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ew: kr-wtiterAll contenthive-129948krhive-196917zzanhive-183959hive-180932hive-185836hive-166405steemhive-150122hive-101145hive-144064uncommonlabhive-183397hive-184714hive-188619krsuccesshive-145157bitcoinlifehive-193637hive-180301hive-103599motivationhive-193186TrendingNewHotLikershyenahamin (43)in kr • 6 years ago소설) 파랑새 12그렇게 미림과 미적지근한 연인이 되었고, 그런대로 행복한 듯했다. 그걸로 만족이 될 수 있었다면 얼마나 좋았을까? “뽀뽀하고 싶다. 미치도록....” 미림이 그렇게 말하며 내 볼을 잡고 입술을 쑥 내밀며 내 입술에 그녀의 입을 붙이고 있으면 나는 숨이 막혀서 죽을 것 같았지만, 내 손이 그녀의 등이라도 어루만질 수 있어 좋았다. 가까워지지도…hyenahamin (43)in kr • 6 years ago소설) 파랑새 11“네가 아파하니까, 내가 너무 미안해! 그리고 내가 너한테 그런 존재였다는 게 진심으로 고마워.” 미림이 그 말을 하는 순간, 찻집 안에 슬픈 음악이 흘러나왔고, 나는 괜히 슬퍼졌다. 마치 임종을 앞둔 노인이 마지막 유언을 되뇌듯, 나는 미림에게 남기고 싶은 짧지만 강렬한 언어를 찾아 헤매고 있었다. 마음먹고 쓰면 한 번도 막히지 않았던 나의…hyenahamin (43)in kr • 6 years ago소설) 바람의 나날 15"똑똑…….“ 누군가 차창을 두드리는 소리에 언뜻 정신이 들었다. 나도 모르게 잠깐 멍한 상태에 빠져 있었던 모양이었다. 장신을 차려보니, 세 명의 사내가 내가 타고 있는 차를 둘러싸고 있었다. 검은 정장을 차려 입은 사내들이 차 앞쪽과 양옆에서 차안을 뚫어지게 쳐다보고 있었고, 운전석 쪽에 서 있는 사내가 총을 들이대고 있었다. 그 사내는 바로…hyenahamin (43)in kr • 6 years ago소설) 바람의 나날 14중학교 삼 학년 때였다. 그때는 방과 후에 친구들과 모여서 농구를 자주 했었다. 한창 원기 왕성할 때라, 좀 거칠다싶을 정도로 승부에 집착하는 바람에 치열한 몸싸움까지 벌이며 신나게 운동장을 뛰어다녔다. 일찍부터 태권도와 합기도, 유도 등의 다양한 격투기를 배웠기 때문에 또래에 비해 체력도 좋고 거친 몸싸움도 잘하는 편이었다. 당시에 키가 큰 편에…hyenahamin (43)in kr • 6 years ago시) 비는...비가 좋다는 사람 안다 비가 싫다는 사람도 알고 그래도 비는 내린다 봄비는 달콤해서 좋고 여름비는 시원하니까 가을비는 낭만적이고 겨울비는 느닷없어 좋다 그렇게 비는 온다 비는 왜 한 번도 가지 않고 부나비처럼 오기만 할까?hyenahamin (43)in kr • 6 years ago소설) 바람의 나날 13"만약 제가 못 하겠다고 한다면……." 여전히 강을 내려다보면서 그렇게 물었다. 내 목소리는 먼지를 잔뜩 뒤집어 쓴 것처럼 건조하고 푸석푸석했다. 강물에 비치는 차들의 전조등이 슬프도록 아름답다고 느꼈다. 