는 공통점이…yunta (59)in kr • last year닮았다횡단보도가 X자 형태로 그려진 작은 사거리다. 길 건너편에 한 남자가 담배를 피우고 있는 모습에 눈에 띄었다. 전자담배가 아니라 불을 붙여 태우는 연초다. 횡단보도에는 대여섯 명 정도가 신호를 기다리며 서 있다. 담배 연기가 사람들 주변에 퍼져 나간다. 그 남자는 50대 후반~60대 초반 정도로 보인다. 칠팔십 대 노인도 아닌 저 나이에 횡단보도에…yunta (59)in kr • last year이제는 아이가 아니었다.“늘 곱단이가 한참 뒤져서 걷고 만득이는 휘적휘적 앞서 가다가 기다려주곤 했다. 부부가 같이 외출을 해도 나란히 걷지를 못하고 아내가 한참 뒤에서 걷는 걸 예절처럼 알던 시대였다.” 박완서. _ 이 부분을 읽다가 중학교 때 생각이 났다. 어느 날 ‘국민’학교 때 같은 반이었던 남자아이와 여자아이 둘이 나란히 걸어가는 모습을 보았다. 국민학교…yunta (59)in kr • last year장난말“한 학기 동안 재미있고 유익한 수업 듣느라 고생하셨습니다.” 언제나 반복하는 종강 마지막 말. 의외로 이 말이 효과가 있습니다. 학생들이 이 말을 듣고 어? 이 수업이 재미있고 유익한 수업이었나? 라며 아주 잠시라도 착각에 빠지는 순간, 재미없고 무익했던 수업 내용들이 기억 뒤편으로 살짝 밀려 나가는 마법 같은 기적이 발휘되는 것입니다.…yunta (59)in kr • last year나는 내가“나는 내가 돌보지 않으면 안 되는 존재고, 내가 키우고 있는 존재라고도 할 수 있다.” 사이하테 타이. _ 이 문장을 읽고 문득, 칭찬받고 싶을 때 남에게 칭찬해 달라고 직접 요구하는 것도 나쁘지 않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나에게 줄 생일 선물을 고민하는 친구에게 받고 싶은 선물을 정확히 알려주는 것처럼. 자랑도 떳떳하게, 대놓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