그리고 그 불빛이 슬프도록 아름다운 것은 내가 어느 쪽을 선택하더라도 결국은 아웃사이더의 길을 걸을 수밖에 없다는 것을 가슴 깊이 인식하고 있기…hyenahamin (43)in kr • 6 years ago소설) 바람의 나날 12장현태는 레스토랑을 나오자, 곧바로 연희동으로 차를 몰았다. 이미 밤 열 시를 넘긴 시각이라서 그런지 거리는 비교적 한산했다. 그는 강변도로를 타고 빠른 속도로 달려갔다. 굳이 이렇게 급하게 서둘러야 할 이유는 없었지만, 마음이 초조한 탓인지 경적을 연신 눌러대며 앞서 가던 차들을 계속해서 추월했다. 차가 연희동 골목길로 접어들자, 골목 입구에서…hyenahamin (43)in kr • 6 years ago소설) 바람의 나날 11"자네 하겠나?” 어둠에 묻힌 여의도 고수부지에 앉아 주먹으로 턱을 괴고 있었다. 어둠은 물살의 고운 결을 촘촘하게 주름잡으며 내 어깨 위로 와르르 무너져 내렸다. 나는 무너져 내리는 어둠의 파편에 몸을 그대로 내맡기고 있었다. 어둠의 무게보다 더 무거운 침묵이 내 가슴을 짓눌렀다. “왜? 하기 싫은가?” 장현태는 줄담배를 피웠다. 장 부장…hyenahamin (43)in kr • 6 years ago시) 커피감정이 감성으로 풀려 블루 마운틴 향에 녹아 에메랄드빛 소카강으로 흐른다 언저리에서 시작된 메마른 삶은 소소한 풍경이 되어 아라비카 원두로 스민다 사라진 바닷가 찻집 낡은 의자에 앉아 찻잔 속 널 그린다 스코티쉬폴드를 닮아 상냥했던 너 갯바위 건너다 문득 보고 싶었다 일상 속 너에게로 가까이 가고픈 나는…hyenahamin (43)in kr • 6 years ago소설) THE DAY 15“오늘따라 왜 이렇게 공항이 붐벼? 정치인이나 연예인이라도 입국하나 봐?” “그러게. 유명한 사람이 들어오는지 경비가 장난 아니게 살벌하네.” 두 사람의 아주머니가 대화를 주고받으며 매서운 눈빛으로 사람들을 노려보고 있는 경비원들을 흘낏거리며 지나갔다. 인천국제공항 입구에는 무전기를 든 검정 양복 차림의 경비원들이 일사분란하게 움직이고…hyenahamin (43)in kr • 6 years ago소설) THE DAY 14인천국제공항 입국장 출입문 앞에서 넬사와 설란이 초조하게 서성거리고 있었다. 그야말로 출입문 앞은 마중 나온 사람들로 인산인해를 이루고 있었는데, 몇몇 사람들은 종이에 입국자의 이름을 영어로 써서 높이 쳐들고 있기도 했다. “인도에 계신다는 너의 아버지가 갑자기 티베트에서 전화를 걸어서 귀국하신다는 전화를 했다? 인도에서 언제 티베트로…hyenahamin (43)in kr • 6 years ago소설) THE DAY 13어린 넬사가 젊은 아빠 윤재룡의 무릎에 안겨 공룡이 그려진 그림책을 보고 있다. 글자보다는 그림이 대부분인 유아용 그림책이었다. 어찌나 손을 많이 탔던지 그림책의 귀퉁이는 헤져서 너덜거릴 지경이었다. “아빠! 공룡은 왜 다 사라진 거야?” 넬사가 아빠 윤재룡을 올려다보며 앙증맞게 물었다. 보조개가 쏙 들어간 통통한 모습의 넬사는 깨물어주고 싶을…hyenahamin (43)in kr • 6 years ago소설) THE DAY 12영화배우 민지희의 기획사무실에서는 사무실 사장과 실장, 민지희의 매니저가 어수선한 분위기에 넋을 놓고 앉아 있는 중이었다. 나이 든 여직원이 전화기에 매달려 걸려오는 전화에 일일이 대답을 하느라 쩔쩔매고 있었다. “저희도 정확한 것을 모릅니다. 네... 네... 저희도 지금 여기저기에 수소문 중입니다. 아닙니다. 사실과 다릅니다...” “민지희가…hyenahamin (43)in kr • 6 years ago시) 흘러가자흘러가자 떠내려가자 그곳이 어디든 어느 자리든 돌아볼 시간이면 충분했다 멈춰 서 있을 곳이면 됐다 두 발로 걸어가자 어제 죽었던 사람처럼 내일 다시 죽을 것처럼hyenahamin (43)in kr • 6 years ago소설) THE DAY 11병원휴게실에서 넬사와 설란이 다리를 꼬고 앉아 자동판매기에서 뽑은 커피를 마시고 있었다. “휴! 이제 좀 살 것 같아. 많이 한가해졌지?” 설란이 왼쪽 다리를 오른쪽 다리로 바꿔 꼬며 넬사에게 물었다. “응. 뭐 치료를 하는 게 아니라, 결국 시신 수습이었잖아.” 대답하는 넬사의 목소리에 피곤한 기색이 역력했다. 소파에 거의 드러눕다시피…hyenahamin (43)in kr • 6 years ago소설) 파랑새 10미림과 연인도 아니면서 마치 연인처럼 싸우고 나니, 소심한 나로서는 선뜻 파랑새모임 본부에 나갈 수가 없었다. 아니, 나가고 싶은 마음은 간절했지만 도저히 맨 정신으로 미림을 볼 수 없을 것 같았다. “너, 안 나오고 뭐해? 숙녀를 10분 이상 기다리게 하는 건 매너가 아니지? 빨랑 튀어 와!” 왜 그랬을까? 한참을 끊어진 수화기를 들고…hyenahamin (43)in kr • 7 years ago소설) 파랑새 9미림이 나를 데리고 간 곳은 의외로 금방 무너질 듯한 나무지붕을 힘겹게 이고 있는 허름한 막걸리 집이었다. 단골집이서 그런지 미림은 아주 태연하게 구석진 테이블로 나를 이끌었다. “오늘은 두부 새로 들어왔어요? 지난번에 두부 떨어져서 가게서 파는 두부 사다 주셨는데 맛이 너무 없더라고요.” “두부가 한 시간 전에 들어와서 지금도 뜨끈뜨끈해. 두…hyenahamin (43)in kr • 7 years ago시) 술한 번도 이겨본 적 없는 빈번한 만남 끝에 모래성처럼 허물어졌고 이기고 싶었던 적조차 없어 예전부터 등졌던 친구였다 그라피티가 날카롭게 긁힌 거리에 혼자 버려진 듯 고독이 아스팔트를 빗물처럼 적실 때 알코올 향처럼 매캐한 실연의 추억이 들불처럼 일어났다 그 시절의 사랑이 그리웠던 건 아니지만 잔 속엔 남겨진 쓸쓸함은 더해갔다 가난한데 연애해도 되나…hyenahamin (43)in kr • 7 years ago소설) 파랑새 8미림의 전화를 받은 것은 낮 12시가 조금 지난 시간이었다. 거실에 달린 괘종시계의 뻐꾸기가 열두 번을 미친 듯이 울어대는 바람에 숙취로 인해 찌근거리던 두통이 심해져 얼굴을 베개에 묻고 끙끙 앓고 있었다. 그나마 두통이 조금 가라앉고 있는 찰나에 전화벨이 울려 통증이 다시 시작되었다. 전화벨마저 내 두통을 아랑곳하지 않고 맹렬하게 울어댔던…hyenahamin (43)in kr • 7 years ago소설) 파랑새 7도무지 진도가 나가지 않았다. 원고지의 정사각형 칸은 마치 수영장 밑바닥의 타일처럼 일렁거려서 눈알이 빠질 것처럼 아팠다. 아픈 것은 눈뿐이 아니었다. 지독한 편두통과 울렁거리는 배앓이는 나의 인내심에 종지부를 찍을 작정인 모양이었다. “너도 내가 우습나?” 아버지는 잔뜩 술에 취한 채, 내 방문을 확 열어젖히셨다. 깜짝 놀랐지만. 아버지의 게게…